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체 높을수록 전방 사각 범위↑
후사경만으로 사각지대 보기 어려워
사각지대 방지장치 의무화 필요해

 대형트럭의 사각지대는 일반 승용차보다 더 넓은 전방 사각지대를 가지고 있다. (사진출처: kress)

흔히 대형 트럭은 차체가 높은 만큼, 시야가 더 넓고, 더 잘 보일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반 승용차보다 더 넓은 전방 사각지대를 가지고 있다. 최근 서울 선릉역 인근에서 발생한 오토바이 배달원 교통사고를 두고 ‘화물차 사각지대’의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26일 선릉역 인근 한 도로에서 교통신호 대기 중이던 화물차 앞으로 오토바이가 끼어들었고, 운전석 위치가 높아 사각지대에 있던 오토바이를 발견하지 못한 화물차가 신호를 받고 출발하면서 앞에 있던 오토바이를 그대로 덮쳤다.

실제로 대형 화물차 바로 앞에 수 십명의 사람들이 서있어도 운전석 시야가 닫지 않을 정도로 화물차의 전방 사각범위는 넓다.

이번 사건을 두고 화물차 사각지대 방지장치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사각지대로 인해 교통사고 통계가 없을뿐더러 현재까지 구체적인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자동차 관련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화물차 사각지대에 대한 확실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익숙한 측후·면 사각…생소한 정면 사각
화물차의 사각지대 시야 범위는 어느 정도 일까. 도로교통공단 사각지대 관련 조사자료에 따르면, 2.5톤 화물차의 사각지대는 전방 사각지대는 6.38m, 좌·우측 사각지대 각각 1.73m, 6.60m 후방 사각지대는 10.73m로 나타났다.

트럭의 사각지대 중 후방 사각지대 범위가 가장 크지만, 그만큼 위험성에 대해 대부분 인지 하고 있다.

측면 사각지대 또한운전자가 가장 많이 경험한 사각지대로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가장 조심하는 사각이기도 하다. 

문제는 전방 사각이다. 전방 사각지대의 경우 6m 수준의 넓은 사각지대 범위에도 불구하고 화물차 운전자의 시야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위험성에 대해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화물차가 멈춰 있다가 출발하는 경우 앞서 언급한 선릉역 오토바이 배달원 교통사고처럼 전방 사각은 그야말로 위험지대다.

화물차 사각지대를 나타낸 사진. 운전자는 차안에서 육안으로 사각지대 안에 있는 사람을 볼 수 없다. 사신출처:wrightstart
화물차 사각지대를 나타낸 사진. 운전자는 차안에서 육안으로 사각지대 안에 있는 사람을 볼 수 없다. (사진출처: wrightstart)

후사경만으로 사각 감담 어려워
정면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화물차에는 실외 후사경이 부착된다. 하지만 화물차주들 사이서는 후사경 만으로 사각지대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 화물차주는 “굴곡진 후사경 특성상 한 눈에 시야가 안 들어올뿐더러 교통체증이 심한 서울 시내에서 신호에 맞춰 출발하기 바쁜 데, 사각지대를 일일이 확인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노후차량의 경우 최신 트럭보다 전방 시야가 좁을뿐더러 수동 차량의 경우 조작하기 바뻐 사각지대 확인이 더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제작된 중대형트럭에는 긴급제동시스템이 의무 탑재되고 있지만, 이는 주행 중 전방 충돌을 최소화 하는 장치로 특정 이상 속도나 일정 거리

서 작동되는 만큼, 사각지대 감지 용도로는 쓰기 부적합하다. 전후방 감지기 또한 주차 중이 아니라면, 주행 중에는 센서 오작동으로 인한 소음 유발 등을 이유로 꺼놓는 경우도 많다.

이에 일부 차주들은 전방 카메라 등을 부착하거나 에프터마켓에서 판매하는 사각지대 전용 감지기 등을 부착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수준이다. 몇몇 브랜드에서는 선제적으로 사각지대 관련 안전장치를 제공하고 있지만, 일부 플래그쉽 모델에 국한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화물차 사각지대 방지장치 의무화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가운데 화물차 사각지대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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