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는 하나…전기를 에너지로 사용
전기트럭, 단순한 구조에 개발 용이
수소트럭, 빠른 충전에 긴 주행거리

상용차 업계에도 친환경 바람이 거세다. CNG(압축천연가스), LNG(액화천연가스) 그리고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친환경 상용차가 개발되고 있지만 궁극적인 형태가 전기차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올해에도 전기·수소 모델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은 짧은 주행거리와 적은 충전소 현황 탓에 틈새시장을 노리는 형국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디젤엔진을 대신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다가올 미래를 장식할 전기상용차 개념을 짚어보고, 국내 친환경 상용차 시장과 함께 충전소 현황을 살펴봤다.

전기차는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전기배터리 방식’과 ‘수소연료전지 방식’이다. 흔히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으로 구분되는 두 방식은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뿌리가 같다.

그럼에도 구동방식에서 오는 차이점은 극명하다. 각 구동방식에 따라 차량의 장단점이 분명해지는데 이는 상용차에 적용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전기배터리, 낮은 진입장벽에 ‘쑥쑥’
전기배터리가 장착된 트럭(이하 전기트럭)의 원리는 단순하다.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이 전기모터를 가동시켜 차량을 나아가게 한다. 충전도 쉽다. 스마트폰을 충전하듯 전기트럭 충전기 커넥터를 트럭 소켓에 꽂고 전기를 충전하면 된다.

이 같은 구조와 충전방식의 ‘단순함’은 트럭 개발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차량 설계가 수월해지며 공간 활용성이 커진다. 구동시켜야 할 부품이 줄어 내연기관 트럭에 비해 에너지 손실과 유지·관리비도 낮다. 

또 전기트럭 대부분은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하는데 리튬이온배터리는 이미 상당부분 기술 개발이 진행된 분야라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나 볼보트럭, 만트럭 등 대부분의 완성차 브랜드들이 곧바로 전기트럭 개발에 뛰어들 수 있던 이유다. 

2017년쯤 등장하기 시작했던 전기트럭은 배터리를 완충하는데 수 시간이 걸렸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가 100km 내외였다. 그러나 불과 2년여 만에 전기트럭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상승해 1회 충전에 200여 km를 달릴 수 있다. 충전시간도 고속충전 기준으로 1~2시간까지 단축됐다. 

짧은 주행거리와 긴 충전시간이 문제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전기트럭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200 km 남짓의 짧은 주행거리가 문제다.  

이는 전기트럭이 지닌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중대형 전기트럭이 상용화 되려면 한번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개발이 필수적이다.

느린 충전 속도도 문제다. 장거리 운송을 하는 트럭이 중간에 멈춰 몇 시간 동안 충전을 하고 있을 순 없다. 급속충전 시간도 여전히 1~2시간에 머무는 탓에 현재 전기트럭은 쓰레기 수거용 차량이나 도심 운송 등 단거리 운행이 필요한 업종에서만 활용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장거리 운송에 최적화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트럭(이하 수소트럭)은 전기트럭이 지닌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수소트럭은 기존 전기트럭에 배터리 대신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모델로 보면 된다. 이 연료전지가 수소를 전기로 바꾼다. ‘자체 생산’된 전기가 모터를 구동시켜 차량을 움직인다.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을 제외하면 원리적으로 전기트럭과 동일하다. 

충전방식은 디젤트럭과 유사하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듯 수소를 채우기만 하면 된다. 적절한 충전시설이 구비돼있다면 5분 내외로 충전이 끝난다. 

게다가 1회 충전 시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도 300`~500km 전기트럭보다 길다. 이처럼 수소트럭은 충전 속도가 빠르고 주행거리가 길어 장거리 운행이 필요한 중대형 트럭일수록 진가를 발휘한다.

각종 기술 개발이 난관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수소트럭 개발은 더딘 상황이다.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수소트럭은 전기트럭과 달리 구조가 복잡한데, 연료전지스택을 비롯해 고압수소탱크, 배기장치, 충전장치 등이 추가된다. 그만큼 에너지 손실과 유지·관리비용이 높아진다. 여기에 연료전지 촉매제로 사용되는 백금 가격이 비싸다는 점도 수소트럭 개발을 꺼리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미흡한 충전 인프라도 수소트럭 상용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수소충전소 설치 비용은 약 60억원으로 국가의 지원 없인 건설이 불가능할 정도이며 수소를 생산하고 운반·저장하는 기술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처럼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은 상반된 특성을 지녔지만 “전기배터리든 수소연료전지든 디젤에서 전기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처럼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은 상호보완 관계를 유지할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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