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운전자 근로여건 개선하기 위한
화주, 물류업체, 국민의 행동지침 제시

일본 화이트 물류 운동 홈페이지 메인화면
일본 화이트 물류 운동 홈페이지 메인화면

화이트 물류 운동은 화물자동차의 생산성 향상·물류의 효율화와 “더 일하기 좋은 근무 환경 (더 “화이트”한 노동환경)”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일본의 사회 운동이다. 화물차 운전자 부족이 심화에 대응하고 국민 생활과 산업 활동에 필요한 물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동시에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창섭 연구원(한국교통연구원 물류연구본부)이 물류브리프에 기고한 내용(일본의 「화이트 물류」 추진 운동)을 토대로, 일본의 화이트 물류 운동을 들여다 봤다. 참고로 본지가 매체 성격 상 원안 일부를 정리·보강했다.

일본, 화물차 운전자 부족 현상 심각해
일본은 1995년 화물차 운전자 수 98만 명으로 피크를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화물차 운전자 수가 감소해 2015년에는 76만 7천명을 기록했다.

화물차 운전자는 줄어드는데 운전자 구인 배율은 3.03배로 나타났다. 일본 전 직업의 구인 배율이 1.57배인 것과 비교하면 화물차 운전자의 수요는 높지만 공급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전체 산업에 비해 고령화 현상도 지적된다. 중·소형 화물차 운전자의 평균 연령이 45.8세, 대형 화물차는 47.8세로 전체 산업(42.5세)에 비해 각각 3.3세, 5.3세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젊은 화물차 운전자 육성이 부족하고 늘어나는 물동량을 기존의 운전자가 떠맡고 있다는 의미다.

화물차 운전에 발을 들이는 사람은 줄어들고 업무 강도는 높아지다 보니 근로 시간도 터무니없이 길다. 화물차 운전자의 근로 시간은 약 2,600시간으로 전체 산업의 평균 노동 시간( 2,136시간)에 비해 약 2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근로 시간의 배경에는 하역 대기 시간이 있는데 일본 화물차의 평균 하역 대기 시간은 1시간 45분으로 조사됐다.

화물차 운전자가 없어 물건을 옮길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고 그나마 현직 화물차 운전자는 열악한 환경에서 장시간으로 노동한다. 화물차 운전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일본 물류업계를 개선하기 위해 화주, 물류업체, 화물차 운전자, 국민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료 : 한국교통연구원, 「물류브리프 2020년도 1분기」中
자료 : 한국교통연구원, 「물류브리프 2020년도 1분기」中

안정적인 물류 확보를 위한 공동 선언
화이트 물류 운동에는 화주, 물류업체, 화물차 운전자, 국민이 지켜야할 지침이 있다. 자발적인 행동 선언문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으로 화이트 물류 운동의 일원이 된다.

화주 및 화주와 협력하는 기업에서는 물류의 지속적・안정적 확보를 경영과제로서 인식한다고 선언하는 내용을 골자로 물류 업계의 현실에 대한 대처방침, 관계 법령 준수 선언, 물류업체와의 거래를 문서화하고 투명하게 이행하겠다고 발표한다.

물류업체도 화주가 선언하는 내용과 대부분 비슷하나 화물차 운전자에 대한 계약을 구체화했다. 특히 화물차 운전자에 대해 하역, 검품 등 운송 이외의 업무에 관한 계약 내용을 구체화한다고 밝힌다.

이어 일본 국민은 정부에서 내려온 행동 지침으로 화이트 물류 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 먼저 ‘물류에 대한 이해와 협력’이다. 화물차 운전자를 존중하고 물품 배송이 늦는 것에 대해 컴플레인을 자제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택배, 이사, 주차 시 화물차 운전자를 배려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으며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사태에 의료진에게 보낸 ‘덕분에 챌린지’와 같은 공개적인 응원으로 화물차 운전자를 격려할 수 있다.

화이트물류 운동 선언서 양식 [출처 : 일본 화이트 물류 홈페이지]
화이트물류 운동 선언서 양식 [출처 : 일본 화이트 물류 홈페이지]

화이트 물류로 일본 물류업계 재편한다
일본 정부는 화이트 물류 운동을 통해 화물차 운전자의 열악한 근로 여건을 개선하고 물류 환경을 재구축하고자 한다.

먼저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재검토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발주량을 평준화하고 혼잡시간대를 피한 배송을 주선하는 등 물류 센터가 화물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하역 대기 시간이 발생하는 것을 줄이고 사업 활동에 필요한 물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운송 계약이 투명화될 전망이다. 화이트 운동에 참여한 기업은 운송 계약을 서면화해야 하고 운임 및 요금을 별도로 계약하며 유류할증료를 도입한다. 이로 인해 화물차 운전자에게 일부 통행비가 전가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운임이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게 된다. 하역 작업 시의 안전 대책을 구체화하고 이상기후 시 운행을 중지하는 등 안전 조항도 확보된다.

화물차 운전자를 위해 업계 관계자는 물론 국민의 행동 지침까지 제시하는 일본, 화이트 물류 운동이 일본 물류업계에 미칠 영향을 함부로 예측할 순 없지만 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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