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마력 엔진+6단 자동화변속기 조합에
ISRI사 에어서스펜션 시트까지…승차감 만끽
부족함 없는 첨단 안전사양으로 중무장
치열한 중형트럭 경쟁시장서 ‘가성비’는 덤

이스즈 PDI 센터에서 만난 포워드가 주행하는 모습
이스즈 PDI 센터에서 만난 포워드가 주행하는 모습

지난 7월 이스즈(ISUZU)의 국내 공식 판매사인 큐로모터스가 적재중량 5톤 중형트럭 포워드를 선보였다. 3.5톤 엘프에 이은 2번째 라인업이다. 배기량 5.2ℓ에 최대출력은 240마력, 적재함 크기도 중형트럭 표준용량이다. 스펙으로만 보자면, 이미 달아오를 때로 달아오른 중형시장에서 내세울 게 그리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는 시승하기 전의 생각일 뿐이었다.

이스즈의 중형트럭 포워드(Forward)를 시승하기 위해 지난 12월 경기 평택에 위치한 이스즈 PDI 센터를 찾았다. 뛰어난 스펙도, 차별화되는 요소를 찾기 어려웠던 만큼, 어떤 성격을 갖춘 트럭인지 궁금증이 컸다.

포워드는 중형트럭으로 1970년부터 지금까지 생산되는 모델로 이스즈 내에선 엘프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국내 출시된 포워드는 2007년 5세대 출시 이래 두 차례의 마이너 체인지를 거친 모델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포워드의 인기는 대단한데 2019년 기준 일본에서만 1만 7,616대가 팔리며 일본 내수시장 점유율 약 40%를 기록했고 호주, 동남아 등 해외에 4만 3,000여 대가 수출된 바 있다.

시승 코스는 이스즈 PDI 센터를 나와 인근 평택항까지 약 30km 구간을 주행했다. 실제 화물차주들의 주행환경을 맞추기 위해 적재함에 4톤의 짐을 실었다.

포워드 핸들 및 계기판의 모습
포워드 핸들 및 계기판의 모습

헥사포드 디자인…엘프와 패밀리룩 구성
포워드의 전면부 디자인은 3.5톤 엘프와 패밀리룩을 이룬 만큼 상당히 익숙하다. 이스즈의 패밀리 룩을 구성하는 ‘헥사포드’ 디자인이다. 이 디자인은 깔끔한 외관, 쾌적한 실내공간, 편의를 생각한 인체공학적 인터페이스가 핵심으로 뛰어난 시계성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헤드램프는 날카로운 눈매를 자랑하듯 옆으로 뻗었으며 수평 라인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조화를 이뤘다. 대개 수입트럭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캡 색깔을 달리해 개성을 표현하는데 포워드는 동일한 색감으로 통일성을 강조했다.

차량 내부는 담백하게 구성했다. 운전석 공간은 이스즈의 인체공학적 설계가 돋보였는데 탁 트인 시야에 45도까지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다만, 뒷공간이 없다는 점은 ‘옥에 티’였다. 중형트럭은 소형, 준중형에 비해 차숙이 잦은 편인데 운전석 시트로 해결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생겼다.

이는 당일 운전이 기본인 일본과 국내 운행 환경의 차이가 만들어 낸 현상이다. 이에 대해 큐로모터스는 구매 고객에게 운전석과 조수석을 연결한 간이침대를 제공하고 있다.

손쉬운 운전에 승차감도 합격점

이스즈가 자랑하는 자동화변속기 스무더의 모습.
이스즈가 자랑하는 자동화변속기 스무더의 모습.

차량에 탑승해 시동을 걸자, 걸걸한 디젤엔진 음색이 귓가에 울렸다. 엑셀레이터를 가볍게 밝자, 묵직한 음색과 함께 부드럽게 출발했다. 적재함에 4톤 가량의 짐이 실려 있다는 사실도 잊을 만큼 포워드는 이질감 없이 운전자의 지시대로 정확히 따랐다.

엔진은 엘프에도 탑재되는 배기량 5.2ℓ 4HK1-TCH 엔진이지만, 포워드에는 엘프보다 최대출력은 50마력 높인 240마력을 발휘하도록 세팅됐다. 그럼에도 경쟁모델들이 6~7ℓ급 엔진에 280~320마력 사이의 출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다소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포워드의 적재함에 4톤의 짐을 실고 주행하는 내내 경쾌한 가속을 보여주었다. 부피짐 위주의 차주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엔진이 될 것이다.

