현대차, 중대형급 수소전기트럭에 올인하는 가운데
글로벌 상용차 업체들 ‘전기’ 주력 속 ‘수소’ 속도전
2019년 개발 단계에서, 양산과 판매 단계로 급진전

수소 연료에 집중하던 국내 중대형트럭 시장에 대형 전기트럭이 등장했다. 지난 3월 국내 첫 공개된 볼보트럭코리아의 대형 전기트럭 ‘FH 일렉트릭’과 ‘FM 일렉트릭’이다.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 볼보트럭은 해당 전기트럭 제품군을 양산 체제하에서 지난 3월 기준, 전 세계 40개국에서 5,000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에 글로벌 상용차 업체들이 친환경트럭 개발 및 판매에 집중한 데 따른 결과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소형 전기트럭인 외에는 이렇다 할 중대형 전기트럭 개발을 외면하거나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정부와 수소전기트럭 개발 및 기반 마련에 올인하고 있다. 유럽의 상용차 업체들과 차별화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에서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차세대 상용차 연료가 전기인지 수소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전기트럭은 차량 제작과 충전 기반 시설(인프라) 구축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상용차 업체들에게 선택받고 있다. 반면 수소연료전지트럭(FCEV, 이하 수소트럭)은 1회 주행거리 및 충전 속도가 전기와 비교해 우수해 대형 상용차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현재 시점까지 연도별로 국내 및 해외의 전기트럭 및 수소트럭의 개발 진척도 및 출시 현황을 간략히 되짚어봤다.

 

중형 전기트럭 ‘볼보 FL·FE 일렉트릭’ 유럽 출시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 볼보트럭은 2019년 2월 자사 최초의 전기트럭 FL 일렉트릭과 FE 일렉트릭을 유럽에서 출시했다. 

당시 출시된 중형급 전기트럭 FL 일렉트릭은 185kW급 전기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43.3kgf·m를 발휘한다. 준대형급 전기트럭 FE 일렉트릭은 370kW급 전기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86.7kgf·m를 발휘한다. 

두 모델은 최대용량 300kWh급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 1회 충전으로 최대 주행거리는 FL 일렉트릭이 약 300km, FE 일렉트릭이 약 200km 수준으로 설계됐다.

현대차, 세계 최초 수소트럭 개발과 공급 본격화

2019년 한국 정부는 수소버스, 수소트럭 등 수소상용차 총 7만 대를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보급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현대차는 수소상용차 개발과 공급에 앞장섰다. 

해외에서도 스카니아, 도요타, 니콜라 등의 상용차 업체에서 수소트럭 개발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수소상용차 시장성이 기지개를 켰다.

현대차는 9월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에너지(H2E)’와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를 설립하고 급증하는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또한 북미 수소전기상용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커민스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제공하는 전략적 협력 MOU를 맺었다.

만트럭버스 전기트럭 ‘eTGM’
만트럭버스 전기트럭 ‘eTGM’

스카니아, 건설용 전기트럭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트럭 공개

건설 현장과 장거리 운송에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전기 컨셉 트럭이 주요 상용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공개되기 시작했다. 

먼저 스카니아는 ▲무소음모드와 ▲디젤 수준의 높은 토크를 특징으로 하는 대형 전기트럭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트럭을 선보였다. 장거리 운송을 위해 디자인된 L 시리즈와 도시 및 짧은 거리의 운송에 적합한 P 시리즈 캡(cabin)으로 구성된 전기트럭은 배터리를 5개 또는 9개 장착할 수 있으며 각각 165kWh, 300kWh의 용량으로 완전 충전시간은 55분~100분 미만이다. 9개의 배터리를 장착한 경우, 최대 주행거리는 250km다.

이와 함께 출시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트럭은 외부 전력으로 충전이 가능하며, 장착된 디젤엔진과 발전기를 통해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 디젤 엔진 모드로 장거리를 주행하다 유사 시 전기 모드로 최대 60km 주행 가능하다. 디젤트럭보다 높은 최대토크 224.34kgf·m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현대차, 세계 최초 양산형 FCEV 트럭 출시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엑시언트 수소연료전지(FCEV) 트럭’ 양산 체제에 돌입하고,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다. 국내 상용차 업체가 서유럽 대형 상용차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로 당시 업계의 기대와 이목이 집중됐다.

엑시언트 FCEV는 차량총중량 34톤급 대형 카고트럭으로 수소연료전지 2개로 구성된 190kW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출력 350kW(476ps/ 228kgf·m)급 모터를 탑재했다.

대형 수소탱크 7개를 장착해 약 32kg의 수소 저장 용량을 갖춰 연료 충전시간은 약 8~20분, 주행거리는 최대 400km를 자랑했다.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수소트럭 개발을 위해 활발한 움직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일본 상용차 브랜드 이스즈가 혼다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자사 중·대형트럭에 적용 및 테스트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맺었다.

스카니아는 노르웨이 대형 도매업체 아스코(ASKO)에 대형 수소트럭 4대를 공급, 시범 운용을 시작했다.

