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들은 각 국가의 화물운송 환경에 맞춰 발달하곤 한다.

가령, 유럽 트럭 브랜드의 특징을 보면 엄격한 각국의 안전규제 탓에, 전방위적인 첨단안전장치에 많은 신경을 쓰는데 긴급자동제동장치(AEBS)로 유명한 볼보트럭, 보행자까지 인식하는 메르세데스-벤츠트럭의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5(ABA 5)’ 등이 대표적이다. 북미 트럭의 경우 수천 마일을 이동해야 하는 장거리 운행 특성에 맞춰 공기역학에 유리하고 정비하기 용이한 컨벤셔널 타입 보닛 방식에 오랜 시간 거주할 수 있는 큰 캡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일본 트럭의 특징은 무엇일까. 일본 트럭들은 작은 캡에 간결한 실내, 신뢰할 만한 내구성, 각지고 브랜드 간 유사한 외관 디자인 등이 대표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장거리를 운행하거나 차숙 개념이 없는 일본의 운행 환경 특성상 4톤 미만의 준중형 트럭들은 데이캡과 저상캡 위주로, 캡 뒤편에 여유 공간이 존재하는 슈퍼캡이 없는 것이 특징이며, 중·대형급 트럭 또한 국산 트럭의 캡과 비교해보면, 전반적으로 작다.

또한 일본의 중형급 이하 트럭들은 짧은 이동거리와 도심주행이 주된 만큼, 짧은 회전반경과 엔진 내구성, 기동성 등에 무게를 두는 편이다.

실내 사양을 보면,  운행에 필요한 간단한 편의사양만 갖춘 것이 특징인데 이는 유럽이나 국산 트럭과 비교하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검증된 내구성 아니면 담지 않는 일본차의 특성과 함께 일본 운수업체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옵션을 덜어내는 대신 튼튼하고 유지보수가 유리한 트럭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의 트럭 대부분 5~8세대로 수십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그만큼 헤리티지가 쌓이고, 차량의 신뢰도가 높다. 이 같은 특징들로 일본 트럭이 동남아를 비롯 세계 시장에서 군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아울러 일본 완성차 브랜드 사이서 유행하는 ‘배지 엔지니어링(일명 리벳징)’은 승용 뿐만 아니라 상용차에서도 적극 이뤄지고 있다. 배지 엔지니어링이란 하나의 모델을 여러 가지 브랜드로 내놓는 것으로, 주로 완성차 브랜드가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릴 때 현지에 익숙한 브랜드를 내세우기 위한 판매전략으로 활용되곤 하지만, 일본에서는 개발비 절감 및 라인업 확대효과를 위해 주로 내수 모델 위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스즈 엘프(6세대)와 마쓰다 타이탄(스탠다드 캡) ▲미쓰비시후소 캔터(8세대)와 UD트럭 카제트 ▲이스즈 포워드(5세대)와 UD트럭 콘도르(5세대) 등이 있으며, 이들 차량은 엠블럼을 제외한 실내 내·외장 대부분이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한편, 선진 운송시장을 갖춘 국가들을 중심으로 점차 큰 캡과 다수의 편의사양, 첨단 안전장치 의무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 또한 중대형 트럭을 중심으로 점차 큰 캡에 다양한 편의사양이 탑재되고 있으며, 점차 아랫급까지 수혜를 받기 시작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상황에서 일본 트럭 브랜드가 세계 트렌드에 맞춰 변화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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