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벌레 원료 ‘듀젤’, 디젤과 마력·토크 동일
디젤 엔진에 직접 주유 가능해 대체 연료 가능성
연두벌레 배양 과정서 CO2 흡수…배출가스 상쇄

일본 최대 상용차 브랜드 이스즈(ISU ZU)가 미세조류 연두벌레(유글레나)를 원료로 개발한 차세대 바이오 연료 ‘듀젤(DeuSEL)’. 연두벌레는 동물과 식물의 속성을 모두 지닌, 유글레나속에 속한 단세포 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스즈에 따르면 듀젤로 기존 판매 중인 디젤버스에 주유해 성능 실증 시험을 실시한 결과, 기존 디젤 연료와 동등한 출력과 토크를 발휘했다. 기존 디젤 엔진 등 차량에 전혀 변경을 가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 미래 대체연료로서의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이스즈는 자사의 중형 디젤버스 ‘에르가 미오’에 듀젤을 100% 주유해 성능을 시험한 결과, 최고출력 약 210hp/2,400rpm, 최대토크 약 72kgf·m/1,400~1,600rpm을 도출했다. 기존 디젤을 주유해 테스트한 결과와 거의 동일한 수치다.

듀젤은 이스즈가 당장 실현 가능한 미래 에너지 상용화를 목표로 유글레나사와 2014년 맺은 차세대 바이오연료 개발 공동연구의 산물로, 단세포 형태의 미세조류인 연두벌레를 배양해 제조된다. 연소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기존의 화석연료와 다르지 않지만, 배양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광범위한 광합성이 행돼 연료의 전체 라이프사이클 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개발 이후 이스즈는 2014년 7월부터 일부 지역 셔틀버스에 듀젤을 주유해오고 있으며, 2020년 4월부터는 후지사와 소재 이스즈 공장 셔틀버스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차량 보급의 용이함을 위하여 기존 판매 중인 차량과 엔진에 그대로 주유된다. 연료의 공급량 문제로 디젤과 듀젤을 8대2 혹은 9대1 수준으로 혼합하여 사용된다.

연두벌레를 원료로 개발된 차세대 바이오 연료 듀젤을 기존 판매 중인 디젤버스에 주유해 성능 실증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연두벌레를 원료로 개발된 차세대 바이오 연료 듀젤을 기존 판매 중인 디젤버스에 주유해 성능 실증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이스즈 관계자는 “지난 8년 간 운행 중인 듀젤버스는 디젤버스와 마찬가지로 차량 엔진 부담이 전혀 없었다.”라며, “이번 실증 시험 결과로 듀젤이 디젤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연료임이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다만, 공급량과 제조 가격 측면에서 접근성이 낮은 한계가 있다. 현재 일본 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듀젤의 가격은 디젤과 혼합(디젤8 : 듀젤2)해 리터당 한화 약 2,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유글레나사는 2025년 말까지 바이오디젤 상용화를 위해 현재 요코하마 소재 듀젤 제조 공장 대비 2,000배 생산 능력을 가진 공장을 완성시킨다는 방침이다. 이후 제조비용도 지금의 1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판매가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듀젤은 이스즈를 비롯해 50종 이상의 차량, 선박, 철도, 비행기 제품 등에서 실사용 및 실증 연구가 진행 중이다. 특히, 글로벌 상용차 산업 기조에 발맞춰 2050년 탄소 중립 완성을 목표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46%를 절감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후 일본이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바이오연료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