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프·믹서트럭 판매 작년부터 반등 분위기에
건설자재가 급등·건설공사 중단 등 돌발 악재
덤프·믹서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 커져
유가보조 못 받는 덤프·믹서, 유류비 부담도↑

건설용 트럭인 덤프트럭과 믹서트럭 시장은 지난 수년간 침체기를 겪었다. 한 해 3,000~4,000대에 육박하던 신차 수요는 2018년 이후 1,000~2,000대 수준으로 줄었다.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덤프·믹서트럭 시장이 다시 살아난 건 지난해부터다.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억눌렸던 건설 경기에 불씨를 지폈다. 바닥을 기던 판매량도 2018년 수준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든 덤프·믹서트럭 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건설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건설 경기 악화와 높아진 유류비 부담 탓이다. 실제로 건설 현장에선 시멘트·레미콘·철강 등의 원가 상승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상용차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가 계속 악화할 경우 덤프·믹서트럭 판매량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반등 성공한 덤프·믹서트럭
국내 덤프·믹서트럭 시장은 그간 유례없는 부진에 시달렸다. 국토교통부 차량 등록원부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15톤 및 25.5톤 덤프트럭과 6㎥ 이상 믹서트럭의 신차 판매량(신규등록 기준)은 2018년 3,674대, 2019년 2,675대, 2020년 2,992대로, 2018년 이후 연간 수요 3,000대 밑을 맴돌았다.

차종별로 보면 25.5톤 이상 덤프트럭과 6㎥ 이상 믹서트럭의 2020년 판매량은 2018년에 비해 30% 수준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중대형트럭 실적이 13.8%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노후차 대폐차 시기가 맞물린 15톤 덤프트럭만 유일하게 판매량이 증가했다. 

본격적인 반등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이후 시행된 대규모 건설 수주로 덤프·믹서트럭의 수요가 급증한 덕이다. 지난해 덤프 및 믹서트럭 판매량은 4,312대로 전년도 대비 44.1% 상승했다. 침체가 본격화했던 2018년과 비교해도 17.3% 높은 실적이다.   

상승세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올해 1분기(1~3월) 덤프·믹서트럭 판매량(1,149대)은 지난 2018년 1분기(1,339대) 이후 가장 높은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부양책과 정권교체 시기가 맞물리며 그간 억눌렸던 건설 시장이 호황을 맞이했고, 이에 따라 덤프트럭과 믹서트럭의 판매량이 증가했다.”며 “수급조절 대상인 도로형 건설기계 특성상 보통 급격한 실적 상승이 어려우나 그간 워낙 판매량이 저조했기 때문에 조기폐차 수요가 겹치며 판매량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 6-7월호(104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 6-7월호(104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 6-7월호(104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잇따른 공사 중단에 덤프·믹서 판매 ‘뚝’?
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최근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내 건설 경기가 휘청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5대 건설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1분기 시멘트 구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5%, 레미콘은 5%, 철근은 3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수도권 소재 건설사의 레미콘의 구매가격은 지난달 추가로 13% 수준 인상됐다. 일반적으로 공사 비용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건설자재 가격이 급증하자 일부 현장에서는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멘트와 레미콘 등의 원가 상승 부담으로 지난달 기준 전국 800여 곳의 공사가 중단됐고, 이중 200여 곳은 무기한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최근 산업활동동향을 통해 “건설자재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공사를 연기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해빙기가 시작되는 4월부터 건축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건설자재 가격이 부담스러워 공사를 미루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 되면 덤프트럭과 믹서트럭의 수요도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급등한 경유 가격도 덤프·믹서트럭 시장의 악재로 꼽힌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5월 말 전국 경유 판매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다. 건설기계로 분류되는 덤프트럭과 믹서트럭은 유가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탓에 유류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덤프트럭이 유류비 부담에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믹서트럭의 경우 대부분의 레미콘 업체가 자체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어 운전자의 유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덤프트럭은 운전자가 기름값을 온전히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공사 중단과 유류비 부담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국내 덤프·믹서트럭 실적이 올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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