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형 수소버스 72%↑…전기버스는 후퇴 국면?

올 1~9월 ‘전장 9m급 이상 중대형 버스’ 판매 실적 총 5,765대 판매…전년 동기 比 10%↑ 수소버스_ 도심형·고속형 각각 12%, 72%↑ 도심형 버스_ 수소 제외 CNG·전기 모두 감소 수소버스 보급 실적 목표치 15% 내 증가세

2025-11-10     유지영 기자
중대형 버스 시장의 친환경 전환 확산으로 도심 곳곳을 주행하고 있는 전기버스의 모습. 

올해 들어 중대형 버스 시장이 친환경 전환의 분기점을 맞고 있다. 2017년 말 전기버스가 본격 양산된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보급이 확산돼 왔지만, 올해 1~3분기(1~9월) 판매(신차 신규등록 기준)된 중대형 전기버스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이며 보급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 반면 수소버스는 급등세를 이어가며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중대형 버스 판매 대수는 총 5,765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253대) 대비 9.7% 증가한 수치다. 시장 전체는 성장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연료별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도심형 버스 / 전기버스 보급 정체 속 수소버스 급등세 
도심형 버스 시장의 무게 중심이 전기에서 수소로 서서히 이동하는 모양새다. 전기버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 1,831대에서 올해 1,809대로 1.2% 감소하며 사실상 보급 정체 구간에 들어섰다. 초기 보급이 활발했던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보급이 이뤄졌고, 충전 인프라 부담과 배터리 교체 비용이 시장 확장의 과제로 남아있다.

반면 수소버스는 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심형 부문 등록 대수는 391대에서 439대로 12.3% 증가하며 친환경 전환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았다. 전국 주요 거점에 조성 중인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기반으로 형성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는 시내버스 노선을 수소 중심으로 전환해 교체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CNG(압축천연가스) 버스는 418대에서 267대로 36.1% 급감하며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친환경 대체연료’로 각광받았던 CNG는 전동화·수소화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현대차의 도심형 수소버스 '일렉시티 FCEV'의 모습. 

 고속형 버스 / 경유버스 강세 속 수소버스 빠르게 추격 
고속형 버스 시장에서는 경유버스와 수소버스의 상승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경유버스는 지난해 1~3분기 2,094대에서 올해 같은 기간 2,628대로 25.5% 증가하며, 여전히 장거리 운행 중심의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장거리를 운행하는 고속형 노선 특성상, 배터리 용량 한계와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전기버스 도입이 더딘 상황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내연기관 중심 체제가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수소버스는 이 틈을 착실히 파고들고 있다. 같은 기간 202대에서 348대로 72.3% 급증했다. 이는 광역 및 고속 노선을 중심으로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 한 해 수소버스 판매가 꾸준히 성장했음에도, 올해 초 정부가 제시한 ‘수소버스 2,000대 보급’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2025년 1~3분기 실제 수소버스 보급 실적은 약 300여 대 수준으로, 전체 목표의 15%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8년간 전기버스가 부침을 겪으며 최근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수소버스는 조금씩 보급 확대를 위한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운송사업자의 초기 투자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소버스의 급속한 확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K 내트럭 인천수소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FCEV)의 모습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38호(11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