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 코로나로 경기침체 장기화
9~11월 성수기인데 콜 어플선 저단가 팽배
안전운임 전품목·전차종 확대 목소리 커져

“이것 좀 보세요. 콜 어플 오더창만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 9월과 10월은 추석까지 낀 성수기인데도, 작년하고 비교해 일감이 너무 없어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물류운송 시장에도 먹구름이 가득 드리웠다.

서울에 한 물류센터에서 만난 화물차 운전자들은 일감 부족에 대해 고충을 토로했다. 이들 대다수가 20년 이상의 베테랑 운전자로 ‘화물콜 어플(이하 콜 어플)’ 이용하는데, 성수기라 불리는 가을 기간에도 일감도 눈에 띄고 줄고, 일반적인 시세보다 낮은 운송금액이 형성돼있다고 한다.

콜 어플을 이용하는 화물차 운전자 사이에서의 업계 성수기 기간은 9월부터 11월까지 여기며, 12월~2월 추운 겨울은 물동량이 바닥나는 비수기로 통한다.

한 화물차주는 “최근 경유 가격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어 한시름 놓나 싶었는데, 콜 어플만 보면 몇 달째 ‘똥단가’(기존 단가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단가) 운임만 올라오더라구요. 하지만 그마저도 금세 집어갑니다.”라며, 현재 물류운송 시장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멈춰 선 화물차들이 밤샘 주차가 빈번해진데다 장기 주차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화물차 운전자들이 체감하는 물류운송 상황은 경기 변화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실제 경기 둔화 지표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지수는 117.0로 전달보다 0.1p(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에서 생산이 줄며 1.3% 감소했다. 제조업계는 자동차와 비금속광물이 증가했으나 반도체 생산이 크게 감소하며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재고율은 125.5%로 전월 대비 1.3%p 상승하며,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아울러 물가 상승에 따라, 소비자들이 지갑 문이 닫히면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소비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화물차 운전자들은 택시처럼 화물 운임을 법적으로 정한 ‘안전운임제’의 전품목·전차종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물동량이 줄더라도, 최소한의 운임은 보장받자는 취지에서다. 현재 안전운임제는 일몰제로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대상 차종은 특수자동차인 트랙터(견인용)로 이들 차종이 운송하는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2개 품목만 해당된다.

한편, 국회 민생경제안전특별위원회가 9월 29일 안전운임제의 향후 방안을 두고 처음으로 논의됨에 따라 화물차주들의 촉각이 곤두선 가운데 곧 물동량이 얼어붙는 겨울이 다가오는 지금 화물차 운전자들의 걱정은 늘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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