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유럽 트럭 시장 판매량 하락 속 전기트럭은 급등
3.5톤 이상 트럭 판매량 16%↓…독일은 27%↓ 디젤트럭 점유율은 93%로 여전히 절대적 비중 전기트럭, 80% 이상↑…볼보·르노가 시장 견인
트럭의 ‘본고장’ 유럽에서 친환경 상용차의 판매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전체 트럭 판매량이 20% 가까이 감소한 가운데, 전기·수소 등 무공해 트럭의 판매세는 오히려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청정교통협의회(ICCT)와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유럽연합(EU, 영국·노르웨이·스위스 제외)에서 판매된 차량총중량(GVW) 3.5톤 이상의 중대형 트럭은 7만 2,941대로, 전년 동기(8만 6,824대) 대비 16.0% 감소했다. 참고로 유럽은 적재캐파를 기준으로 하는 한국과는 달리 차량총중량을 기준으로 차급을 구분한다.
국가별로는 유럽 최대 트럭 시장인 독일이 전년 동기 대비 25.4%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어 프랑스(-17.6%), 폴란드(-12.5%), 이탈리아(-9.4%) 등 주요 국가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형(16톤 이상)과 중형(3.5톤~16톤 미만) 트럭의 실적이 상반됐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
대형·중형 트럭 모두 큰 폭↓…독일은 하락 ‘뚜렷’
지난 1분기 EU에서 판매된 16톤 이상 대형트럭은 6만 893대로, 전년 동기(7만 3,048대)보다 16.6% 감소했다.
이 가운데 독일은 1만 2,244대를 판매해 27.6% 급감했고, 프랑스(9,589대)는 19.6%, 이탈리아(5,951대)는 10% 줄었다. 브렉시트 이후 별도로 집계되는 영국도 9,842대에서 8,820대로 10.4% 감소했다. 리투아니아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에서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중형트럭(3.5톤 초과~16톤 미만)도 비슷한 상황이다. 유럽연합 내 중형 트럭 판매량은 1만 2,048대로, 전년 동기(1만 3,776대) 대비 12.6% 줄었다. 독일은 19.7%, 프랑스는 4.2%, 영국은 4.9% 감소해 대형트럭보다는 낙폭이 작지만, 전반적인 하락세가 이어졌다.
ACEA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복잡한 규제가 신차 구매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디젤 절대 의존 속, 친환경 트럭 가파른 ‘성장세’
전체 신규등록 트럭 중 디젤트럭 비중은 여전히 93.4%로 절대적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은 17.7% 줄었다. 이러한 디젤 차량의 감소 속에서도, 전기 및 수소트럭 등 무공해 상용차는 약 2,500대 이상 판매되며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3.5톤~12톤급 전기트럭은 1,700대로, 작년 동기(930대) 대비 82.8% 증가했다. 중소형 상용차 부문에서 친환경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브랜드별 순위를 살펴보면, 볼보트럭과 르노트럭이 친환경 트럭 시장의 57% 이상을 점유해 시장을 견인했다. 이어 만트럭(MAN)이 eTGX를 앞세워 3위, 다임러트럭, 스카니아, 다프(DAF)가 뒤를 이었고, 국산 브랜드인 현대차도 수소트럭을 중심으로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국가별 전기트럭 판매 성장률도 주목할 만하다. 프랑스는 332대를 판매해 71.1% 증가했고, 이탈리아 145대(137.7%↑), 스웨덴 162대(118.8%↑)를 기록했다. 반면 수소트럭은 LPG 및 CNG 등 기타 연료와 함께 집계돼 구체적인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유럽의 상용차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무배출존(Zero Emission Zones) 도입을 꼽는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일부 국가가 도심 내 탄소 배출 차량 진입을 제한하면서 친환경 트럭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대표 사례로, 네덜란드는 2050년까지 모든 도시를 무탄소 지역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 아래 인프라를 구축 중이며, 이에 따라 전기트럭 시장이 342.7% 성장해 유럽연합 전체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