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9m 이상 중대형버스 국산 버스 점유율
2019년 97.5%서 85.7%까지…4년 새 12%p↓
몇몇 국산 브랜드 자산 매각 등 재정비 나서
국산 버스 경쟁력 갖추려면 성능·품질 월등해야

전기버스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서 국산 버스 업계가 심상치 않다. 국산 버스 업체인 자일대우버스와 에디슨모터스가 고정비를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 조직을 재정비하거나 자산 매각에 나설 정도다.
전기버스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서 국산 버스 업계가 심상치 않다. 국산 버스 업체인 자일대우버스와 에디슨모터스가 고정비를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 조직을 재정비하거나 자산 매각에 나설 정도다.

상용차 업계에 따르면, 자일대우버스가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 7월 22일 울산공장 폐업을 결정한 데 이어 에디슨모터스는 케이알앤파트너스를 매각자문사로 선정, 매각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일대우버스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실적 악화로 인해 울산 공장을 폐쇄하고, 베트남 공장에서 만든 버스를 국내로 수입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전이 실패로 돌아간 뒤 자금난에 허덕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에디슨모터스가 전기버스 사업을 지속하려면 수백억 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몇몇 국산 업체들은 중국산 버스의 가격을 따라 가지 못해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업계 관계자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대다수의 운수업체는 업계 인지도와 저렴한 유지보수 비용 등을 이유로 현대자동차, 기아, 자일대우 모델을 운용했지만, 출고지연 문제와 가격 등이 국산 버스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 8월호(105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 8월호(105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산만 통하던 시절 사실상 지났다
국산 버스의 입지는 어느 정도로 약해졌을까. 국토교통부 차량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중대형버스(전장 9m 이상)의 국산 점유율(신규등록 기준)은 97.5%였으나, 2020년 95.7%, 2021년 90.6%, 2022년 상반기에는 85.7%로, 매년 5%p가량 국산 버스의 점유율이 떨어지는 추세다.

국산 버스의 입지가 약화된 건 2020년부터 비교적 값싼 중국산 전기버스의 수입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전기버스 구매 보조금 지급으로 매년 커지는 전기버스 시장에서 자일대우버스는 여전히 CNG, 디젤 등 내연기관 중심의 시내버스 모델과 고속형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했을 뿐 제대로 된 전기버스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지 못했다. 

반면,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 시장서 현대차와 판매 1~2위를 다툴 정도였지만,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 중국산 차량을 반조립 형태로 국내에 들여와 국내 공장서 조립 판매하는 방식을 적용했던 터라 국산화율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지적받아왔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국내 버스운수업체들도 더 이상 국산 버스만을 고집하지 않고 있는데, 실제로 현재 국내에 보급된 전기버스 10대 중 3대는 중국산이다. 

국산이 강점이 있는 분야는 디젤, CNG를 연료로 한 장거리 버스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여객량이 줄면서, 대폐차 주기가 늘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일부 운수업체는 중국산 모델로 광역 노선까지 계획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 8월호(105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 8월호(105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에서 국산, 중국산에 밀려
그간 버스 구매에 보수적이었던 운수업체가 중국산 버스를 도입하는 이유는 저렴한 차량 가격과 국산 전기버스보다 긴 주행거리 때문이다.

중국산 버스는 국산 전기버스 대비 약 1억~1억 5천만 원가량 저렴할뿐더러, 중국산 버스를 운용하는 운수업체 사이서 긴 주행거리를 앞세워 배차 효율이 높고, 값싼 심야 전기만 이용해도 충분히 운행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여객용 버스 사용연한은 9~ 11년으로 이 기간 동안 꾸준히 사후관리가 유지될 수 있는지 미지수다. 중국산 업체들은 주로 판매 대리점 형태로 들어오는데 문제는 국내서의 활동기간이 매우 짧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9년에 4개사에 불과했던 중국산 전기버스 수입·판매사는 2~3년 새 2배 이상 증가해 현재는 12개사에 이른다.

국산 버스의 경쟁력 상실에는 인증 문제도 있다. 국산 대형 전기버스는 국토부에서 약 10여 가지 인증시험을 통과해야 하지만, 중국산 전기버스는 자국의 안전도, 적합성 검증 성적서만 갖추면 도입 가능하다.

사실상 국산 버스 제작업체들은 중국산 버스 가격을 따라가기 어려운 만큼, 결국 오랜 구력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운수업체와의 스킨쉽을 통해 니즈를 최대한 수용하고, 기술력과 품질을 높여 중국산 모델과 겨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많은 지자체가 향후 시내버스를 모두 전기버스로 보급할 계획을 세운 가운데 전기버스 시대에 중국산은 기회의 장이 열렸지만, 국산은 통곡의 벽이 되어 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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