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매거진 12돌 설문] 화물차운전자 296명에 묻다
국산­·수입산 ‘트럭·서비스 품질’ 평가...화물차주들 “국산 트럭 더욱 분발해야 한다”

[매년 4월 창간기념호에 맞춰 설문조사 진행] 차주 경험 바탕, 국산 아직 수입산에 저평가 비싼 돈 들인 안전사양, 체감은 아직 안돼 안전운임제 확대·유가보조금 개정엔 한 뜻

2022-04-11     박현욱 기자

국산 및 수입 상용차 브랜드들이 디젤트럭 배기가스 기준치로 2015년 유로6A(Euro6 stepA) 모델을 선보인 이후, 6~7년 만에 유로6D 신차들을 속속 출시했다. 이런 가운데 화물운송업계는 코로나19로 급격히 줄어든 일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는 기름값,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신차 및 특장 가격 인상 등 대내외적인 악재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유일의 상용차 종합 전문매체인 <상용차정보>는 창간 10주년, 11주년에 이어 이번 12주년에도 ‘온라인’으로 화물차 운전자들이 생각하는 국산 및 수입산 브랜드의 인식과 현 시장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어느 정도 설문에 참여했나?

<상용차정보>는 매년 4월 월간 <상용차매거진> 창간기념호에 맞춰 화물차 휴게소·차고지 등을 찾아가 현장 위주의 설문조사를 실시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로 3년 째 상용차신문 홈페이지와 화물차 운전자들의 4대 포털 커뮤니티(영운모, 로드파일럿, 버스트러커, 화물마루 등)의 협조를 받아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총 296명의 화물차 운전자(화물차주 포함)가 참여했으며, 차종별로는 △준중형카고(3톤급) 29명 △중형카고(5톤급) 47명 △준대형카고(8톤급/축차) 59명 △대형카고(9.5톤 이상) 64명 △트랙터 97명 참여했다. 사업형태별로는 △개인(구 개별·용달) 154명 △일반(법인) 138명 △자가용 4명으로 집계됐으며, 1톤 이하 경·소형트럭은 설문 집계서 제외했다.

국산·수입산 트럭 만족도 조사

“만족한다”에 국산 33%, 수입산 52%
불경기일수록 신차에 대한 화물차 운전자들의 선택은 더욱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국산과 수입산 브랜드 간 인식에 대해 살펴봤다.

“현재 타고 있는 트럭의 만족도”에 대해 묻자, 국산 트럭을 모는 응답자(174명) 중  43%(74명)가 ‘보통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34%(59명)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 한다고 응답 했지만, 23%(41명)는 ‘매우 불만 혹은 불만’이라고 답했다.

수입산 트럭을 모는 응답자(122명)의 경우 과반이 넘는 52%(64명)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 한다고 답했으며, ‘보통이다’고 답한 응답자는 43%(52명)로 그 뒤를 이었으며, ‘매우 불만 혹은 불만’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6명)에 불과했다.

정리해보면 국산 트럭의 경우 만족~불만이 공존했다면, 수입산 트럭에 대한 불만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국산 트럭을 운용하는 운전자들이 꼽은 국산 트럭의 장점으로 사후관리 및 서비스, 편의사양, 가격 등이 꼽힌 반면, 단점으로 내구성과 성능, 가격에 많은 집중도를 보였다. 장점과 단점으로 차량 가격이 동시에 꼽힌 것은, 수입산 대비 가격적 이점은 있지만, 많이 인상됐음을 시사한다.

수입산 트럭을 모는 운전자들이 꼽은 수입산 트럭의 장점으로는 내구성, 성능, 브랜드 가치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으며, 단점으로는 사후관리 및 서비스, 차량 가격, 편의사양을 꼽았다. 전반적으로 차량의 성능은 만족하지만, 차량 가격이 비싸고, 그에 비해 편의사양이 부족하다고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서비스 품질, ‘비싸면서 불만족’ 엇비슷

차량의 사후관리는 고객과의 약속이자, 브랜드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공식 서비스센터에 대한 비용 대비 만족도”에 대해 묻자 국산 트럭 운전자(174명) 중 ‘저렴하고 만족’을 택한 응답자는 5%(8명)에 불과했다.

 ‘비싸지만 만족’ 14%(24명), ‘보통이다’ 34%(60명), ‘저렴하지만 불만족’은 5%(8명), ‘비싸면서 불만족’ 41%(72명)로 나타났으며, 이외 2명은 기타의견을 제시했다.

유럽 트럭 운전자 122명에 대해서도 동일한 주제로 묻자, 저렴하지만 만족 3%(4명), ‘비싸지만 만족’ 25%(30명), ‘보통이다’는 21%(26명) ‘저렴하지만 불만족’은 2%(2명), ‘비싸면서 불만족’ 49%(60명)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국산과 수입산 모두 비싸지만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는데, 무엇보다 응답자의 대다수가 정비 비용이 비쌀 뿐만 아니라 정비 만족도가 낮다는 측면에서 상용차 브랜드들의 서비스 품질이 다시 한 번 제고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동일 브랜드 재구매 의향? 국산 42%, 수입산 62%

국산 트럭의 경우 사후관리에서 조금 더 앞선 모습이었다면, 수입 트럭은 제품 만족도에서 조금 더 앞섰다. 그렇다면, 이들 응답자의 브랜드 충성도는 어떨까.

국산 트럭 운전자(174명)에게 “동일 브랜드의 재구매 의향”이 있는지 묻자, ‘긍정적 의견’을 보인 응답자 42%(73명), ‘부정적 의견’을 보인 응답자 48%(83명), ‘고민 된다’는 10%(18명)로, 근소한 차로 부정적 의견이 앞섰다.

