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트럭의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문짝을 살펴보면, 모델명과 함께 다양한 숫자들이 나열돼있다.

차체에 붙은 엠블럼과 문자 그리고 숫자를 ‘레터링(Lettering)’이라고 하는데 유럽의 트럭들은 과거 1980년대 출력 경쟁 시절부터, 성능을 과시하기 위해 실린더 개수나 엔진출력을 표기한 것이 시초다. 통상적으로 캡 사이즈, 배기량, 엔진출력, 적재능력 등 브랜드에서 내세우고 싶은 핵심 제원을 부착한다.

독일 상용차 브랜드의 경우 ‘마력+총중량’을 강조한다. 만트럭버스 모델의 캡 측면을 유심히 보면 TGX 28.510 TGS 18.480 등의 글자를 볼 수 있다. 이 숫자는 차량의 성능을 나타내는데 구체적으로 만트럭의 모델명은 라인업 뒤에 00.000형식으로 숫자를 붙인다.

만트럭버스의 라인업은 TGE, TGL, TGM, TGS, TGX 순으로 차급이 올라가며, 뒤에 붙는 숫자 중 앞의 두 자리는 차량총중량(톤), 뒤의  세 자리는 엔진출력(마력)을 뜻한다. 예를 들어 TGX 28.510 모델은 차량총중량 28톤, 엔진 최고출력은 510마력인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트럭의 모델명은 악트로스 2648, 아테고 1230 등 라인업 뒤에 네 자리 숫자를 붙이는데, 앞의 두 자리는 차량총중량, 뒤의 두 자리는 엔진출력(10마력 단위)으로 보면 된다. 예를 들면, 악트로스 2658의 경우 차량총중량 26톤, 580마력 모델로 보면 된다.

스웨덴 브랜드의 경우 ‘캡 크기와 엔진성능’을 강조하는 편이다. 험한 산악지형을 가진 북유럽 특성상 600~700마력 대 고마력을 선호하기에 나온 특성이다.

볼보트럭은 차량 라디에이터 그릴 우측 상단에는 FH(Front High), FM(Front Medium), FMX(Front Medium Xtreme) 등의 캡 사이즈를 표시했으며, 차량 측면에 700, 540, 500, 460 등의 엔진 최대출력을 담은 레터링을 통해 성능을 직관적으로 표시했다. 여기에 볼보트럭의 시그니처 캡인 글로브트로터는 최상단에 캡 명칭이 각인되며, 볼보트럭의 가장 강력한 엔진인 배기량 16ℓ급 엔진을 탑재한 FH 모델은 FH16이란 별도의 모델명이 부여된다.

스카니아도 엔진출력을 강조하는데, 캡 크기+엔진 최대출력을 조합해서 라디에이터 그릴 하단 우측에 P380, G 500, R540 등의 레터링을 부착한다. 다만, 플래그쉽인 S시리즈에는 레터링(ex 650S, 770S)을 반대로 적어놓는데, 엔진 출력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참고로 스카니아의 캡 분류법은 크기별로 L, P, G, R, S 시리즈 순이다.

아울러 강화되는 배기가스 규제로 타 브랜드는 6기통 직렬 엔진으로 갈아타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스카니아는 유일하게 배기량 16ℓ급 V8 엔진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이 엔진이 갖는 상징성이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엔진을 탑재하면 V8 전용 배지가 그릴 하단 좌측에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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