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커머셜 ‘고트럭’과 함께 하는 체헐리즘
저! 화물운송종사 자격증 땄어요.
‘1종 대형면허-화물운송종사’ 취득
80만~100만 원 가량 비용 들어
인터넷 이용하되 공부는 충분하게

김동욱 기자

운송 현장에서 “화물운송업, 할 만한가요?”라는 질문을 던지면 영업용 화물차주들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가령 “열심히 일한 만큼 많이 번다.”, “젊었을 때부터 시작할 걸 그랬다.”며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계속 운행하고 있다.”고 넋두리를 내뱉는 차주들도 있다. 그래서 화물운송업의 현실과  현장을 면밀히 들여다보기 위해 기자도 직접 영업용 화물차주가 되어 보기로 했다. 

영업용 화물차주가 되기 위해선 두 가지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데 바로 ‘1종 대형면허’와 ‘화물운송종사’ 자격증이 필요하다. 

1종 대형면허를 취득하면 트랙터를 제외하고 모든 대형 차량을 몰 수 있으며 화물운송종사 자격증을 갖추면 지입제를 이용해 운수업체에 취직하거나 트럭을 구매한 뒤 콜을 받아 운행하는 일명 ‘콜바리(화물앱을 통해 일감을 찾는 배차형태)’가 될 수 있다. 12톤 미만의 화물차를 운전하고자 한다면 1종 보통면허만 있어도 된다.

기자는 남양주 소재 운전학원에서 1종 대형면허를, 교통안전공단 노원검사소에서 화물운송종사 자격증에 도전했다. 두 자격증을 치르른 동안 수수료를 포함 80만 원 안팎의 지출이 발생했다. 나름대로 평소 운전을 좀 했다고 생각했지만, 대형면허 시험서 한 번의 고배를 마셨고, 화물운송종사 자격증 또한 기본적인 상식이 있다고 공부 없이 쉽게 취득할 자격증은 아니었다.

대형면허, 빠르면 1주 만에 취득도
1종 대형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선 학원에서 최소 이론 교육 3시간, 장내 주행교육 10시간을 이수해야 하며 시험 응시 전 신체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자는 토요일에 이론 교육을 이수하고 바로 다음 주 평일 새벽에 주행교육을 모두 이수했다. 이후 다음날 바로 면허 시험을 치렀다. 수강료는 학원별로 다르지만, 기자의 경우 60만 원대, 시험 검정료는 5만 원대, 신체검사엔 7,000원을 지출했다.

1종 대형면허 장내 시험은 크게 4가지로 Z자 굴절코스, S자 곡선코스, T자 방향전환코스, 평행주차코스를 통과해야 한다. 중간에 언덕, 교차로, 돌발 상황 등에 대처해야 하며 시험은 100점 만점 기준으로 감점제를 적용해 80점 밑으로 떨어지면 탈락한다. 
 

시험을 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관리’다. 교육 중에 배웠던 공식은 머릿속에 다 외운 상태여야 하고 실수해서 감점 메시지가 떴을 때는 빠르게 잊고 다음 코스로 진입해야 한다. 기자는 세 번째 코스에서 공식을 잊어버리고 몇십 초 정도 버벅댔는데 시간 초과로 첫 시험에서 떨어졌다. 불합격하고 나면 3일이 지나야 다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일주일 뒤 재시험을 예약했는데 문제는 더 이상 주행을 연습해볼 시간이 없었다. 추가로 연습하려면 시간당 시험 검정료와 같은 수준의 금액을 지불해야 했다. 결국, 기자는 누군가가 유튜브에 녹화한 1인칭 대형면허 시험영상을 보면서 머릿속에서 주행 코스를 그려가며 연습한 결과, 두 번째 시험서 80점으로 간신히 통과했다. 만약 1종 대형면허를 준비 중이라면 학원 수강 기간을 촘촘하게 정해 감각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고 의무교육시간에 강사에게 최대한 많이 물어봐야 한다. 또한, 시험 전날 이미지 트레이닝을 위해 자신의 운전학원에 1인칭 장내 시험 영상이 있는지 꼭 확인하길 바란다.

화물운송종사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러 온 예비 화물차주들의 모습.

화물운송종사 자격, 상식만으론 어렵다
1종 대형면허를 취득한 다음 바로 자격시험을 예약했다. 화물운송종사 자격을 치르기 전에 먼저 운전이 적성에 맞는지 정밀검사를 받게 된다. 정밀검사는 기본적인 인지 능력, 인성 등을 점검하는 시험으로 수수료는 2만 5,000원이다. 검사는 오락기처럼 생긴 컴퓨터에서 수행하며 감독관의 설명을 잘 들으면 아주 어려운 부분은 없다. 단, 적성검사는 떨어지면 14일 이후에나 다시 응시 가능하므로 방심해서 낙방했다간 화물운송종사 자격 취득이 크게 늦춰질 수 있다.

최근에는 교통안전공단에서 정밀검사와 자격시험을 하루에 모두 치를 수 있게 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기자도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정밀검사를 통과하면 자격시험을 볼 자격을 갖추게 된다. 자격시험은 교통 및 화물 관련 법규, 화물취급요령, 안전운행요령, 운송서비스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되며 80문제 중 48문제 이상을 맞춰야 한다. 자료는 교통안전공단에서 제공하는 ‘화물운송종사 자격시험 수험용 참고자료’를 이용하면 된다. 단, 파트1~4를 합치면 200 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라 화물운송에 기초적인 지식이 없다면 적어도 3일은 공부해야 한다. 자격시험 수수료는 1만 1,500원이다.

주의해야할 점은 공부 분량이 많다고 기출문제 풀이, 2시간 요약 영상 등으로 때우는 경우, 실제 시험에서 모르는 부분이 나와 낭패를 볼 수 있다. 기자는 인터넷에 있던 기출문제 사이트에서 모든 파트의 기출 문제를 풀고 유튜브를 통해 화물운송종사 자격증 관련 요약 영상을 세 개나 시청했지만 시험에 나온 건 일부분이었으며 총 80문제 중 54문제를 맞추며 간신히 합격했다. 

특히, 트랙터와 트레일러의 차이점이나 안전운임제 등 이미 알고 있던 부분이 시험으로 나왔기에 망정이지 인터넷에 나왔던 부분만 기억했다면 낙방했을 것이다. 자격증 공부를 하려면 최신 기출문제집을 풀어보길 권한다.

공부에 자신이 없다면 1박 2일 동안 체험교육을 이수해 자격증을 따는 방법도 있다. 체험교육장은 상주·화성 2곳이 있으며 수수료는 숙박비, 식비, 교육비를 포함 20만 원이 넘어간다. 비용은 꽤나 들지만 확실하게 자격증을 따는 방법이다.

합격통지서를 받아 들고 시험장을 나오니 “어떤 시험을 보셨나요?”고 물으면서 명함을 건네는 사람이 많았다. ‘지입차량, 화물운송 전문’ 등의 문구가 새겨진 명함들, 누군가에겐 첫 화물운송 일자리였을 운송업체라는 생각이 드니 비로소 화물운송 자격증을 딴 게 실감났다. 화물운송종사 자격증을 딴 사람들은 어떻게 차량을 구매하고 일자리를 얻었을까. 그들의 자세한 삶이 더욱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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