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소형 전기트럭 T4K, 연일 프로모션으로 실적 지탱?
국고보조금, 1,200만 원에서 작년엔 462만 원으로↓ “차주들 주행거리 외 중고 가격, 서비스센터 등 구매 망설임 요인이 많아 국산 전기트럭으로 발길” 2년간 859대 실적…“연간 3천대 판매 장담” 무색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가 국내 종합무역상사인 GS글로벌과 손잡고 한국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1톤급 소형 전기트럭 ‘T4K’를 출시했으나, 2년간 국산차의 아성(牙城)을 깨지 못한 채 그 존재감에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2023년 4월에 국내 출시된 T4K는 현재 중국산 소형 전기트럭으로 유일한 차종이다.
비야디는 국내 출시 당시 한국의 1톤 소형트럭 차주들을 대상으로 주행거리와 안전·편의성 등의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하여 T4K를 개발·출시했다고 강조했지만 출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판매량(신차 등록 기준)이 1,000대를 밑도는 859대(2023년 213대, 2024년 646대)의 저조한 실적을 나타낸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비야디는 한국 시장에서 T4K의 연간 판매량 3,000대를 장담했었다.
비야디의 수입·판매업체인 GS글로벌은 T4K에 대한 국내 소형 전기트럭 시장의 낮은 인지도와 지난해부터 리튬인산철(LFP) 전기트럭에 대한 국고보조금 대폭 삭감을 계기로, 파격적인 할인혜택 등 연일 프로모션으로 고객을 유치해 나가고 있지만, 이마저도 기대만큼 판매 실적 증대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GS글로벌은 지난해 1월부터 매달 1개꼴로 프로모션 상품을 내놓고는 있지만, 월 평균 50대 판매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T4K 출시 이후 2년간 국내 1톤급 소형 전기트럭 시장의 판매 변화 추이와 함께, 새로운 대안이 추가됐음에도 외면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차주들 “‘T4K’ 주행거리 외에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1톤급 소형 전기트럭은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3 EV’, 2023년 4월 출시한 비야디 ‘T4K’, 그리고 2024년 4월 출시한 현대차 ‘ST1’ 등 총 4개 모델이다. 재작년부터 2개 차종이 추가로 늘어났지만, 1톤 전기트럭의 수요는 포터2 일렉트릭과 봉고3 EV에 집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포터3 일렉트릭은 총 1만 1,251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이어 봉고3 EV가 6,015대, ST1 978대, T4K 646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급 최고 수준의 스펙을 갖춘 T4K가 지난해 2분기에 출시한 ST1보다 더 낮은 판매량을 보인 것.
한 온라인 전기차 커뮤니티에서 T4K를 운용하고 있다고 밝힌 일부 화물차주는 “국산 전기트럭보다 큰 배터리 덕분에 완충 시 220km 주행이 가능해 운행 중 충전 걱정은 덜었지만, 포트홀이나 방지턱에서 차체에 전해지는 충격이 심하고, 운전석 또한 타 차량들에 비해 비좁아 편의성 면에서 국산보다 다소 떨어진다”라고 평가했다.
국산 견제 못하는 T4K…뭐 때문에?
그렇다면 왜 비야디 T4K는 화물차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걸까. 비야디 T4K가 화물차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로는 급격하게 줄어든 국고보조금이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한 T4K 출시 당시 책정된 국고보조금은 대당 1,200만 원에 달했으나, 2024년 462만 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376만 원까지 떨어졌다. 2년 만에 보조금이 68% 이상 줄어 들었다.
여기에 중고트럭 판매 시 가격 방어가 어렵다는 우려도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에서 1톤 전기트럭을 운용하고 있는 한 화물차주는 “전기트럭은 구매보조금 수령 이후 5년이 지나야 중고트럭으로 매매 가능한데, T4K는 아직 출시 3년 차라 매물이 전혀 없는 상황이고 향후 시장 가치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를 사용하는 차량 특성상 앞으로 성능 저하 문제까지 고려하면, 구매보조금을 받고 산 신차와 중고차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은데 성능 면에서는 차이가 날 수 있어 결국 국산 트럭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서비스센터 네트워크 부족도 T4K의 판매 확산에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현재 비야디의 공식 서비스센터는 7곳에 불과하며, 나머지 공업소도 전국에 23곳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매출이 곧 생계와 직결된 1톤 트럭 차주들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서비스센터도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