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준중형급 이상 ‘카고+트랙터+덤프’ 실적

상반기 트럭 판매량 1만 2,304대…전년동기比 20.2%↓
고할부금리, 물류·건설경기 악화로 대부분 차급 ‘울상’
중형급 흡수하던 핵심 차급 준대형마저 13.3% 하락
트랙터 유일 12%↑…안전운임제 없어도 그나마 선방

높은 할부금리와 수출입 부진으로 인한 물동량 및 화물운송 일감 감소가 올해 상반기 차량 수요에 악영항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높은 할부금리와 수출입 부진으로 인한 물동량 및 화물운송 일감 감소가 올해 상반기 차량 수요에 악영항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판매된 준중형급 이상 트럭(특장차 포함, 적재중량 2톤 이상 카고트럭, 트랙터, 15톤 및 25.5톤 이상 덤프트럭)은 총 1만 2,304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만 5,418대) 대비 20.2%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저조한 실적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에 대한 높은 할부금리 추세가 여전히 작용한 것이 주효했다. 이와 더불어 현장으로부터 수출입 부진에 따른 물동량 및 화물운송 일감 감소 등으로 차량 수요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올해 상반기 중 트럭 실적을 전체적으로 끌어내린 주요인은 지난해 말부터 트럭 구매 시장에 불어닥친 고할부금리로 여겨진다.

실제로 지난 5월 들어서 신차 기준 연초 연 10~15% 수준에 달하던 할부금리가 8~12% 수준까지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 5~8% 수준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3~4%p(포인트) 높다. 적게는 5,000만 원 대, 많게는 2억 5,000만 원 대의 고가 트럭 구매를 망설여지게 하는 요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올해 상반기 차종별 트럭 실적은 올해 상반기 정부의 조기폐차 보조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트랙터를 제외한 모든 차종이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세를 겪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상용차업계는 국내 트럭 시장이 하반기에도 상반기 대비 크게 반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 수입트럭 업체 관계자는 “할부금리 문제는 과거 반도체라든지 트럭 재고 문제 등으로 인하여 단기간 해결할 수 있는 리스크가 아니다”라며,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높은 할부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차량 대차주기는 길어질 것”이고 말했다. 이어 “결국 노후화물차 증가로 인해 사회적 비용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준중형카고(2~5톤)
물동량 감소 영향에 27%↓

차량 가액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구매 접근성이 좋은 준중형카고 시장은 물동량 감소에 판매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올해 상반기 적재중량 2~5톤급 준중형카고 판매량은 총 4,211대로 전년 동기(5,785대) 대비 27.2% 감소했다. 국산 트럭 판매량은 26.2% 줄어들었고, 비교적 판매대수가 적은 수입산 트럭은 43.4%나 줄었다.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 해제가 시작되면서 내수 활성화와 함께, 타타대우상용차 더쎈의 판매 질주에 힘입어 시장 규모가 늘었지만, 올해 들어 물동량 감소에 실적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 중형카고(4.5~7톤)
국산 마음 떠났나? 40%↓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화물차 시장에서 최고 인기 차급이던 중형카고는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올 상반기에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적재중량 4.5~7톤 중형카고는 총 233대 판매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388대)와 비교해 39.9% 감소한 수치다. 주로 가성비를 무기로 국산 브랜드가 판매하던 중형카고 판매량이 47.6% 줄어들면서 전체 시장 규모를 끌어내린 형국이다.

사실상 시장 소멸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현대자동차 메가트럭은 현재 특장차 재고로도 잡히고 있지 않다. 타타대우의 신형 모델인 ‘구쎈’과 구형 모델인 ‘노부스’ 일부 라인업이 그 명맥을 잇고 있을 정도다. 수입산 트럭 역시 영업 활동을 거의 중단, 판매 실적인 미미한 정도다.

■ 준대형카고(8~16톤 / 증톤 포함)
고할부금리에 실적 상승 ‘급제동’

할부금리 인상은 중형카고 시장을 고스란히 흡수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는 준대형카고 시장에도 제동을 걸었다.

올해 상반기 적재중량 8~16톤 준대형카고(증톤 차량 포함)는 총 3,438대 판매됐다. 전년 동기(3,964대) 대비 13.3%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 준대형트럭인 파비스를 중심으로 한 국산 브랜드는 10.5% 감소했으며, 최근 준대형 라인업을 늘리고 있는 수입산은 38.8%나 더 크게 감소했다.

