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여전히 5만여 대 등록돼 운행 중
녹 안 스는 삼성 ‘SM’, 최초 유럽 캡 쌍용 ‘SY’
기아 계보 통하는 아시아 대형트럭 ‘AM’까지
클래식과 내구성의 조화, 20년 지나도 ‘거뜬’

셀 수 없이 다양한 자동차들이 오늘도 도로를 달리고 있다. 트럭도 마찬가지다. 비록 승용차처럼 해가 넘어갈 때마다 성능이나 외관이 크게 바뀌진 않았지만, 반세기가 넘어가는 긴 세월 동안 트럭 역시 제조사의 흥망성쇠(興亡盛衰)와 함께 변화했다. 

정부는 대기환경의 주범 중 하나로 여겨지는 노후화된 경유 화물차와 씨름하고 있다. 하지만 상용차산업의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 속에서 20년 이상의 나이를 먹은 노령의 화물차들이 아직까지도 현장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다.

이른바 ‘올드 트럭’들이다. 아직도 5만여대가 등록돼 운행되고 있다. 꾸준히 유지 보수한 차주들도 존경받을 만하지만, 오랜 세월 고된 환경에서의 풍파를 견뎌온 차량도 칭찬받을 만하다. 여전히 현장에는 ‘SAMSUNG(삼성)’ ‘SSANGYONG(쌍용)’, ‘ASIA(아시아)’ 마크를 내건 트럭들이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SAMSUNG’ 덤프는 20년째 운행 중

삼성 SM510

도로를 다니거나 건설현장을 지나치다 보면 ‘SAMSUMG’ 마크를 내건 주황색 대형트럭이 자주 포착된다. 삼성그룹이 20년 전 자동차 사업 포기와 함께 문 닫은 삼성상용차의 역작, ‘SM 트럭’이다.

SM 트럭은 삼성상용차가 1994년 일본 닛산디젤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1998년부터 생산한 제품으로 8기통, 1만 7,000cc의 닛산 UD 엔진을 장착하여 최고 출력 340마력의 당시로선 파격적인 제원을 자랑했다. 

현재 15톤 덤프트럭 SM510을 운행하고 있는 한 차주는 자신의 차량에 대해 “힘이 여전히 좋고, 차량 녹도 크게 없어 환경 문제만 아니면 몇 년은 끄떡없다.”라고 말한다.

‘야무진(SV 트럭)’도 삼성상용차가 제작한 1톤급 화물차다. 역시 일본 닛산디젤과의 기술제휴로 국내에서 생산됐으며, 당시 고강도의 적재함을 내세웠지만 과적이 공공연한 국내 화물 업계에서 취약한 프레임 탓에 약골의 오명을 안고 단종되고 말았다.

닛산, 벤츠 기술의 ‘SSANGYONG’ 트럭

동아(쌍용)자동차 대형트럭

쌍용자동차도 대형트럭을 제작한 바 있다. 옛 동아자동차에서 생산됐던 대형트럭을 쌍용차가 동아자동차를 인수하며 쌍용 ‘DA 트럭’으로 재탄생시켰다. 1977년부터 닛산과의 기술 제휴와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1987년 기존 ‘DA30’에서 개량된 ‘DA50’이 최종 생산됐다. 당시 DA 모델은 소방차로 인기가 많았다.

쌍용 DA50

이후 DA 트럭은 1993년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기술 제휴로 개발된 쌍용차의 마지막 상용차인 ‘SY 트럭’에 자리를 내주었다. 국내 최초로 유럽형 캡을 다듬어 국내에 선보였으며, 내구성과 개폐식 전면 엔진룸을 채용, 정비에도 용이했다. 하지만 1998년 IMF 구제금융 당시 쌍용그룹의 부도로 대한민국에서는 후속 차종 없이 단종 됐다.

쌍용 SY트럭

역사 속의 ‘ASIA’, 최고령 대형 트럭 ‘AM’

아시아 AM

기아자동차의 전신인 아시아자동차공업의 ‘AM 트럭’은 1983년부터 생산된 대형트럭 시리즈다. 엔진은 히노자동차와 대우중공업의 엔진을 장착했으며, 1995년 후속 차종인 ‘그랜토(Granto)’의 시판으로 단종 됐다.

일부 마니아를 제외하고 생소한 이름으로 다가오는 ‘그랜토’는 ABS 브레이크와 속도 제한 장치 등 당시로는 각종 첨단 사양을 파격적으로 투입한 차종이었으나, 1999년 아시아자동차가 기아차에 흡수 합병되고 2000년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시키지 못해 후속 차종 없이 단종 되며 기아차는 대형트럭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아시아 그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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