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탄소배출 규제와 디젤의 대안
‘수소연료전지’ 넘어 ‘수소엔진’으로 가나
만트럭버스, 트럭엔진에서 열병합발전까지 커민스, 중대형 15리터 엔진 ‘X15H’ 개발 완료 HD현대 11·22리터급 ‘HX엔진’ 2025년 본격 양산 볼보·다임러트럭 합작 ‘셀센트릭’, ‘NextGen’ 공개
수송차량에 대한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화되고 있다. EU(유럽연합)는 2024년 3월 수송부문 탄소배출 규제 유로7(Euro7) 수정안을 승인했으며, 2035년 탄소 배출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사실상 내연기관과의 작별을 고했다.
이러한 규제는 전기차, 수소연료전지(FCEV), 수소엔진(H2-ICE)에는 새로운 길이 열리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특히 대형 수송차량에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전기차보다 FCEV, 수소엔진이 총 중량에 차지하는 비중에 있어 우월하다는 측면이 부각되고 있고, 충전 시 주행거리도 우수해 중장거리 운송 시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상용차정보에서는 대형 수송차량에 적합하다고 평가되고 있는 FCEV, 수소엔진의 국내외 개발 현황 등을 살펴봤다.
▲ H2-ICE, 완전한 탄소배출 ‘0(Zero)기술’
하이브리드와 가스엔진은 중기적으로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전환 기술로는 활용이 가능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배기가스 배출을 0(제로)화 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전기차 또한 그리드 전기를 충전할 때 배출되는 부문은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탄소배출 제로기술은 현재로서는 수소연료전지와 수소엔진이 중심적인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수소엔진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고, 그에 따른 수소 관련 비용이 높아 파워트레인이 아직 비경제적인 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수소엔진에 주목하는 이유는 비교적 낮은 자본비용과 수소의 낮은 가격형성, 높은 효율성으로 총 보유비용(TCO)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엔진개발에 있어 이미 선도적으로 리드하고 있는 독일 만트럭버스는 2021년부터 트럭 프로토타입을 보유해 오고 있으며, 모듈식 디젤엔진 시스템을 기반으로 500마력 이상, 2,500Nm 토크의 16.8리터 수소엔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독일 뉘른베르크에 위치한 만트럭 엔진역량센터에서는 열병합발전(CHP)분야에서 고정형 수소엔진을 연구하고 있다. 센터에는 보어(Bore)가 132mm, 스트로크 157mm인 8기통 MAN ‘H3268’ V엔진을 구동하고 있는데, 이는 MAN ‘E3268’ V8 천연가스엔진과 매우 유사하다. 터보차징, 인젝터, 혼합기 등 다양한 측면이 수소 작동에 맞게 조정돼 있다. 연구는 높은 전력 밀도와 콤팩트한 공간에서 높은 출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커민스는 ‘B6.7H’ 수소엔진을 공개한 바 있다. 10~26톤 차량충중량(GV W) 범위의 트럭에 장착 가능한 엔진으로 500km 주행, 290마력(216kW)의 제원을 가지고 있다.
디젤엔진을 6.7리터 수소엔진으로 대체하면서 동일한 변속기, 구동계 및 냉각 패키지와 호환되며 낮은 비용으로 구축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또 하나 독립적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X15H(15리터)’ 수소엔진도 개발을 완료해 2027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X15H 엔진은 기존 차량의 재설계 없이 기존 디젤엔진 자리에 통합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디젤 플랫폼 간 일부 부품에 대해서는 호환이 가능하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11리터급 차량용 수소엔진 ‘HX12’와 22리터급 수소엔진 ‘HX22’ 개발을 완료했다. 최적의 성능설계를 통해 배기량 대비 최대 출력과 토크가 뛰어나고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노후화된 차량의 리트로핏(Retrofit, 개조)이 용이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2025년 하반기부터 트럭용 수소엔진, 2026년에는 11리터급 발전용 수소엔진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후 2027년까지 고출력 수소엔진을 개발해 대형 트럭이나 고출력 특수장비 등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독일의 데인츠(DEUTZ)는 기존 6기통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TCG 7.8’ H2엔진 개발을 완료하고 중국 측 주문에 따라 200kW 저출력의 철도 운송용 엔진 양산에 들어갔다. 데인츠에 따르면 현재 트럭에 탑재 가능한 엔진은 2025년에 출시할 계획으로 TCG 7.8 H2엔진 기반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볼보그룹과 웨스트포트 연료시스템의 합작사인 세스피라(Cespira)는 개발된 수소엔진에 13리터 고효율, 고성능 중장비 디젤 내연기관에 H2 HPDI(고압직접분사) 시스템을 적용했다.
파일럿 점화방식을 사용한 HPDI는 원래 대형 천연가스 엔진용으로 개발된 상용 기술이다. 이를 통해 디젤 사이클 열역학을 활용함으로써 수소로 작동하는 HPDI 연료시스템은 기본 디젤 엔진의 높은 열효율과 전력 밀도를 넘어섰다.
▲ FCEV, 현대차의 앞선 기술력 주목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구동하는 수소연료전지(FCEV) 기술은 이미 대형차량에 장착돼 생산될 정도로 보편화되는 기술로 올라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2013년부터 트럭과 버스에 장착하면서 앞선 기술로 선도하고 있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스택의 부품설계에서 제조생산까지 모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퓨얼셀이 뒤를 잇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비즈니스솔루션인 HT WO를 출범하고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했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수소탱크로부터 수소를 공급하는 수소공급시스템을 비롯해 공기로부터 산소를 공급하는 공기공급시스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키는 연료전지스택, 최적의 반응 온도를 유지시키는 열 관리시스템 등이 탑재돼 있다.
HTWO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일체화된 팩으로 제작된 기술이며 시스템을 2개까지 탑재 가능한 확장성에 있다.
해외에서는 스웨덴 볼보그룹과 독일 다임러트럭AG가 합작 투자해 설립한 셀센트릭(Cellcentric)이 앞으로 볼보와 다임러트럭에 공급될 ‘넥스트 젠(NextGen)’ 연료전지시스템을 공개했다. 연료전지시스템은 약 150kW 출력을 가지고 있으며, 확장 시 약 300kW 출력을 가진 대형 상용차 엔진 공간에 설치 가능하다.
독일의 보쉬는 스웨덴 파워셀과 제휴를 통해 폴리머 전해질 멤브레인(PEM)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일본 토요타는 프랑스에서 FC모듈을 장착한 버스 시범운영과 유럽 VDL그룹 물류운송차량으로 FCEV 테스트 트럭 4대를 시험하고 있으며, 혼다는 미국 GM과 기존 클래리티 퓨얼 셀(Clarity Fuel Cell)보다 비용 절감과 내구성을 강화한 2세대 연료전지모듈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