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 영업용 비중 절대적…국산 88% vs 수입산 97%

<시장점검 ④ 트랙터 시장 5년> 안전운임제 이후 트랙터 판매량↓·국산 점유율↑ 현대차 안정적 성장…타타대우 맥쎈으로 재도약 모색 수입산 볼보트럭·만트럭 견고…벤츠트럭·이베코 성장세 영업용 94% 압도적…장거리 전문운송 시장 특성 뚜렷

2025-08-20     정하용 기자

2020년 안전운임제 도입으로 큰 성장세를 보였던 트랙터 시장이 5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변화를 겪고 있다. 수출입 컨테이너 및 시멘트 품목만을 대상으로 3년 간 시행됐던 안전운임제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트랙터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지만, 이후 안전운임제가 막을 내리면서 시장 규모는 축소됐고, 20여 년 간 수입산에 눌려있던 국산 트랙터가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rucks 2025. 하반기호 시장점검 시리즈 이어짐)

현재 수입산 중심의 트랙터 시장 구조는 여전하지만, 국산 트랙터의 약진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안전운임제 재도입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트랙터 시장의 재성장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국내 트랙터 시장은 2020년 2,147대에서 2022년 2,699대로 25.7% 급성장했다가 2024년 1,871대로 다시 줄어들었다. 

하지만 국산 점유율은 2020년 27.7%에서 2024년 31.6%로 지속 상승하며, 수입산 일변도였던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정부가 안전운임제 재도입으로 향후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안정적 성장, 타타대우는 맥쎈으로 재도약 모색
브랜드별로 보면, 현대자동차는 2020년 485대에서 2024년 499대로 소폭 증가하며, 시장 축소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은 22.6%에서 26.7%로 4.1%p(포인트) 상승해 국산 트랙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주목할 점은 타타대우모빌리티의 변화다. 트랙터 판매량은 2020년 110대에서 2024년 93대로 감소했지만, 2022년 맥쎈 출시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으로 불리는 트랙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맥쎈이 기존 프리마 대비 향상된 성능과 상품성을 바탕으로 대형 카고트럭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향후 트랙터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와 타타대우 등 국산 전체로는 2020년 595대에서 2024년 592대로 거의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며, 시장 전체가 30% 이상 축소된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산 추격 속 수입산 5개 브랜드 각축전
국산 브랜드의 약진으로 수입산 5개 브랜드 간에는 더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먼저 볼보트럭코리아는 2024년 기준 417대를 판매하며 1위를 유지했다. 2020년 511대에서는 감소했지만, ‘FH’ 시리즈의 뛰어난 장거리 성능과 연비 효율성으로 장거리 운송업체들 사이에서 높은 신뢰도를 구축하고 있다.

스카니아코리아는 2020년 496대에서 2024년 281대로 감소했지만, 이는 대형카고 시장 집중 등 전략적 포지셔닝 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독일 브랜드 특유의 뛰어난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208대에서 2023년 273대까지 31%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장거리 운송에 특화된 연비 효율성과 운전 편의성으로 전문 운송업체들 사이에서 신뢰도를 쌓아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트럭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2020년 233대에서 2023년 422대까지 81% 증가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2024년 285대로 다소 조정됐지만, 여전히 2020년 대비 22% 높은 수준이다. ‘악트로스’의 프리미엄 기술력과 첨단 안전사양이 고급 운송업체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이베코코리아는 2020년 104대에서 2024년 152대로 46.2% 증가하며 5개 수입 브랜드 중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영업용이 94%로 압도적
트랙터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영업용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2024년 기준 94.3%가 영업용으로, 일반 화물차와는 차원이 다른 전문 운송 시장의 성격을 보여준다. 이는 트랙터가 주로 컨테이너와 대형 트레일러를 견인하는 장거리 운송에 특화된 차량이기 때문이다.

국산도 영업용 비중이 87.8%에 달한다. 2020년 93.3%에서는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90%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국산 트랙터도 이제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전문 운송업체들이 인정하는 성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수입산의 영업용 비중은 97.3%로 국산보다 높지만, 2020년 98.8%에서는 감소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입지가 여전히 공고하지만, 국산의 추격으로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35호(8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