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도로를 달리는 완전 자율주행 트럭’, ‘100% 전기로만 구동하는 40톤짜리 대형트럭’ 공상 기술로만 여겨졌던 최첨단 트럭 기술이 어느새 현실 속으로 성큼 다가왔다. 지난 9월 볼보트럭이 플래그십 장거리 트랙터 모델에 첨단 자율주행 장치를 탑재한 시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다임러트럭이 업계 최초로 총중량 40톤이 넘는 대형 전기트럭 ‘e악트로스’를 양산해 고객에게 인도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차세대 트럭 시대가 막을 올렸다.

대형트럭의 전동화 및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마켓리서치퓨쳐(Market Research Future)는 전 세계 전동트럭 시장 규모가 2020년부터 매년 28.1%씩 성장해 2027년에 216억 8,000만 달러(한화 약 25조 4,84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자율주행 트럭 시장의 규모는 같은 기간 매년 15.6%씩 성장하여 2027년에 4억 6,000만 달러(약 5,40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트럭 전동화 ≫ 글로벌 시장서 올해부터 본격 판매
전 세계적으로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부분의 완성차업체가 탄소배출 절감 계획의 일환으로 전기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소형트럭의 전동화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실현됐지만 총중량 40톤이 넘는 대형트럭의 전동화는 올해 다임러트럭이 포문을 열었다. 다임러트럭은 지난 6월 대형 전기트럭 모델 ‘e악트로스’를 출시한 뒤 지난달부터 유럽 현지 고객에게 인도하기 시작했다. 대형 전기트럭으로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 체제에 돌입한 e악트로스는 차량총중량 40톤, 최대적재중량 27톤으로 화물을 가득 싣고 한 번 충전에 최장 400km를 달릴 수 있다. 최고출력은 400kW(545마력)를 발휘한다.

올초 이미 대형 전기트럭을 출시한 볼보트럭은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볼보트럭은 지난 4월 볼보 FH ·FMX·FM 일렉트릭 등 대형 전기트럭 3종을 출시하며 업계 최초로 전기트럭 풀라인업을 완성한 바 있다. 기존에 출시한 중형 모델인 FE·FL·VNR 일렉트릭은 유럽과 미국에서 생산·판매 중이다. 

볼보트럭의 대형 전기트럭은 총중량 44톤으로 한 번 충전에 최장 300km를 달린다. 지난달 북유럽 최대 해운물류업체 DFDS는 볼보 FM 일렉트릭 100대를 주문했다. 현재까지 대형 전기트럭의 단일 주문량으로는 최대 규모다.

앞선 두 업체보다 전동화 경쟁에 늦은 트라톤그룹은 2025년 전후를 전기트럭 상용화 시점으로 잡고 있다. 트라톤그룹은 스카니아와 만트럭버스를 포함하는 폭스바겐그룹 산하 상용차 브랜드다. 트라톤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전기트럭 관련 연구개발에 19억 달러(한화 약 2조 1,8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만트럭버스는 2024년까지 한 번 충전에 약 700~1,000km를 달리는 전기배터리 트럭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재 중형트럭 TGM을 기반으로 한 전기 모델을 개발한 상태다. 스카니아는 지난해 주행거리 250km 수준의 중형 전기트럭인 L과 P 시리즈를 개발해 현재 시범운행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전기트럭 시장에선 현대자동차가 독보적이다.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트럭을 출시해 스위스에 판매하고 있다. 스위스 현지 업체의 요구를 반영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올 초 선보였으며, 올해 안에 스위스에 140대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 트럭 ≫ 완성차업체·스타트업 협업으로 가속화
업계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이 승용차보다 트럭에서 먼저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고속도로 주행이 잦은 화물운송차량 특성상 주행 시 고려해야 할 변수가 승용차보다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특히 자율주행 트럭을 활용하면 물류비용의 40%를 차지하는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운전자의 안전과 근로여건을 개선할 수 있어 시장의 수요도 높은 편이다.

완성차업체가 직접 주도하는 전동화 기술과 달리 자율주행 트럭 시장에선 스타트업과 완성차업체의 협력이 일반적이다. 스타트업이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완성차에 적용하는 식이다.

볼보그룹의 자율주행 부문 자회사인 볼보자동화솔루션(Volvo Autonomous Solution)은 지난달 자사 최초의 자율주행 트랙터 시제품을 선보였다. 북미 시장용 플래그십 모델인 ‘볼보 VNL’에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Aurora In novation)의 기술을 적용한 차량으로, 물류 허브를 잇는 고속도로에 투입돼 시범 운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트라톤그룹 산하 완성차업체들은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투심플과 협력하여 자율주행 트럭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카니아는 지난 2월부터 대형 트랙터인 500S를 활용해 자율주행 실증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만트럭버스는 최근 독일 함부르크 항만 당국과 지난 3년간 함께 진행해 온 자율주행 트럭 테스트를 마쳤다고 밝혔다. 나비스타 인터내셔널도 오는 2024년 출시를 목표로 투심플과 자율주행 대형트럭을 개발 중이다.

다임러트럭은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토크 로보틱스와 웨이모, 루미나르 등과 손을 잡고 완전 자율주행 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토크 로보틱스와는 지난 2019년부터 버지니아, 뉴멕시코, 텍사스 등의 공공 도로에서 자율주행 시범 운행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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