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로 시작해 탱크에서 끝낼까 합니다.
특장에 대한 애정을 갖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새롭게 특장시장을 개척하려는 분이 있다면
애정을 가지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탱크로 시작해서 탱크로 끝내겠다.” 천연가스(LNG/CNG, LPG)를 수송할 수 있는 초저온 및 고압 탱크로리 및 탱크트레일러, 그리고 각종 탱크로리류의 특장차를 제작하고 있는 디앨주식회사(이하 디앨). 임근영 대표이사는 지난 30년의 탱크로리 제작사업을 하면서 변함없는 ‘탱크’의 인생을 회고하고 미래의 발전의지를 내비쳤다. 

천막 공장서 시작한 디앨 성공 스토리
국내 최대 규모의 고압 탱크로리 제작업체로 발돋움한 디앨(옛 다임폴라특장)의 역사는 임 대표가 30년 전 쌍용자동차에서 근무할 때 마주했던 한 수입 알루미늄 탱크로리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국내에서는 1만 6,000ℓ 용량의 강철 탱크로리가 대세였는데, 임 대표가 발견한 수입 알루미늄 탱크로리의 용량이 이보다 25% 늘어난 2만ℓ에 달했던 것.

“알루미늄 탱크로리를 보자마자 사업에 대한 욕심이 생겼어요. 비록 원자재 가격으로 인한 제품(탱크로리) 가격은 오르겠지만, 탱크로리 완제품의 무게를 2톤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보니 운반량이 크게 늘어나 1년 만에 비용 뽑겠더라고요. 내부식성도 우수해 내용물의 순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 경쟁력도 있고요. 성공 자신감에 바로 허허벌판에 천막 공장을 쳤습니다.”

그 때가 1993년이다. 임 대표는 다임폴라특장이라는 상호와 현재까지 쓰이는 로고에 고체와 액체, 기체를 모두 운반하겠다는 사업 이념의 표현을 담았다. “남이 하는 사업에는 관심없다.”는 임 대표의 자존심과 뚝심은 결국 고체분말탱크, 유류탱크, 고압가스 운반용 특장차량, LPG 대형탱크 등 각종 탱크로리의 개발과 상품화 성공을 이끌었다.

디앨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LNG 이동형 충전소 및 패키지 충전소 모습(모형). 임근영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디앨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LNG 이동형 충전소 및 패키지 충전소 모습(모형). 임근영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초저온 탱크’ 강자, 이제는 친환경까지
연이은 신제품 개발과 성공적인 판매 끝에 국내 상용차 시장서 ‘초저온 탱크로리’ 강자라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디앨. 올해로 창립 28주년을 맞은 디앨은 친환경 시대에 발맞춰 LNG 관련 충전소 사업까지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에너지를 수송하고 저장하는 기술 개발은 끝이 없습니다. 친환경 시대로 접어든 지금, 더 안전하고 효율성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것이 디앨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을 찾아가 보면 친환경에 대한 답이 나오더군요.”

이런 기조하에 디앨은 지난해 전라북도로부터 LNG(액화천연가스) 상용차 관련 R&D 실증 사업권을 따내면서, 2년 동안 7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다. 이 돈으로 LNG 이동형 충전소 및 패키지 충전소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타타대우상용차 군산 출고사무소에 LNG 이동식 충전소를 설치, 본격적인 실증에도 들어갔다. 시범 사업을 거친 후 2022년부터는 국내 및 해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디앨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LNG 패키지 충전소 기술개발까지 완료하고 1차 현장 설치를 앞두고 있다. 향후 충전 시설 설치에 소요되는 비용이 7억 원 안팎으로 크게 감소돼 LNG 상용차 시장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난도 액화수소 저장과 운송기술 개발한다
디앨은 30년 가까운 기술개발 과정 속에서 -162℃를 유지해야 하는 LNG를 비롯해, 액화산소(-183℃)와 아르곤(-186℃), 질소(-196℃) 등 초저온 액화기술을 축적해오며 관련 제품을 공급해왔다. 

이렇게 축적된 기술력을 토대로 디앨은 액화수소의 저장과 운송기술 개발을 공식화했다. 액화수소란 -253℃의 초저온 상태로 수소를 액화시킨 것으로, 기체 수소와 비교해 800분의 1의 부피를 가지고 있어 대용량 저장 및 수송이 가능해 차세대 상용차 연료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디앨은 기술 축적의 시간을 통해서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은퇴하기 전에 현대 기술력의 집약체이자 상용차 시장의 미래 연료인 액화수소의 저장과 운송기술도 선점해 국내 수소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합니다.”  

“특장업계 ‘중소기업 고유 업종’ 지정해야”
임 대표가 이렇게 기술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국내 상용차 시장이 많이 발전했다곤 하지만 이는 섀시 제작사에만 국한될 뿐, 이들과 관계있는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개별 특장기업에게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그나마 R&D가 원활해야 특장업체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장업체들이 동반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우리 특장업계가 ‘중소기업 고유 업종’으로 지정돼야 합니다. 국내 500여 개(2020년 말 기준)에 이르는 산업용 특장업체가 결국은 국내 특장업계를 이끌고 있어요. 대규모 섀시 제작사와 명백히 구분돼야 특장업체들이 기술개발 의지가 생기고, 결국은 유럽처럼 무수히 다양한 특장차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 여건 상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고 있는 국내 특장업체들이 R&D나 투자 등의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임 대표는 이러한 맥락에서 동료 업체들과 신규 업체들을 향해 업계에 대한 애정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애정이 없으면 제조업이라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조업이라는 것이 결국 인력에 치이고, 조금 수익이 나면 다른 업체들에 뒤처지지 않으려 개발에 매진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도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신제품을 한번 개발하면 유행처럼 번지기 때문에 한 발 앞서가기 위해선 제조업과 R&D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죠. 산업 자체에 애정을 가져야 특장 사업이 연속성을 가질 수 있고 끝내는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인터뷰 끝머리에서 10여 년 전 ‘어둠의 터널(기업회생절차)’을 회상하는 임근영 대표. 그는 이러한 산업에 대한 애정이 바로 2년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있었던 기반이 아니었겠느냐 되물었다.

임근영 사장이 알루미늄 벌크트레일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근영 사장이 알루미늄 벌크트레일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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