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씨피는 ‘역사·전통’과 함께
‘미래 및 혁신’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김문수 아이씨피 회장의 둘째 아들인 김형석 상무가 트레일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문수 아이씨피 회장의 둘째 아들인 김형석 상무가 트레일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트레일러 전문 제작업체인 ㈜아이씨피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 알루미늄 트레일러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과감한 스틸 소재의 포기와 알루미늄 트레일러로의 전환은 오랜 인내심을 필요로 했지만 결국 ‘알루미늄 트레일러’라고 하면 ‘아이씨피’라는 등식을 만들어 냈다.
 

국내 트레일러업계 최초로

AL 트레일러 시장 개척했고 

제품경쟁력을 더욱 키워 

글로벌 제품 증명하겠다

선친의 가업을 물려받고 현재의 아이씨피를 있게 한 2대(代) 김문수 회장. 김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어느새 형인 김우진 전무와 동생인 김형석 상무의 3대 경영체제에 들어선 아이씨피. 

과거 김 회장 선친은 이름 없는 자동차 정비공장으로 출발하면서 컨테이너와 트레일러 제작에 뛰어들었다. 트레일러 업계에서 그 유명세를 탔던 ‘인천정공’ 상호가 이 무렵에 탄생했다. 

사업은 항시 굴곡이 있는 법이던가. 인천정공 역시 90년대 힘든 고비를 거쳤다. 결국 1998년 사명을 인천정공의 영문(ICP) 약칭을 살려 ㈜아이씨피로 변경하고 트레일러 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다. 

트레일러 제작업계에서 유일하게 3대 째 이어지는 업력 만큼, 아이씨피는 트레일러 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2000년대 초 2대 김 회장은 트레일러 최초로 에어서스펜션을 도입하고 알루미늄 압력 탱크 용기를 제작했다. 2007년엔 인천 남동공단에서 충남 당진으로 본사를 이전, 2011년부터 알루미늄을 소재로 한 트레일러 제작에 올인했다. 

알루미늄 특유의 내구성과 경량화로 트레일러 업계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였다. 이때부터 아이씨피 브랜드의 평판트레일러와 덤프트레일러가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시장 초기 스틸보다 비싼 알루미늄 트레일러는 냉대를 받았다. 그러나 아이씨피는 결국 ‘알루미늄 트레일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냈다. 국내는 물론, 가까운 일본에서 아이씨피의 알루미늄 평판과 덤프 트레일러는 수준급으로 평가받고 있을 정도다. 아시아권에서 알루미늄으로 트레일러를 제작할 수 있는 업체는 아이피씨가 거의 유일한 점도 한몫하고 있다.  

김 회장의 둘째 아들인 김형석 상무는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수입한 알루미늄 트레일러를 그대로 베끼는 수준에 그쳤다면 현재는 국내 시장에 맞게 알루미늄 트레일러를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탐내는 아이씨피 트레일러
알루미늄 소재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스틸에 비해 차체 경량화는 물론이고 부식 방지와 차량 수명 연장에 뛰어난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비싸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경제성이 매우 뛰어나다.  

실제로 알루미늄으로 평판 및 덤프용의 트레일러를 제작할 경우, 스틸보다 무게는 1~2톤 가량 줄어들고 기대수명은 30년 가까이 늘어난다는 게 트레일러 업계의 통설이다. 물론 가격 측면에서는 대당 약 1,000~1,500만 원 비싸다. 

하지만 스틸의 수명이 최대 8년인 것을 감안하면 알루미늄의 트레일러의 경제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아이씨피는 앞으로 알루미늄 트레일러가 스틸을 대체할 것으로 판단하고 일찌감치 국내 알루미늄 트레일러 개척자 역할을 자처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 간 50 0대 이상의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를 제작·판매해 18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아이씨피는 향후 트레일러 소재를 스틸에서 알루미늄으로의 완전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스틸, 알루미늄을 모두 다루고 있지만 앞으로는 알루미늄을 더욱 특화해 질 높은 알루미늄 트레일러를 생산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이런 구상과 실천만이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개척 할 수 있는 아이씨피의 미래 전략이라고 말한다.   

“아이씨피는 선진국이 봐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품질을 만들고자 합니다. 일본에서 조차 저희 트레일러를 찾는 수준으로 품질을 끌어올렸죠.”

현재 아이씨피는 일본에서 매년 5~10대 가까이 알루미늄 평판 트레일러를 수출하고 있다. 김 상무는 까다로운 일본 수출 시장에서의 판매량을 늘려 장기적으로 매출의 20%를 일본에서 발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차량 및 특장 기술력이 세계적인 만큼, 톱(TOP) 수준의 품질이 아니면,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이씨피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래의 아이씨피를 짊어지고 나갈 김우진 전무(우측)와 김형석 상무
미래의 아이씨피를 짊어지고 나갈 김우진 전무(우측)와 김형석 상무

“트레일러 ‘글로벌 표준화’ 시급하다”
품질에 자신 있다면 해외 진출보다 국내 시장에 정착하는 게 더 쉽지 않을까. 그러나 국내 시장 이야기로 넘어가자 김 상무는 쓴 웃음을 짓는다. 

국내 트레일러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 상태이기 때문이다.

“해외서는 글로벌 표준 규격에 맞게 트레일러를 제작하고 특장차와 트레일러의 용도를 명확하게 분리하지만, 국내 시장은 특장차가 트레일러의 영역을 침범하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일부 특장업체는 편법으로 트레일러를 만들거나 특장차를 트레일러 용도로 개조하여 싸게 팔고 회사를 없애 사후관리를 책임지지 않는다. 즉, 품질 경쟁이 이뤄질 수 없는 시장구조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시장에 이용되는 트레일러는 내수용으로 그친다고 한다. 김 상무는 트레일러 시장의 기형적인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표준’뿐이라고 강조한다.

“글로벌 표준만 정착돼도 우리나라 트레일러 품질이 더욱 향상될 겁니다. 건전한 업체끼리 정해진 표준에서 품질로 경쟁하다보면 세계무대에서도 통하는 업체가 잇따라 등장할 겁니다. 우리나라 승용차도 글로벌 표준대로 만들다보니 그대로 해외에 수출해도 문제가 없어요.”

김 상무는 트레일러 업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이자 상용차 선진국이 되어가는 우리나라가 내다봐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상용차 업계에도 글로벌 표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 3대째 아이씨피는 ‘역사 ·전통’과 함께 ‘미래 및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일본 수출용으로 제작된 알루미늄 평판트레일러.
일본 수출용으로 제작된 알루미늄 평판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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