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월부터 주문거절…금명간 생산 중지키로
18년 모델·업종개편·첨단안전장치의무화 복합작용
중형트럭 시장서 80% 점유 메가, ‘파비스’에 바통
파비스, 준중형·중형·준대형 걸쳐 경쟁상대 광범위
일각선 준중형급 마이티, 5톤 시장 진출 전망도
타타대우 등 국산·수입 경쟁사 “어떤 영향?” 촉각

18년 동안 중형트럭 시장을 지배했던 절대강자 ‘현대 5톤 메가트럭’을 신차 시장에서 더 이상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타타대우(프리마), 볼보트럭(FL, FE), 이스즈(포워드), 벤츠(아테고), 만(TGM), 스카니아(P280), 이베코(유로카고) 등 경쟁 브랜드들은 메가트럭이 과연 생산이 중단되는지, 단종된다면 자사 제품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상용차 업계 및 본지 취재 결과, 현대자동차는 중형트럭 메가트럭에 대해 지난 2월부터 주문을 받지 않고 있으며, 올 중순부터는 생산을 전면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단종국면에 들어간 셈이다. 

현대차의 이같은 결정은 메가트럭이 ▲ 18년이나 된 장기·구형 모델이란 점 ▲ 화물운송시장 업종개편과 증톤허용으로 중형트럭 판매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점 ▲ 대체차종으로 준대형트럭 파비스(PAVISE)의 출시와 판매가 늘고 있다는 점 등이 복합 작용했다. 

특히, 오는 7월로 예정된 총중량 3.5톤 초과 트럭에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및 비상자동제동장치(AEBS) 등 첨단안전장치 설치 의무화가 메가트럭 생산중단 방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화물운송시장 업종개편으로 중형급 트럭들이 판매 감소세를 겪고 있는 상태에서 메가트럭에 상당한 비용을 감내하면서까지 첨단안전장치를 장착할 경우, 찻값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가격경쟁력 상실마저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 그리고 궁극적으로 생산유지로 얻는 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장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가트럭 단종은 파비스 등장 이후 풍문이 돌 정도로 사실상 예견돼 왔다.”고 전하고 “현대차가 메가트럭 주문을 더 이상 받지 않고 생산을 중단키로 한 데는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구형 모델인 메가트럭에 막대한 비용과 생산경제성을 담보할 수 없는 첨단안전장치를 포기하면서 나온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올해 중순까지 메가트럭의 기존 주문물량을 소화한 이후 생산을 중단한다고 전해들었다.”고 덧붙였다. 

① 메가트럭 아성, 파비스가 바통 이어받나
단종을 앞두고 있는 메가트럭은 2004년 출시 이후 18년간 중형트럭 시장에서 1등 자리를 지켜온 최고 인기 모델이다. 2019년 9월 준대형트럭 파비스가 출시되면서 중형트럭급인 뉴 파워트럭과 함께 단종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현대차는 중형트럭의 수요를 고려해 병행생산 체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오는 7월로 예정된 첨단안전장치 의무화가 메가트럭 단종을 재촉했다. 현대차가 메가트럭이 여전히 중형트럭 시장에서 최대 판매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와중에, 단종을 결정한 이면에는 향후 중형트럭의 전동화에 주력하면서 확장일로에 있는 준대형트럭 파비스(5.5~8.5톤)로 고객을 끌어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단종될 메가트럭과 바통을 이어받을 파비스의 시장성을 보면, 각각 중형트럭 및 준대형트럭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자동차산업협회 및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메가트럭의 판매대수는 6,882대로 중형트럭 시장에서 8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파비스는 1,269대(신규등록 기준)로, 준대형트럭 시장에서 절대 우위의 실적을 구가하고 있다.

현대차 중형트럭인 메가트럭은 카고 외에도, 환경차, 덤프, 탑차 등 다양한 형태의 특장차로도 인기가 많다.
현대차 중형트럭인 메가트럭은 카고 외에도, 환경차, 덤프, 탑차 등 다양한 형태의 특장차로도 인기가 많다.

상용차 업계에서는 판매량 면에서 메가트럭 보다 한참 아래인 파비스가 메가트럭의 자리를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일단 희의적인 반응이다. 차급과 수요층이 다르고 메가트럭의 강점이던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현재 양 모델 간 직접적인 가격 비교는 어렵지만, 유사 톤급에 동일한 크기의 적재함을 비교하면, 700~800만 원 가량 가격 차이가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실거래가 기준 메가트럭(280마력/5톤)은 최저 5,750만 원서 최고가 7,980만 원, 파비스(300마력/5.5톤)는 6,880만~8,450만 원, 파비스(300마력/6.5~8톤)는 8,290만~9,160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상용차 업계 관계자는 “파비스의 가격경쟁력을 키운 마이너 옵션 버전이 없다면, 공공입찰(특장) 및 기업물류 등 최저가 트럭을 찾는 기업에게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올 초부터 본격 판매하기 시작한 타타대우의 준중형트럭 ‘더 쎈 펜타’(5톤)와 얼마 전 새롭게 출시된 이스즈 포워드(5톤), 일부 수입 중형트럭들과 시장에서 경쟁해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중형트럭 시장에서 메가트럭이 빠지면, 파비스가 앞으로 상대해야 할 경쟁모델이 만만치 않다. 7,000~ 8,000만 원대의 국산 중형트럭과 프리미엄을 앞세운 9,000만~1억 원대의 수입 중형트럭 등이다. 

