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준중형트럭 이상 안전장치 의무화 되자
파비스·마이티·더 쎈 등 200만 원 안팎 올라
자동가변축 트럭 경우 축 비용만 250만 원 추가
철강·알루미늄 등 원자재價 급등도 인상 변수

지난 7월부터 준중형트럭에 일부 첨단안전사양이 의무화되고, 중대형트럭에 자동가변축 장착이 의무화되면서 신차 가격이 수백만 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부터 준중형트럭에 일부 첨단안전사양이 의무화되고, 중대형트럭에 자동가변축 장착이 의무화되면서 신차 가격이 수백만 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차정보> 자체 조사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신형 트럭 가격이 상반기보다 수백만 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부터 준중형급 이상 트럭에 첨단안전장치 장착이 의무화된 데 이어, 기존 수동가변축 대신 자동가변축이 의무화되면서 신차 값과 가변축 설치비용 모두 인상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 전 세계적으로 철강 등 원자재 값이 폭등하자 트럭 및 특장 가격이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안전사양 추가되니 150만~250만 원 안팎 인상
올해 7월부터 차로이탈경고장치(LDWS)와 비상자동제동장치(AEBS) 등 첨단안전장치 탑재가 의무화된 준중형트럭의 신차가격은 지난 상반기와 비교해 150만~250만 원 수준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자동차 마이티 3.5톤 모델의 경우 7월에 생산되는 차량부터 AEBS와 LDWS가 적용됐으며 신차 가격은 150만 원 가량 인상됐다. 

타타대우상용차의 더 쎈도 같은 이유로 찻값이 약 250만 원 올랐다. 이스즈 엘프 3.5톤의 경우 8월 이후부터 첨단안전장치를 탑재한 모델이 국내에 들어오며, 이 때 가격 인상폭은 타사 경쟁모델과 비슷한 200만 원 언저리가 될 것으로 이스즈 관계자는 전했다. 안전장치 적용으로 인해 불과 한 달 만에 찻값이 수백만 원 뛴 셈이다.

강화되는 트럭 안전규제는 중형 및 준대형트럭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준대형트럭인 현대차 파비스의 경우 7월 생산 차량부터 차선이탈방지장치와 졸음운전방지장치 등 첨단안전사양 몇 가지가 추가 적용돼 200만 원 오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유럽산 모델도 일부 안전사양을 기본사양으로 전환하면서 최저 신차 가격이 수백만 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신차 가격을 인상시키는 요인은 또 있다. 지난달부터 적재중량 4.5톤 이상 중대형트럭을 대상으로 의무화된 ‘자동가변축 시스템’이 그 이유다. 자동가변축 시스템은 화물 무게에 따라 가변축이 자동으로 하강하도록 하는 장치다. 일정 무게 이상을 싣고도 가변축을 내리지 않아 도로 파손을 유발하는 수동가변축의 부작용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시행됐다. 

특장업계에 따르면, 자동가변축 시스템의 가격은 기존의 수동가변축보다 200만~250만 원 비싸다. 특히 영업용 화물차일수록 가변축 장착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영업용 화물차주가 이번 자동가변축 의무화에 따른 찻값 인상 효과를 체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값 폭등에 찻값 더 오를 수 있어
최근 들어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트럭 신차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럭에 사용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구릿값이 큰 폭으로 오르자 완성차업체의 부담이 커진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자동차용 강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칭다오항 기준 톤당 214.8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원자재값 폭등으로 인해 미국의 자동차 1대당 원자재 값이 지난 2011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치솟은 철강값은 국내 완성차업체에도 타격을 입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6월부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체가 생산하는 자동차용 강판의 납품 가격을 4년 만에 톤당 5만 원씩 올렸다. 기존 공급단가가 톤당 약 100만 원임을 고려하면 5% 수준 오른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승용차 제작업체보다 상용차 제작업체가 받는 부담이 더 크다고 분석한다. 트럭의 경우  철강과 알루미늄의 사용 비율이 승용차보다 높아서다. 

특히 특장업체의 경우 원자재값 인상에 따른 특장 비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부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수개월간의 재고 여력을 보유한 완성차업체와 달리 소규모로 부품을 구입하는 특장업체는 원자재값 상승에 대한 여파를 직격으로 받는다.

한 특장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승용차에 들어가는 철강은 전체 부품의 40%를 차지하는데 윙바디나 탑차, 고소작업차 등 트럭 및 특장차의 경우 이 비율이 60~70%까지 올라간다.”며 “원자재값이 하반기 내내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완성차업체보다 충격 완화 능력이 부족한 특장업체를 중심으로 특장 작업 비용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최근 가격이 오르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와 트럭용 타이어도 완성차업체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지난 5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부족 문제로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10~20% 수준 올랐으며, 타이어 원료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천연고무 가격도 지난해보다 2배 수준 상승해 미쉐린과 브리지스톤, 한국타이어 등 글로벌 타이어업체의 북미 트럭용 타이어 가격이 상반기에만 5~10% 수준 인상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7월에 각종 사양 추가로 트럭 신차 가격이 인상된 상황에서 원자재값을 이유로 찻값이 당장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완성차업체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할인 혜택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차주들이 체감하는 실제 구매가격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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