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등 원자재 값과 인건비 상승에
글로벌 상용차업계 올해 가격 인상 확정
유로6D 엔진 탑재하는 국산은 5~10% 예정
수입산 트랙터도 1,000만 원 가량 오를 듯

올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트럭의 가격이 일제히 오를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자동차 원자재 값 상승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완성차업체의 매출 감소가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올해부터 국산 트럭에 배기가스 규제 유로6D 엔진이 의무화되면서 차주들의 찻값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상용차정보 자체 조사 및 상용차업계에 따르면, 국산과 수입을 막론하고 2022년형 트럭 가격이 5~10% 수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인 연식변경에 따른 인상률보다 2~3배 높은 수치다.

찻값 인상의 가장 큰 배경은 트럭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값이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자 지난해 말 현대차에 공급하는 차량용 강판 공급가격을 기존 톤(t)당 5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두 배 이상 인상했다. 

아울러 차량 경량화의 핵심 소재인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가격은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2년 전(2020년 1월)보다 각각 49%, 199% 올랐으며, 타이어의 원료인 천연고무 가격도 계속 상승 중이다. 수급난을 겪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가격도 올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지난해 5월 반도체 업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부족 사태 이후 10~20% 수준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유로6D 엔진이 의무화되면서 국산 모델에 한해 찻값이 3~5% 인상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해 말부터 원자재 값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국산과 수입산 모두 찻값 인상 폭을 재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산 10% 내외, 수입산 5% 내외 인상 
원자재 값 상승은 국산과 수입산 트럭 모두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2월 소형트럭 포터2의 2022년형 모델을 출시하며 가격을 약 6%(90만~110만 원) 올렸다. 유로6D 엔진이 새롭게 탑재된 가운데 기본사양 1~2개가 추가됐다. 현대차 준대형트럭 파비스도 유로6D 모델을 출시하며 200만 원 수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 내외(약 1,000만 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1월 20일 현대차 홍보팀 수정) 지난해 11월 영업 일선에 따르면, 2022년형 파비스는 당초 유로6D 엔진 탑재와 원자재 값 상승분을 더해 약 1,000만 원 수준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인상폭은 그보다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타타대우상용차는 프리마를 대체할 신형 중대형트럭 ‘맥쎈’과 ‘구쎈’을 출시하며 찻값을 올릴 계획이다. 신형 모델의 정확한 가격은 올해 1분기 중 공개될 예정이지만 가격 인상 폭은 현대차보다 낮을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출시되는 타타대우 신형 중대형트럭 라인업의 경우 현대차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선에서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수입산 트럭도 예외는 아니다. 구체적인 인상 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원자재 가격 및 해상운임 상승에 따라 대부분의 브랜드가 찻값을 1,000만 원 수준(트랙터 기준) 올릴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유로6D 엔진을 선제 적용 중인만큼 엔진 변경이 있는 국산 트럭보다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상용차업체들도 찻값 올려
이러한 트럭 가격 인상은 국내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여러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이미 신차 가격을 올렸거나 인상을 예고했다. 

마틴 다음 다임러트럭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9월 독일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자재 가격 인상과 반도체 칩 부족으로 인한 공급 차질 문제로 2022년형 모델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다임러트럭은 반도체 칩 부족으로 인해 지난해 수십억 유로(한화 약 수조 원)의 매출 감소를 겪었다. 이 같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찻값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구체적인 인상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글로벌 선두 완성차업체의 이 같은 결정은 경쟁사의 ‘도미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밖에 인도에 본사를 둔 타타모터스는 지난해 12월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이 올라 2022년 1월 1일부터 상용차 신차 값을 2.5% 수준 인상한다.”고 밝혔다. 타타모터스는 앞서 10월에도 같은 이유로 신차 가격을 2% 올린 바 있다.

신차 가격의 인상 흐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완성차업체의 판매량 감소와 친환경차 R&D 투자, 상승하는 인건비 등의 영향으로 재무 부담이 늘고 있다.”며 “찻값 상승 압력은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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