스카니아 전기트럭 ‘L·P 시리즈’
스카니아 전기트럭 ‘L·P 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트럭, ‘e악트로스’ 양산

볼보트럭이 중장거리 화물 운송용 트랙터 FH와 FM, 건설현장용 덤프 버전 FMX 일렉트릭 등 3종 대형 전기트럭 라인업을 완성했다. 총중량 44톤급으로 배터리 용량 540kWh를 갖춰, 최대 주행거리 300km, 출력 490kW에 최대토크 244.89kgf·m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에 앞서 메르세데스-벤츠트럭은 전기트럭 모델 ‘e악트로스(eActros)’를 출시 후 대형 전기트럭으로는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벤츠트럭의 e악트로스는 최대 적재량 27톤, 최대 배터리 용량 약 420kWh, 화물 적재 상태에서 주행 거리 최대 400km의 범위를 달성하며 2개의 전기 모터가 최대 출력 400kW(약 545마력), 항속 출력 330kW(약 450 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

글로벌 상용차업체들 수소트럭 ‘협업’ 본격화

현대차가 출시한 21년형 엑시언트 FCEV은 전면부는 직선적이고 굵은 V자 형상의 크롬 장식과 입체적인 메쉬 패턴을 적용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됐다. 아울러 운전석 에어백을 기본적용하고, 조향제어 시스템을 선택사양으로 운영해 상품성을 높였다. 스위스 현지 의견을 반영해 6×2 섀시를 추가로 도입했다.

글로벌 상용차업체들도 ‘협업’을 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인 독일 다임러트럭과 스웨덴 볼보그룹이 중대형 수소트럭에 쓰이는 연료전지를 양산하기 위해 ‘셀센트릭(Cellcentric)’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일본 이스즈와 토요타, 히노 역시 차세대 상용차 개발을 위해 합작사를 설립했다. 미국의 나비스타(Navistar)와 GM도 수소트럭 개발을 위해 브랜드 간 협업을 진행했다.

현대자동차 '엑시언트 FCEV'
현대자동차 '엑시언트 FCEV'

 

볼보트럭, 대형 전기트럭 양산 체제 완성

유럽에서 출시된 볼보 대형 전기트럭 3종 FH와 FM, FMX 일렉트릭은 2022년 9월부터 양산 체제를 완성했다. 또한 최고출력 490kW, 배터리 용량 450~540kWh를 발휘하는 장거리용 모델을 출시했다. 

만트럭버스는 운행 환경에 따라 최장 1,000km도 주행할 수 있는 대형 전기 트랙터 MAN ‘eTruck’을 공개했다. 신형 TGX(구동축 4×2)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다임러트럭의 대형 전기트럭 ‘e에코닉’도 양산을 시작했다. 양산 모델의 모터 출력은 400kW(약 536마력)에, 배터리 팩 용량은 105kWh로 3개의 배터리팩(315kWh)이 결합돼, 완충 시 최장 200km를 달릴 수 있다.

현대 엑시언트 FCEV, 국내 판매 시작

먼저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지난해 12월부터 엑시언트 FCEV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4×2 및 6×4 특장용 섀시캡과 6×4 윙바디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국내 판매 가격은 6억~7억 원 수준이며, 국고보조금 2억 5,000만 원 및 지자체 보조금 2억 원을 등을 반영해 1억 6,000만~2억 1,60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수소연료전지 트럭 확대에 한창이다.

니콜라는 이온 그룹 수소 자회사 ‘이온 하이드로겐’과 오는 2027년까지 최대 5,000대에 달하는 니콜라 트레 FCEV에 전력원으로 그린수소를 제공할 계획으로 합작사를 설립했다. 니콜라가 수소트럭 판매를, 이온 하이드로겐이 수소 연료 인프라 공급을 담당한다.

메르세데스-벤츠트럭 수소트럭 ‘GenH2’
메르세데스-벤츠트럭 수소트럭 ‘GenH2’

 

볼보트럭, 대형 전기트럭 국내 첫선

국내에도 대형 전기트럭이 첫선을 보였다. 

볼보트럭코리아가 글로벌 제조업체로는 국내 최초로 대형 전기트럭 판매를 시작했다. 볼보트럭의 대형 전기트럭 라인업 FH, FM, FMX 일렉트릭 등 총 3종이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서울항공화물과 국내 최초로 대형 전기트럭 FM 일렉트릭의 공급 및 판매에 관한 상호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볼보트럭이 서울항공화물에 공급하는 ‘FM 일렉트릭’은 총중량 40톤 대형 전기트럭으로 최고 출력 490kW(670마력), 540kWh 배터리팩을 탑재해 한 번 충전에 약 300km를 달릴 수 있다. 특수차량 제조업체인 리텍㈜과는 대형 전기 노면청소차 개발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엑시언트 FCEV, 상용화 후 국내 첫 출고

국내 1호 엑시언트 FCEV를 출고한 기업은 롯데글로벌로지스다. 평택시와 함께 친환경 물류시스템 구축을 위해 민간에 처음 도입됐다.

출고된 엑시언트 FCEV는 11톤급 윙바디 350㎾ 모터와 180㎾ 연료전지스택, 72㎾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1회 충전으로 약 570㎞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또한 북미시장에 특화된 총중량 37톤급 엑시언트 수소트랙터를 공개했다.

이 밖에도 현재 볼보트럭 ‘FH FCEV’, 독일의 전기상용차 스타트업기업 콴트론 ‘QHM FCEV’, 미국의 수소트럭 스타트업 기업 하이즌 ‘하이맥스’, 미국의 대표자동차 업체 포드는 ‘E-트랜짓’ 등을 개발 중이다. 

올해 3월 국내에 공개된 볼보의 대형 전기트럭 'FH 일렉트릭'
올해 3월 국내에 공개된 볼보의 대형 전기트럭 'FH 일렉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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