준대형 차급부터는 차량 가액이 특장을 포함하여 쉬이 1억 원을 넘기기 때문에 최근 10%대에 육박하는 할부금리가 판매 감소에 직격탄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 대형카고(9.5~25톤)
재고 부족·고할부금리에 26%↓

꾸준한 실적 증가로 지난해까지 매 분기 시장 규모가 커지던 국내 대형카고 시장 역시 할부금리 인상 탓에 크게 위축된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적재중량 9.5~25톤 대형카고 판매량은 총 1,899대로 전년 동기(2,555대) 대비 25.7% 감소했다. 국산과 수입산 판매량 모두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각각 27.0%, 22.5% 줄었다.

한 수입트럭 업체 관계자는 “올해 초 수입산 트럭을 중심으로 대형카고 재고 부족 문제가 극심했다”라며, “재고를 확보하더라도 최종 계약 과정에서 높은 할부금리가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산은 제휴 금융사의 ‘변동금리’ 지원, 수입산 브랜드는 자사 파이낸셜 서비스 확대 등으로 구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 트랙터
트럭 차종 중 유일하게 12%↑

지난해를 끝으로 시멘트 및 벌크 수출입 품목에 대한 ‘안전운임제’ 3년이 일몰되면서, 올해는 판매량이 크게 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견인형 트랙터는 수입산이 크게 약진했다. 

이로 인해 수입산은 트랙터 시장의 총 판매량 증대를 가져오면서 시장 점유율도 크게 늘었다.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 트랙터 판매량은 총 1,322대로 전년 동기(1,180대) 대비 12.0% 증가했다. 트럭 부문 전 차종 및 차급 중 유일하게 판매량이 증가한 것. 

특히, 시장 규모 확대를 견인한 수입산은 올 들어 상반기까지 933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763대) 대비 22.3% 늘어난 수치다. 그 결과 수입산 트랙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65% 수준에서 올해 71%대로 6%p 크게 늘었다.

이에 최근 수입산 트랙터를 구매한 한 화물차주는 “어차피 차량 가액이 2억 중반대에 걸치는 상황에서 조금 싼 국산을 타든, 돈 더 주고 수입산을 타든 월 할부금을 생각해 보니 장거리 운전하기 편한 수입차를 선택했다.”라며, “수입산은 파이낸셜 지원으로 할부금리도 되레 낮아 크게 차이도 안난다”라고 말했다.

■ 덤프트럭(25.5톤 이상, 8×4)
수입산 점유율 국산에 5%p 내줘

일부 건설사들의 부실시공 등은 그렇지않아도 안 좋은 건설경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따라 건설경기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25.5톤 이상 덤프트럭 시장이 크게 위축된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25.5톤 이상 덤프트럭은 총 698대 판매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819대) 대비 14.8% 감소한 수치다. 국산은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비교적 판매대수가 많았던 수입산은 전년 동기 대비 128대 줄어든 500대 실적을 내며 20.4% 하락했다. 

이에 따라 76.7%대 점유율을 보이던 수입산은 국산에 5.1%p 점유율을 내주어 71.6%로 떨어졌다.
특히, 6월 말까지로 예정된 건설기계 수급조절이 올해 말까지로 연장된 상황에서 건설경기 뿐만 아니라 할부금리 인상이 대형급 덤프트럭 판매에 직격탄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 덤프트럭(15톤, 6×4)
7년 이룬 성장세 처음 꺾여

매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던 15톤 덤프트럭 시장이 올 들어 주춤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15톤 덤프트럭의 판매량은 총 503대로 전년 동기(727대) 대비 30.8% 감소했다. 아직까지는 국산 브랜드 위주의 시장인 15톤 덤프트럭은 2015년 이후 한 차례의 꺾임 현상 없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25.5톤 덤프트럭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신규등록 및 까다로운 대·폐차 조건 등으로부터 일부 자유롭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 할부금리 인상 추세에 더불어 건설경기의 악화로 가성비와 기동성이 무기인 15톤 덤프트럭이 사실상 7년 만에 처음으로 꺾인 것. 하반기에는 상반기 더뎠던 판매량을 회복하기 위하여 현대차와 타타대우, 그리고 이베코 등 3개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5호(8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5호(8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할부금리 유지
희비 엇갈린 점유율…수입산이 +1.4%p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높은 할부금리 기조로 트럭 소비자들이 차량 선택에 더욱 고심하는 모습이다. 일부는 가성비를 위하여 국산을 선택하는가 하면, 다른 일부는 할부금리에 따른 월 할부이자와 그리고 안전 사양을 저울질해 더 비싼 수입산을 선택하고 있다. 통계 수치상 기조는 후자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카이즈유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준중형급 이상 트럭 판매량은 국산과 수입산이 각각 9,765대와 2,539대로 집계됐다. 국산 모델은 전년 동기(1만 2,457대) 대비 21.6%, 수입산 모델은 2,961대로 14.3%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산 80.8%, 수입산 19.2%였던 준중형 이상 트럭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에는 국산 79.4%, 수입산 20.6%로 수입산 점유율이 1.4%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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