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중계·배차·운송까지…‘올인원 물류센터’
화물차는 스스로 움직이고 차주는 감독해
기술개발 속도만큼 제도·인식 개선도 절실

제4차 산업혁명을 맞이한 지금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세계가 큰 변화의 파도를 타고 있는 가운데 화물운송업계에도 ‘물류 4.0’ 시대가 오고 있다.

물류 4.0 시대에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물류센터의 역할이다. 화물차주-운송업체-화주의 기능을 모두 종합한 ‘올인원 물류센터’가 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즉, 효율성을 최우선적으로 모든 기능을 융복합한 물류센터가 탄생해 화물 중계부터 배차 그리고 운송까지 모든 기능을 담당한다.

물류 4.0 시대를 우리의 일상생활에 대입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미래가 전개될까. 대표적으로 자율주행, 자동배차, 예측물류시스템 등이 물류 4.0 시대에 핵심기술로 떠오를 것이다.

모든 건 물류센터에 맡기라구
물류운송이 주축인 화물차에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화물차 스스로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다. 물류 4.0 시대에선 하루에 15시간 가까이 운행하는 지친 화물차주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시대의 화물차주는 운전 기사가 아닌 화물차 선탑자가 되어 화물을 관리하는 감독관으로 변모하게 된다.

교통 요충지에 위치한 화물차 주차장도 임시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텅 빈 주차장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가 없지만 미래에는 화물차가 머물 거점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물류 4.0 시대에선 지금보다 물동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가용 토지를 더욱 늘려야 할 상황이 발생한다. 거대한 물류센터는 주변의 빈 주차장,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찾아내 화물차가 신속히 물류 활동을 마치도록 돕는다. 화물의 움직임은 더욱 유연해진다.

또, 화물차를 자동 배차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한다. 현재 화물차는 광산 도시엔 덤프트럭이 많고 항만 도시엔 트레일러가 많은 등 산업에 따라 정해진 차종이 몰려 있다. 

물류센터는 한 차고지에 다양한 차종을 배차한다. 화물차들이 집결한 차고지에서 냉동식품이 배송되면 냉동탑차가 출격하고, 건설이 예정되어 있으면 덤프트럭이 해당 위치로 이동하는 식이다. 

물류센터는 전국적, 전 세계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갖고 있기에 한 차종을 한 지역에 모으는 방식보다 지역 거점에 다양한 차종을 배차하고 유사시에 필요한 차종을 집결시키는 방식을 활용하게 된다.

예측 물류 시스템도 등장할 전망이다. 예측 물류란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요 발생을 예측하고 물류 네트워크 활용도를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수요 발생 예측은 “누군가 이 물건을 필요할 것이다.”를 예측해 미리 제품 배송을 준비하는 방식이다. 

덧붙여 빅데이터를 활용한 내비게이션의 진화를 꿈꿀 수 있다. 현재 최단·최소 이동경로 수준을 넘어 내가 실은 물품이 열에 민감하다면 온도가 높은 지역을 회피할 수 있게 하고 자연재해, 우범지역 등을 감지하여 우회한다.

시대 흐름 맞춰 제도·정책 받쳐줘야
앞서 열거한 미래들을 살펴보면 알고리즘·인공지능 등이 물류의 미래를 이끈다는 건 아직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의 가장 큰 걸림돌은 기술력 부족이 아니라 법·인식의 문제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 관련, 우리나라는 ‘2019 자율주행준비지수(Autonomous Vehi cles Readiness Index)’ 보고서에서 인프라와 기술력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정책·제도와 소비자 인식 점수가 뒤떨어져 낮은 순위에 책정되었다. 

정책·제도에선 자율주행 차량의 실도로 주행을 허가하는 법이 없어서 발목이 잡혀 있고 소비자 인식의 경우도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의구심, 화물차주의 실업 가능성 등으로 회의적인 시각이 남아있다.

주차장이나 빈 공공부지를 물류시설로 활용하는 것도 법·제도 개선과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법으론 주차장을 주차장 외의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고 공공부지는 최근에 개방·공유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
되었다. 

물류시설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현재 물류시설은 주민들이 환영하는 시설이 아니라 주차장·공공부지가 물류시설로 활용되는 것을 반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주민들의 인식 제고 및 일정수준의 보상체계가 필요하다.

화물차 임대 사업도 다가오는 시대에 맞추려면 화물차 등 물류 장비의 임대사업에 관한 조항 신설이 요구된다. 

특히 물류 4.0 시대에 화물차를 관장할 플랫폼은 상당한 고가로 예측된다. 공유경제를 대비해 화물차와 플랫폼을 구매하지 않고도 임대·공유를 통해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해야 한다.

예측물류의 경우 물류업계에 높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준비 수준은 평균 이하로 평가되었다.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다. 

또한 물류기업이 화주기업의 요구에 따라 비용절감에 집중하고 있을 뿐 서비스 다양화나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빅데이터 개발 및 물류 분야 적용은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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