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판매된 2층 버스 90%가 전기 모델
정부·지자체 지원·연료비 절감에 힘입어
올해 40대 보급…연말 누적 100대 전망

경유 모델이 대세였던 국내 2층 버스 시장이 전동화로 급격히 대체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 판매(신규등록 기준)된 2층 버스는 총 32대로, 이중 약 90%(28대)가 전기 모델(현대차 일렉시티 2층 버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지자체 지원에 ‘전기’ 바람
국내 2층 버스 시장은 본래 경유 모델의 텃밭이었다. 볼보 ‘B8RLE’와 만 ‘라이온스’ 등 수입산 모델이 시장을 이끌었다. 2018년에는 한해 97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좋았지만, 2020년부터 판매량이 하락하다 2021년 들어 전기 모델에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2층 전기버스 보급이 증가한 건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덕이다. 2층 전기버스는 정부의 ‘한국형 친환경 대용량 버스’ 국책과제로 개발돼 지난 2019년 처음 공개됐다. 국토부와 현대차가 각각 30억 원씩 투입했다. 국토부는 “2층 전기버스를 통해 광역 노선의 출퇴근 수송 문제와 대중교통 미세먼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2층 전기버스는 2021년 인천~서울 노선을 시작으로 수도권 광역급행노선(M버스)에 순차 보급됐다. 지난해에는 세종시 등 지방대도시권에도 진출했다. 현재 누적 대수는 60대에 이른다. 

2층 전기버스의 출고가는 일반 전기버스보다 2~3배 비싼 8억 원 수준이다. 정부는 국토부 및 환경부, 지자체 등 총 6억 원의 구매보조금을 지원해 운수업체의 구매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1호(3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1호(3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연료비 연간 3억~4억 원 절감
2층 전기버스에는 수송 능력과 친환경성 외에도 경유 모델과 비교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먼저 연료비 절감 효과다. 현대차에 따르면, 차령 최대 기한인 11년 간 2층 전기버스를 운행할 경우 타사 경유 모델과 비교해 연료비를 최대 3억 5,000만 원 절감할 수 있다. 또 3축 바퀴에 조향기능을 장착해 회전반경을 줄여 도심 주행에 유리하며, 기존 2층 버스의 고질적 문제였던 환기 문제를 ‘외기 환기시스템’을 적용해 해결했다. 

다만, 오랜 충전 시간에 따른 운행 횟수 제한은 단점으로 꼽힌다. 2층 전기버스는 일반 전기버스보다 큰 용량의 배터리(384kWh)를 탑재한 탓에 급속 충전을 해도 72분이 걸린다. 이에 승객이 급증하는 출퇴근 시간에만 투입되는 등 제한적으로 이용되는 실정이다.

앞으로 2층 전기버스의 보급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2층 전기버스 보급 물량을 초안보다 대폭 늘린 40대로 책정했다. 수도권 출퇴근 교통난의 심각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 연말이면 2층 전기버스의 전국 운행 대수가 100대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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