운전석 우측엔 6단 자동화변속기 스무더가 장착됐다. 기자가 승용차보다 큰 트럭을 시승함에도 긴장하지 않았던 원동력이자 이스즈 엘프 운전자를 만났을 때, 예외 없이 호평했던 변속기였다. 엔진과 변속기의 궁합에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일정 속도에 적정 rpm이 차오르면, 자연스럽게 변속을 이어나가며, 엔진의 출력을 유지시켜준다.

승차감은 독일 ISRI의 에어서스펜션 시트를 적용한 탓에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하다. 주행하는 내내 조금의 흔들림이라도 발생하면 에어스프링의 수축과 팽창을 통해 진동과 충격을 최소화 해준다.

무엇보다 제동력도 우수했다. 실제 도로다 보니 신호를 준수하며 달려야했고 브레이크를 사용할 기회가 많았다. 적재상태에선 최대한 브레이크를 밟지 않도록 주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워드에 장착된 풀에어 브레이크는 적재 상태임을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제동력을 자랑했다.

투박한 실내 속, 꽉 찬 첨단 안전사양

포워드 운전석 모습
포워드 운전석 모습

아날로그 계기판에 수동 공조기 그리고 직사각형의 센터펜시아의 수납함 등 투박한 실내 구성이지만, 첨단 안전사양은 수준급이다. 

그중 차선이탈 경고 기능이 인상적이었는데, 도로에서 시속 80km/h 속도에서 깜박이 없이 차선을 넘자 계기판에 차선이탈을 알리는 경고등이 점등됨과 동시에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깜박이에 인색한 화물차주들에게 좋은 습관을 심어줄 것이다.

이 외에 첨단기능인 전방 추돌경고시스템(FCW), 비상자동 제동장치(AEBS),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HSA)는 안전 문제로 직접 시연하지 않고 교육으로 대체했다.

트레이너는 “포워드는 단순하게 첨단사양을 욱여넣은 것이 아니라 각 첨단사양도 운전자의 기호에 맞게 반응성을 조절할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실제 HSA의 해제 타이밍은 빠르게, 느리게 각각 11단계로 총 22단계를 제공하며 자동화변속기의 변속 타이밍도 8단계를 제공한다.

트럭의 본질을 알려준 '포워드'

포워드를 경험한 결과, 실용성으로 똘똘 뭉친 담백한 트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투박하지만 필요한 것만 담긴 정갈한 실내, 내구성과 연비에 이점이 있는 저배기량의 저출력 엔진과 6단 자동화 변속기, 확실한 제동력을 자랑하는 에어 브레이크와 안전주행을 돕는 첨단 안전사양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포워드의 특징들을 종합해보면, 포워드는 중형트럭이라는 차급에 속하지만, 타겟시장은 기존 중형트럭들과 다르다. 고출력이 필요 없는 특장차나 부피짐 위주로 싣는 화물차주들에게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장에는 가격적 이점이 따라야 하는데, 포워드의 국내 출시가격은 특장용 섀시캡 기준 7,000만 원 초반대로 기존 수입산 트럭보다 저렴하고 국산 트럭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뒤처지지 않는다.

이스즈 포워드 제원
이스즈 포워드 제원

큐로모터스 관계자는 이스즈라는 명성에 걸맞게 첨단 안전사양, 편의사양을 갖추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을 채택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고객이 차량을 최대한 오래 운행할 수 있도록 ‘헬스리포트’를 제공한다. 헬스리포트는 이스즈 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의 엑셀과 브레이크 사용을 통계화하여 연비를 향상할 수 있는 습관을 가르쳐준다.

포워드는 수입 트럭 특유의 튼튼한 내구성과 첨단 장치를 무장하고 ‘경제성’으로 개성을 드러냈다. 모든 브랜드가 캡의 크기를 키우고, 적재함을 늘리고, 출력을 높이는데 혈안이지만, 포워드는 잘 가고, 잘 서는 트럭 본질에 충실했다. 앞으로 중형트럭 시장에서 포워드가 가성비 좋은 공격수로 활약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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