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내 트럭이 세상에서 가장 힘쎄”
북유럽 지형 특성상 고출력 엔진 선호
R730 → FH16 → 770S…갈수록 세지네

볼보트럭 FH16 750(왼쪽)과 스카니아 770S(오른쪽)가 마력을 두고 묘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볼보트럭 FH16 750(왼쪽)과 스카니아 770S(오른쪽)가 마력을 두고 묘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스웨덴의 세계적인 상용차 브랜드 볼보트럭과 스카니아가 ‘세상에서 가장 힘센 트럭’ 타이틀을 두고 묘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16ℓ급에 700마력 대 엔진을 선보이고 있는 두 브랜드의 출력 경쟁은 4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볼보트럭이 9년간 지켜온 가장 힘센 트럭 타이틀을 스카니아가 다시 가져왔다.

지금은 환경규제, 연비 그리고 V8을 대신한 I6 실린더 엔진이 개발되면서 V10 실린더 엔진을 상상하기 어렵지만, 유로(EURO) 배기가스 규제 전인 1990년대까지만 해도 2차 오일쇼크 이후 3저(低) 호황과 맞물려 유럽 상용차 브랜드들은 V8, V10 18ℓ급 엔진을 탑재한 트럭들을 대거 선보이는 등 출력 경쟁이 한창이었다.

그러다 2005년부터 적용된 유로4 배기가스 규제로 일산화탄소(CO) 및 미세먼지(PM) 배출량이 엄격하게 제한됨에 따라 매연포집필터(DPF) 없이는 규제를 만족할 수 없었다. 이에 고출력 엔진에 부담을 느낀 독일 상용차 브랜드는 출력 경쟁서 한 발 물러났지만, 스웨덴 태생의 볼보트럭과 스카니아는 달랐다.

유럽 상용차 브랜드 간 출력 경쟁이 한창일 때부터, I6 실린더 엔진을 고집했던 볼보트럭은 2005년 기존 FH16 610마력 모델의 출력을 상향 조정한 660마력 버전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에 질세라 스카니아는 배기가스 규제로 모든 유럽 상용차 브랜드가 포기했던 V8 실린더 엔진을 유일하게 고수한 채 2010년 730마력의 엔진을 탑재한 R730 모델을 선보이면서 볼보트럭을 다시 앞질렀다.

하지만 그 기간은 얼마 가지 못했다. 2011년 볼보트럭이 750마력의 엔진을 품은 FH16 750 모델을 선보인 것. 그러다 재작년 9월 스카니아는 16ℓ급 엔진 라인업의 출력을 상향 조정한 770마력의 770S 모델을 선보이면서 볼보트럭의 750마력 출시 이후 9년 만에 역전했다.

스카니아의 770S 모델이 얼마나 오랫동안 최강 트럭 자리를 지켜갈 수 있을지 예상할 수는 없지만, 양 사의 출력 경쟁은 앞으로도 변함없어 보인다. 

사실 양 사의 출력 경쟁은 북유럽의 험한 산악지형 때문인데 가파른 경사와 험준한 산지 도로로 많아 고출력 모델에 대한 수요가 높다. 그러다 보니 양 사는 강력한 배기가스 규제 압박에도 불구,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고출력 모델을 선보이면서 세상서 가장 강력한 트럭이라는 타이틀을 부상으로 얻게 된 것이다.

스웨덴 브랜드의 묘한 라이벌전. 600마력대에서 770마력까지 올라온 지금 어떤 브랜드가 먼저 800마력의 엔진을 상용 트럭에 탑재할지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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