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8월 경소형 상용차 2,028대…전기차가 99%
국산 점유율 36%…중국산이 두 배 가량 압도적
대부분 중국산 섀시 활용하거나 중국서 차량 수입
전기 시내버스 이어 경상용차 시장도 중국산 공습

국내 경·소형 상용차 시장에 중풍(中風)이 불고 있다. 자영업자의 발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중국산 경소형 전기상용차들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월 한국GM의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수순을 밟은 이후 무주공산이던 경상용차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원부자료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들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판매된 경소형 상용차(현대차·기아 제외)는 2,028대로 집계됐다. 이중 LPG 차량 2대를 제외하면 모두 전기상용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다마스·라보의 판매량은 연 5,000~7,000대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단시간 내에 경소형 전기상용차들이 대체 모델로 급부상한 셈이다.

중국산에 크게 밀리는 국산…점유율 36%  

▲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 10월호(107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경소형 전기상용차 시장은 대창모터스, 파워프라자, 비바모빌리티(구, 제이제이모터스), 디피코, 마스터자동차, 둥펑소콘(수입사: 이브이케이엠씨), 장안자동차(KR모터스), 쯔더우(쎄미시스코) 등 8개 업체가 국내에서 생산·판매 혹은 수입·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판매구도 속에서 국산 전기상용차의 점유율은 약 36%(716대)로, 중국산 (1,312대)에 두배 가량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디피코, 파워프라자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경소형 전기상용차는 중국산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시장 자체가 3톤 이상의 트럭을 생산하는 기존 상용차 브랜드와 달리, 경소형 상용차는 중소기업이 생산하다보니 중국산 플랫폼을 이용해 차량의 개발 비용과 생산 시간을 줄이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국내에서 조립 생산 시 국산차로 홍보할 수 있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제작도, 판매도 각기 다른 경소형 상용차 
업체별로 생산 및 수입 방식을 살펴보면, 이브이케이엠씨는 동풍소콘의 공식 수입원으로 EC31 모델을 ‘마사다’로 수입·판매하고 있는데 올해 판매된 차량만 955대로 단연 톱이다. 또한 내년부터 차체와 국산 배터리 등을 별도로 들여와 국내공장에서 조립생산 할 예정이다.

비바모빌리티는 다마스와 라보 구조에 자체 개발한 전기상용차 플랫폼을 활용한 모델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에 판매하고 있며 8월까지 총 272대가 판매됐다. 

마스터전기차는 올해 176대의 경소형 전기상용차를 판매했다. 인기모델 ‘마스타’는 중국 지아위안EV의 아이돌라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초기에는 중국에서 차량을 수입했지만, 현재는 사양을 보강해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대창모터스는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메인 모델인 다니고 밴은 중국 중타이 V10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올해 113대를 판매했다. 

이 외에 KR모터스는 중국 장안자동차의 MD201 모델을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유통하고 있으며, 올해 8월까지 총 82대가 판매됐다.  쎄미시스코는 중국 쯔더우의 초소형 전기차 D2를 수입·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3대를 판매했다.

반면, 플랫폼 개발부터 차체 생산까지 국산화를 이룬 업체도 있다. 올해 419대의 차량을 판매한 디피코는 국산화 비율을 85% 정도로 차량 전장 부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 파워프라자는 국산 디젤 상용차 모델로 전기트럭을 개발해 판매해오고 있는데 올해 총 6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전기상용차로 훈풍 맞는 ‘중국산’  
과거 수입업체들의 잇단 진출 실패와 불신을 심어주었던 중국산 상용차가 최근 들어 재차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상용차 업계에서는 중국산 모델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만큼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같은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차량 품질과 서비스 네트워크와 같은 사안은 이들 업체가 풀어가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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