현대차 준대형트럭 파비스의 특장 라인업.
현대차 준대형트럭 파비스의 특장 라인업.

② 중형급? 강점과 약점 뚜렷한 파비스
파비스는 메가트럭의 후속작으로 개발됐지만, 현재 화물차주들 사이에서는 메가트럭은 중형트럭, 파비스는 준대형트럭이라는 인식이 깊게 깔려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업용화물차의 개인번호판(구 개별)은 중형급인 적재중량 4.5톤급 이하 차량에만 장착 가능했지만, 지난 2019년 7월 영업용화물차에 업종개편이 이뤄지면서 개인번호판에도 최대 16톤 트럭까지 증톤이 가능해졌는데, 이에 맞춰 등장한 것이 파비스다.

화물운송시장 업종개편으로 ‘가변축 장착’과 ‘대형화’라는 체질개선 추세 속에서 파비스는 준대형트럭 이라는 차급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파비스의 기본 구동축은 4x2지만, 지난해 파비스의 가변축 장착률 (4×2→6×2)은 71%에 달했다
파비스의 기본 구동축은 4x2지만, 지난해 파비스의 가변축 장착률 (4×2→6×2)은 71%에 달했다

실제로 메가트럭과 파비스 간 가변축(구동축 4×2→6×2) 장착률에서도 차이가 있다. 지난해 메가트럭의 가변축 장착률은 27%(1,423대)에 불과했으나, 파비스의 가변축 장착률은 71%(897대)에 달한다. 즉, 메가트럭의 경우 단거리용, 부피짐 용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면, 파비스의 경우 중장거리, 중량물용으로도 활용한다는 것으로 두 모델은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있다.

상용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삿짐, 특장 등 단거리용 부피짐 위주 구동축 4×2를 찾은 화물차주들에게 파비스 구매력이 다소 떨어질 수 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3.5톤급 마이티의 중형화 즉, 메가트럭의 4×2 자리를 대신해 마이티 중형트럭 출시설도 제기되고 있다. 타타대우의 준중형트럭 더쎈 펜타(5톤)와 같은 개념이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 92호(4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중형트럭 시장에서 메가트럭과 경쟁하는 트럭은 매우 많다. 타타대우 프리마가 맞수로 오랜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외는 볼보 FL, 이스즈 포워드, 벤츠 아테고, 만 TGM, 스카니아 P280, 이베코 유로카고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메가트럭과 프리마 두 개 제품이 국산 중형트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5% 정도로 절대적인 판매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 외는 모두 수입트럭들이지만, 수적으론 많아도 판매 실적은 매우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메가트럭은 중형트럭 시장에서 80% 정도의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메가트럭 단종 시, 이 지배력이 고스란히 파비스로 옮겨간다면 현대차로서는 대성공적인 ‘제품운용 전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그렇게 쉽게 옮겨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래서 이미 첨단안전장치 의무화에 대비한 타타대우 등 경쟁 브랜드들은 메가트럭이 단종되면 메가트럭 고정 고객측이 분산될 것으로 보고, 고객흡수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메가트럭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메가트럭을 단종시킨다면, 메가트럭의 고정 수요층이 분산될 것이 뻔하다.”고 전하고 “현대차의 결정은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미래를 대비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으론 “현대차가 메가트럭의 경제성과 성장한계를 인식,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 같다.”는 입장도 전해지고 있다. 

중형 및 준대형 시장은

통상적으로 중형트럭(카고 및 특장 포함)은 적재중량 4.5~7톤모델을 말하며, 증톤(가변축 장착)을 통해 최대 8.5톤까지 확장 할 수 있다.

지난해 신규로 등록된 중형카고는 6,891대로, 전년(7,372대) 대비 6.5% 감소했다. 2018년 이전까지만 해도 매년 1만~1만 3,000대의 판매고를 올렸던 것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상당하다.

물론, 이 같은 감소세에는 시장 침체도 원인이지만, 차량 선호도가 준대형카고로 옮겨간 것 또한 한몫하고 있다. 특히, 국산의 경우 평년 수준인 분기별 1,700 ~1,800여 대 판매고를 유지한 반면, 수입은 판매가 급감했다. 분기별 월 130~150여 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던 수입 중형트럭은 지난해 분기당 60~80여 대로 판매량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가변축 장착을 전제로 한 적재중량 8톤급 준대형트럭은 새롭게 등장한 차급으로, 2019년 7월 화물운송시장 업종개편 이후 4.5톤에 제한됐던 영업용(개인) 번호판이 최대 16톤까지 허용되면서, 빠르게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여타 차급과 달리 새 시장인 만큼 브랜드별 최신예 모델들이 대거 군집해있는데, 현대차 파비스, 볼보트럭 FE, 스카니아 P280, 벤츠 아록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준대형트럭은 중형카고 섀시에 대형캡을 적용하고 튜닝을 통해 엔진출력과 적재효율성을 높인 새로운 차급이다. 준대형카고의 적재중량은 브랜드별로 다르지만, 8~9톤(구동축 기준 6×2, 6×4) 사이에 포진해 있으며, 최대 16톤(6×4, 8×4)까지 증톤이 가능하다.

지난해 준대형카고의 신규등록은 2,557대로 전년(1,552대) 대비 64.8% 증가했다. 업종개편의 최대 수혜 차급으로 전년과 비교해 국산과 수입을 막론하고 모두 상승세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대형카고 시장규모인 4, 000여 대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정부의 과적 단속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중형카고 대비 축하중이 높은 준대형카고의 수요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 92호(4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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