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산전, 수소·전기버스로 국산 브랜드 강화 나선다

김천공장서 김광석 우진산전 부사장으로부터 듣다 김천공장에서 내년부터 수소버스 생산 출시 수소내연기관 장착 ‘베어섀시’로 해외시장 공략 올해 전체 500대 판매 목표…무난히 달성할듯

2024-10-14     지재호 기자
우진산전의 전기버스 생산 모습

국산 버스 브랜드 우진산전이 내년 상반기 9m급, 하반기 11m급 수소연료전지버스(이하 수소버스)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수소 경제 교통인프라 레이스에 나선다. 또한 협업을 통해 국내 최초의 수소내연기관(H2-ICE)을 장착한 베어섀시(bare chassis/프레임과 엔진 등 차량의 기본 뼈대로만 구성)를 출시해 내수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두드린다는 전략이다. 

경북 김천에 전체 면적 7만 6,000㎡(약 2만 3,000평), 공장 시설 2만 3,000㎡(약 7,000평) 규모로 준공된 우진산전 김천공장을 찾아 김광석 부사장으로부터 생산시설 소개와 우진산전의 주요 이슈에 대해 들어봤다.

우진 버스, ‘중국산’이라는 왜곡된 오명
우진산전은 국내의 몇 안 되는 국산 버스 브랜드임에도 악의적인 타 업체들의 왜곡된 소문으로 ‘중국산’이라는 오명을 들어야 했다.

이는 과거에 전체 설계는 우진이 했지만 배터리는 국산, 차체는 인정을 받고 있는 업체의 제품을 공급받는 방식인 부품 아웃소싱을 추진하면서 왜곡되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완전 국산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단 빠른 수급이 필요했던 운송사들의 요청을 들어 대규모 차체를 들여온 것이 발단이 됐다.

환경부 보조금 이슈도 있지만 차체 수입 방식에 한계를 느낀 우진산전은 국내 생산으로의 전환 필요성이 제기됐고, 김천공장이 준공됨에 따라 조립라인을 만들고 차체에 파워트레인 등 200개 이상의 구성 요소들을 재설계해 조립 생산을 진행했다.

우진산전이 상용차 시장에 비전을 가지고 시설 투자를 확대한 것과 달리 왜곡된 소문을 들어 악용했던 일부 중국버스 수입사들은 정부 보조금 이슈로 버스 시장에서 사라졌다.

우진산전의 버스부품 국산화는 80%에 달한다. 이에 대해 김광석 부사장은 “우리나라는 순혈주의가 강하다. 그런데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를 하면 비싸다는 말만 한다. 그 때문에 우리는 손가락 빨고 계속 돈을 투자해야 하는 실정이 된다”라면서 “현대 차량 부품이 3만 개에 이른다. 많은 부품들이 글로벌 소싱을 통해 받고 있다. 반도체는 국산이 별로 없다. 있어도 몇 개 들어가지도 않는다. 그나마도 핵심 부품들은 일본에서 수입을 한다. 사실상 국산으로 남아 있는 것은 브랜드뿐이다”라며 사회적으로 국산을 강조하는 말과 다른 양면적 모순에 개탄했다.

국산·수입산이냐 보다, 이제는 버스 브랜드 경쟁
버스 시장은 이제 성숙도가 2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김 부사장은 강조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생존에 급급해 노이즈를 펼칠 수밖에 없었고, 그들이 그것을 이용했음에도 소량을 팔고 시장만 혼탁하게 만든 시점을 1단계로 평가한 것이다. 

그런 업체들이 대부분 정리되고 보조금 이슈로 소멸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수입산이냐 국산이냐 하는 문제보다 브랜드 싸움에 접어들었다. 우진산전은 현대차, 하이거, 비야디, KGM커머셜 등과 경쟁을 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는 한번 무너지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국내에 들어온 일부 중국산 버스는 사실상 브랜드를 포기했다. 저렴하고 마진이 좋은 장삿속으로만 접근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에 김 부사장은 “우리는 우리 브랜드가 아니면 안 한다. 우리는 한국 업체이고 한국의 브랜드를 가지고 우리가 책임진다는 자세로 임한다”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 부사장은 만약 국산 브랜드라는 가치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되묻겠다고 말한다. “너희는 그 브랜드에 대해 독점적이거나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는가?”라고.

우진산전에서 생산된 버스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수소버스 출시 계획 이어 수소 내연기관 개발에도 박차
우진산전은 내년 상반기 후반에 9m, 하반기에 11m 수소버스의 출시를 예고했다. 먼저 출시되는 9m 중형버스의 사전 수주는 1차 연도에 50대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진산전이 9m 중형과 11m 대형버스에 집중하는 것은 국내 현재 유일하게 출시하고 있는 현대차의 12m급 시장에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정부가 올해 910대 보급 목표를 밝혔고, 내년에는 1,100대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목표치를 현대차가 채우지 못한 것도 있으나 인프라 부족도 감안해 볼 때 시장분석을 통해 50% 이내의 가이드라인을 정한 계산에 따른 것이다.

우진산전은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있다. 대형차량은 전기를 활용한 차량보다는 수소와 같은 강력한 동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소내연기관 차량 개발을 위해 두산과 2년째 연구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다. 2025년 상반기를 목표로 SOP(Start of Production/양산) 체계에 들어가는 것을 대비해 프레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수소내연기관을 장착한 베어섀시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본격 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진산전은 국내 하이젠社와 2년간 기술 개발 끝에 국산 모터개발에 성공하면서 올해부터 점차적으로 장착하고 있다. 

올해 전기버스 판매량은 전체 450~ 500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많은 출고도 가능하지만 인증 절차적 문제로 최대 500대 정도 잡은 결과라는 게 김 부사장의 말이다.

현재 우진산전은 연간 700대 이상 생산을 해 오고 있고, 김천공장 준공으로 그 이상의 생산도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인증 지위를 획득하지 못해 매번 인증을 받고 버스를 출고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국산 버스 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은 관계부처가 고민해야 될 문제로 보인다.

우진산전 김천공장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