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기준 준중형·준대형 카고, ‘자동’ 옵션 53%
현대차 마이티 ‘자동’ 3년 만 47%, 파비스도 증가세
타타대우 더쎈·구쎈, 출시부터 ‘자동’ 80~90% 선택

과거 대형트럭에서나 선택할 수 있었던 ‘자동변속기’ 옵션 사양이 ‘수동’ 위주였던 중형 및 준대형, 준중형트럭 차급에까지 확장되면서 수동 대신 ‘자동’ 선택률이 2021년 1분기(1~3월) 28%에서 올해 1분기에는 53%로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동변속기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자동변속기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자동변속기, 이제는 분명한 대세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적재중량 기준 2톤 이상 8.5톤 이하의 국산 카고트럭(트랙터 및 덤프 등 건설용 트럭 제외)의 판매량(신차 신규등록 기준) 총 3,301대 중 53.2%(1,756대)가 추가 옵션 비용을 지불하고 자동변속기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들 차급의 자동변속기 선택 비중은 44.7%, 재작년은 28.1%였다. 2년동안 25.1%p(포인트), 지난 1년 동안은 8.5%p 증가했다.

더 나아가 국산 준중형트럭 시장에 수동변속기 위주였던 2019년 당시의 7% 수준과 비교해보면, 4년 사이 6배 이상 자동변속기 시장이 커졌다.

상용차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더불어 지난해 말부터 할부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올해 1분기 신차 판매가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300~500만 원 가량의 추가 옵션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자동변속기가 큰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운전 편의성과 효율성’을 들고 있다. 

현대차 마이티·파비스 ‘자동’ 50% 육박
세부적 차종별을 살펴보면, 적재중량 기준 현대자동차의 2.5톤~4톤급 ‘마이티’의 경우, 올해 1분기 판매된 1,331대 중 631대(47.4%)가 자동변속기를 선택했다. 이스즈 ‘엘프’가 2018년 출시 초기부터 준중형트럭 시장에서 ‘자동화’ 바람을 일으키며, 3.5톤 시장을 잠식해가자 현대차는 2020년부터 마이티에 앨리슨트랜스미션의 6단 전자동변속기를 옵션 사양으로 채택, 대응에 나섰다. 불과 2년 만에 마이티 절반 가량이 자동변속기가 선택돼 판매됐다.

현대차 준대형트럭 파비스는 2019년 출시 당시 대형의 운전 편의성을 내세우며, 초기부터 자동변속기를 옵션 사양으로 채택했다. 출시 초기 파비스 자동변속기 선택률은 타 차종에 비해 저조했었으나, 화물운송시장 업종 개편 및 증톤 완화로 인한 중형트럭 시장 쇠퇴와 준대형트럭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파비스 판매량 증가와 함께 자동변속기 선택률도 증가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판매된 파비스 1,252대 중 43.7% (547대)가 자동변속기를 선택했다. 전년 동기 38.3% (449대) 대비 5.4%p 오른 수치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4호(6-7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4호(6-7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타타대우 더쎈 94%, 구쎈 83% ‘자동’ 
최근 3년 사이 자사의 트럭 라인업을 모두 갈아엎은 타타대우상용차는 2021년 출시한 준중형트럭 ‘더쎈’에 자동변속기를 처음부터 적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경쟁사 준중형트럭 제품 구매 시 자동변속기 옵션 선택률이 눈에 띠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 출시 초기에는 수동변속기에 익숙한 차주들로 하여금 성능에 대한 의심으로 자동변속기 선택률이 33.6% 정도로 미비했었지만, 2년이 지난 올해 1분기에는 전체 판매대수 391대 중 93.9%(367대)가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중형과 준대형 차급을 아우르는 ‘구쎈’ 역시 더쎈과 마찬가지로 자동변속기를 출시 초기부터 선택할 수 있었다. 중형 차급으로 넘어가는 관계로 출시 초기부터 자동변속기 선택률이 80%를 넘겼으며, 지금까지도 해당 선택 비율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올해 1분기 판매된 구쎈 150대 중 82.7%(124대)가 자동변속기다. 
한편, 수입트럭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준중형트럭 이스즈 ‘엘프’와 만트럭 ‘TGL’의 자동변속기 장착률은 10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수동은 가고 대세가 된, 자동변속기 시대  

운전 편의성과 효율성…이젠 수동 보단 자동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자동변속기는 수동변속기와 비교해 편의성을 제외한 연비, 출력, 유지보수 등에서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특히 짐을 싣는 화물차의 경우, 차체 중량이 매번 다르고 운행 환경의 예측이 어려워 적절한 변속 시점은 운전자의 역량에 달렸었는데, 아무래도 수동변속기를 스스로 조작하는 것에 익숙했던 운전자들에게 자동변속기에 대한 신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자동변속기 선택률에서도 볼 수 있듯, 국내 트럭 시장에서 절대적이었던 수동변속기의 위상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자동변속기의 기술력이 축적됨에 따라, 몸이 고생하더라도 연비를 끌어올리기 위한 기어 변속 노력으로 얻는 이익을 체감하기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세기가 넘도록 자동변속기의 기술력은 끊임없이 발전했고, 이제는 사람과 시스템 간 변속시점을 두고 우위를 논하기 어려워 졌다. 오히려 초행길이나 초보 화물차주들에게는 자동변속기가 효율성이 높을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여기에 더하여 몇몇 상용차 브랜드에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를 통해 도로의 경사도 등을 복합적으로 계산하고, 최적의 변속시점을 찾아 자동변속기에 명령을 내리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유지 보수 측면에서도 자동변속기가 유리하다. 클러치 마모가 발생해 주기적으로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수동변속기와는 달리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변속기 오일이나 필터를 불필요하게 교체하지 않아도 되니 그만큼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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