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상용차 ‘상세 제원’ 뜯어보니
주행거리·출력·충전시간 모두 비슷해도
업체 간 모터 타입, 배터리 소재 달라
성능 비슷해도 차량 제원은 확인 필요

지난해부터 현대자동차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FCEV’가 국내서 시범운행을 하고 있는 가운데 볼보트럭코리아는 이르면 내년에 국내 시장에 대형 전기트럭을 공식 선보일 예정으로 인증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붐을 타고 있는 1톤 전기트럭과 시내 전기버스처럼 수소와 전기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중대형트럭 시대가 목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차, 볼보트럭 등 상용차 브랜드들이 공개한 친환경 중대형 트럭 성능을 보면 대동소이하다. 중대형 전기트럭을 기준으로 보면, 300~ 500마력 수준의 최대출력을 발휘하는 전동모터에 300~600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주행거리는 200~ 500km 수준을 발휘하는 것이 일반적인 성능 수치다. 수소트럭 또한 대부분 비슷한 성능을 보이고 있는데  400~600마력대에 1회 충전 시 600~1,000km 가량의 주행거리를 목표해 개발 중에 있다.

각 상용차 브랜드들이 발표한 성능 수치만 보면 언뜻 유사하지만, 실제 차량의 구동 시스템과 같은 차량의 제원 등을 살펴보면 구동방식이나 배터리 소재 등에서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다. 

구동 모터에 따른 차량 특성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상용차가 6×4, 6×2처럼 구동축에 따라 효율이 다르듯 친환경 상용차도 구동방식에 따른 특성을 갖고 있다.

전기상용차에 사용되는 모터는 구동 방식에 따라 중앙구동(Central) 타입과 인휠(In-Wheel) 타입으로 구분된다.

현재 출시된 대부분의 전기상용차는 중앙구동 타입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구동축에 한 개의 대형모터를 직결시키는 방식으로 상용차의 경우 후륜 구동축에 모터를 물려 2개의 바퀴를 구동시킨다. 내연기관의 엔진을 대신해 모터가 구동축과 직결되는 만큼, 회생 제동 시스템만 제외하면, 기존 내연기관과 동일한 구조로 신뢰도가 높다. 

인휠 모터는 소형모터가 각 바퀴에 장착되는 형태다. 인휠 모터의 가장 큰 장점은 동력전달장치의 최소화로 전력효율을 극대화 시켰다는 점이다. 또한 별도의 구동축이나 서스펜션, 보조 브레이크 기능이 인휠 모터에 탑재되어 있기에 중앙구동 타입 대비 실내 공간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다만, 외부의 분진과 이물질로 인한 모터 오염 문제와 노면에 대한 직접적인 충격에 대한 내구성 확보가 관건이다. 현대자동차의 시내 전기버스 모델인 일렉시티는 초기 인휠 모터를 탑재했으나 모터 내 감속기의 기어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아 쇳가루와 소음 발생 등의 문제로 현재 출고되는 모델은 중앙구동 타입으로 변경된 바 있다.

아직 인휠 모터에 대한 기술적 연구가 더 필요한 시점이지만, 궁극의 효율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유수의 완성차 브랜드들은 인휠 모터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 전기버스 일렉시티에 적용된 인휠 타입.
현대차 전기버스 일렉시티에 적용된 인휠 타입.

배터리 재질에 따라 성능 좌우?
LPG, CNG, 경유 등 연료에 따른 차량의 특성이 있듯이, 전기상용차도 배터리 재질에 따른 각기 다른 특성이 존재한다. 

친환경 상용차 배터리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배터리는 리튬이온(Li-ion)과 리튬인산철(Li-FePo4)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동일한 에너지 밀도를 가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해야 한다. 대신 리튬이온 대비 10~15% 가량 저렴하고 수명이 길며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에이티엘(CA TL)과 비야디(BYD) 등 중국 배터리 기업이 주로 생산하고 있다.

반면,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 확보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다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화재 발생 가능성이 더 크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가 생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를 염두하고 있지만, 현재는 이 두 배터리가 전기상용차 시장서 패권을 쥐고 있다. 주행거리를 관장하는 배터리 용량도 중요하지만, 어떤 특성을 가진 배터리가 탑재되었는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충전 시스템 얼마나 똑똑해?
상용차 특성상 운휴는 곧 수입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충전 소요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국내에도 초급속(200kW 이상) 전기차 충전소가 늘고 있다지만, 차량 충전시스템이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봐야 한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전기상용차 대부분이 급속 충전(100kW)까지는 지원되지만, 초급속 충전까지는 지원되지 않아 충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국내 충전소 대부분 급속 충전을 지원하지만, 충전소 사정상 실제 50~ 70kW 속도로 충전되는 경우도 있어, 예상 외로 충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출시될 중대형급 전기상용차에 초급속 충전이 지원되는지, 또 충전소 스펙만큼의 전력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80%까지 충전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얼마인지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한편, 오는 9월 독일 하노버상용차박람회(2022 IAA)에서 메르세데스-벤츠 트럭은 1MW(1,000kW) 충전을 지원하는 대형트럭을 공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스카니아에서도 2024년까지 1MW 충전 연구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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