수입산 브랜드의 경우 전체 응답자(122명) 중 ‘긍정적 의견’을 보인 응답자 62%(76명),  ‘부정적 의견’을 보인 응답자 22%(28명), ‘고민 된다’는 16%(20명)로, 긍정적인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수입산 트럭 운전자들이 브랜드 충성도가 국산 트럭 운전자보다 조금 더 높은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수입산 브랜드의 경우 국산보다 차량 가격도 높고, 서비스 네트워크도 부족하지만, 이미 이 부분을 감안하고 차량을 운용하는 만큼, 차량 자체의 만족도가 재구매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상용차 기술력? 선진 수준 훨씬 못미쳐 
앞선 질문과 연계해, 그렇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상용차 브랜드인 “현대차의 상용차 기술력”은 어디까지 왔을까.

이 같은 물음에 대해 전체 응답자(296명) 중 63% (185명)가 ‘상용차 선진국에 비해 훨씬 부족하다“고 답한 반면, 31%(92명)는 ‘상용차 선진국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과반 이상이 아직 현대차의 상용차 기술이 상용차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다고 보고 있었다. 이외 ‘잘 모르겠다 혹은 관심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6%(19명)로 집계됐다.

현대차 기술력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진 185명에게 그 이유에 대해 묻자 ‘직접 경험해 본 수입산 트럭과 비교하면 그렇다’와 ‘엔진 및 차체 기술이 부족하다’가 주된 이유로 꼽혔다.

수소트럭 평가 운전자마다 크게 엇갈려

근래 현대차를 중심으로 친환경 상용차로 수소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를 두고 ”현대차의 수소트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중복응답)”에 대해 묻자 ‘친환경 차량으로 적합하나 상용화에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는 의견이 27%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찻값 인상이 우려스럽다’ 23%,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관심 없다’ 22%, ‘국내 화물운송시장에는 적합하지 않다’ 20%로, 부정적 의견이 많았으며, 이외 ‘친환경 차량으로 매우 적절한 트럭이다’는 의견은 5%, 기타 의견이 3%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수소트럭 상용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을 모은 가운데, 수소트럭에 대한 평가는 화물차 운전자마다 크게 엇갈리는 경향을 보였다.

화물운송시장 정책 관련

자동가변축은 32%, 첨단안전장치는 48%가 ‘긍정’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되는 준중형급 이상 트럭에 첨단안전장치 장착이 의무화된 데 이어, 기존 수동가변축 대신 자동가변축이 의무화됨에 따라 차량 가격이 수백만 원가량 인상됐는데, 차주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자동가변축이 과적 방지에 효과적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296명) 중 ‘효과적이다’고 답한 응답자는 32%(94명)에 불과했다. 반면, ‘비효과적이다’ 45%(133명), ‘잘 모르겠다’ 고 답한 응답자는 22%(67명)로, 화물차 운전자들은 자동가변축이 과적 예방에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외 자동가변축을 장착한 차종이 아직 많지 않은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등의 기타 의견이 2명 있었다.

이어 차선이탈경고 및 비상긴급제동 등의 기능을 포함한 “첨단안전장치가 안전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서 묻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운전자는 47%(138명)인 반면, ‘그저 그렇다’고 답한 운전자는 29%(86명), ‘도움이 안 된다’ 23%(68명)로 집계됐다.

전반적으로 화물차 운전자들은 법적 의무화된 안전장치의 효과를 두고 반신반의 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다수(79%)가  “안전운임제 전품목 확대해야”  

안전운임은 정부가 화물차의 최저 운임을 정하는 제도로, 현재 트랙터-트레일러를 중심으로 수출용 컨테이너와 시멘트(BCT)에 한해 3년 일몰제로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를 끝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이에 “안전운임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296명)의 73%(216명)가 ‘찬성+전 품목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6%(17명)도 ‘찬성+현행 품목 유지’한다고 답해 전체 응답자 중 79%(233명)가 안전운임제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안전운임제 폐지’라고 부정적인 답변을 한 응답자는 4%(13명)에 불과했으며, ‘잘 모르겠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15%(43명), 이외 7명은 기타 의견을 제시했다.

안전운임제를 찬성하는 응답자(233명)에 대해 찬성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과반수가 넘는 58%(136명)가 ‘정상적인 운임’을 이유로 꼽았다. 이어 ‘무리한 운행 방지’ 20%(45명), ‘화물운송시장의 투명화’ 11% (26명), ‘경비 감소’ 6%(15명)로 나타났으며, 이외 11명이 기타의견을 제시했다.

반대로 안전운임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13명)에게 이유를 묻자, ‘일부만 혜택’, ‘정부 관리 실태 부실’ 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유가보조금 도움되지만 개선될 부분 많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기름값까지 연일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정부는 유가안정을 위해 유류세를 인하했지만, 유류세에 연동돼 있는 유가보조금도 덩달아 축소돼, 운송업계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먼저, “유가보조금이 수입 보존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묻자 ‘조금 도움이 된다’고 답한 응답자가 45%(134명), ‘크게 도움이 된다’는 16%(48명)로 전체 응답자의 61%가 유가보조금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보냈다.

반면, ‘보통이다’고 답한 응답자는 22%(65명), ‘도움 되지 않는다’고 말한 응답자는 13%(37명)였으며, 그 외 7명이 기타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현재 유가보조금의 가장 큰 문제점”에 대해 묻자, ‘유류세 인하에 따른 유가보조금 감소’가 88% (259명)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어 ‘문제 없다’ 4%(13명), ‘현행 보조금 지급 기준’ 4%(12명), ‘부정수급 문제’ 3%(10명), ‘환경 파괴 유발’ 1%(2명) 순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으로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유가보조금이 수입 보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급 기준 또한 만족한 것으로 보이지만, 유류세에 연동돼 있는 유가보조금 제도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