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망> 2023년 국내 트럭 시장은
대내외 악재 불구 선방한 2022년 2023년 도약의 기틀로 삼는다

작년 1~11월 준중형 이상 트럭 판매 전년과 동일 올해 들어서는 부품 수급난과 해운 적체 완화되고 수출입 물동량 증가 전망…신차 판매 호조 기대 중고트럭 시장 품귀현상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 “높은 할부금리는 트럭 수요 낮추는 요인” 우려

2023-01-18     장준영 기자

2023년 국내 트럭 시장은 ‘도약의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트럭 시장은 대내외 악재로 몸살을 앓았다. 부품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신차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돌았고, 중고트럭 시장의 품귀현상이 악화했다. 하지만 올해 이들 악재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트럭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외로 극심한 경기 침체가 예상되지만 트럭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동량과 부품 수급 문제는 오히려 해소되고 있는 모양새”라며 “여전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트럭 시장 실적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작년 트럭 판매 0.1%↑…생산 차질 탓
지난해 국내 트럭 신차 시장은 극심한 생산 차질에 시달렸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원부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판매(신차 신규등록 기준)된 준중형 이상 트럭(적재중량 2톤 이상 카고+특장차, 트랙터, 15톤 및 25.5톤 이상 덤프트럭)은 총 2만 9,401대로 전년 동기(2만 9,380대) 대비 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세한 통계는 트럭스앤파츠 47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밀려 있는 주문 대기를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국내 상용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코로나19 완화 효과로 트럭 주문량이 급격히 늘었지만 부품 수급난이 발목을 잡았다. 트럭 생산 및 재고 확보에 차질이 생긴 탓에 차를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한 것.

한 수입 상용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트럭 주문이 많이 늘었는데 본사에서 들여오는 물량에 한계가 있다 보니 원활히 대응하지 못했다.”며 “만약 생산 차질 문제만 없었다면 차를 만드는 족족 전부 팔려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부품 수급난 해소로 트럭 판매 증가 기대
올해 들어 국내 트럭 시장을 괴롭히던 글로벌 악재가 완화함에 따라 트럭 판매량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칩 수급난은 지난해 3분기부터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서스퀘하나 파이낸셜그룹’은 고객사가 반도체 칩을 인도받는 기간이 지난해 9월 들어 전월 대비 4일 정도 단축됐다고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부품 수급이 하루만 늦어져도 차량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

또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오토포어캐스트솔루션즈(Auto Forecast Solu tions)는 “올해 반도체 칩 공급량이 2022년보다 많이 나아질 것”이라며 반도체 칩 수급난으로 야기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생산 차질 규모’가 올해 들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부품 및 차량 수입에 악재로 작용하던 해운 물류난도 해소되는 양상이다. 당초 해운 물류 적체는 급격히 늘어난 물류 수요로 인해 컨테이너가 부족해지면서 발생했는데, 지난해 3분기 이후 중국의 수출 부진과 세계 경기 둔화 여파로 문제가 완화된 것이다.

이처럼 지난 2년간 지속됐던 트럭 시장의 생산 차질 문제가 해소됨에 따라 밀려있던 트럭 대기 수요가 빠르게 해소, 신차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경기침체 불구 물동량 상승 전망
트럭 신차 수요의 지표로 볼 수 있는 물동량도 비교적 양호할 전망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수출입 컨테이너 및 5톤 미만 일반화물의 물동량은 각각 전년 대비 4.2%, 1.4% 증가할 전망이며,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화물 물동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철강, 석유제품, 자동차, 자동차부품, 선박 등의 수출 물동량이 지난해 대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트랙터와 대형카고로 운반되는 품목의 물동량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차 수요도 지난해 대비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고트럭 품귀 해소로 시세 하락 가능성
트럭 신차 시장의 회복세는 중고트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중고트럭 시장은 지난해 극심한 품귀현상을 겪었다. 일반적으로 신차 생산이 원활해야 중고트럭 시장에 유입되는 매물이 늘어나는데, 신차 생산이 멈추자 중고트럭 매물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여기에 신차 대비 출고가 빠르다는 점에 수요가 늘면서 품귀가 악화, 중고트럭 시세는 전년도 대비 20~60% 수준까지 올랐다. 

올해 신차 생산난이 완화되면 중고트럭 품귀현상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중고트럭 매매상사 대표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중고트럭이 팔리지 않자 일부 매매상사들이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중고트럭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이 늘면 시세도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높은 할부금리가 트럭 수요를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액 할부 구매 비율이 높은 국내 트럭 시장 특성상 할부 이자 부담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당분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트럭 신차 및 중고트럭 할부금리는 각각 10%, 18% 수준으로, 이자 부담에 차량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타날 정도”라며 “고금리 상황이 장기간 유지될 경우 트럭 시장의 불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