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사 간 할인경쟁으로 국산과 가격차 좁혀져
‘울며 겨자 먹기’ 국산 중형카고·트랙터, 실거래가↓
금융·옵션 등 고려하면 국산 가격경쟁력 무의미
판매 딜러 간 치킨게임 과당경쟁도 가격하락 부채질

올 들어 트럭 신규 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기준 3.5톤 이하 트럭을 제외한 4.5톤 이상 중대형 카고트럭과 견인용 트랙터 신규 수요(신규등록 기준)는 8,945대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 800대)에 비해 20% 이상 감소한 수치다. 25.5톤 대형 덤프트럭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상용차, 볼보트럭코리아, 다임러트럭코리아, 스카니아코리아, 만트럭버스코리아, 이베코코리아 등 국산 및 수입 7개사의 시장 점유율 올리기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다.

이 경쟁구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있다면, ‘가격’이다. 동급 혹은 동일 차종을 기반으로 국산과 국산 가, 국산과 수입 간, 수입과 수입 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타타대우상용차, 볼보트럭, 다임러트럭, 스카니아, 만트럭, 이베코 등 국산 및 수입 7개사의 시장 점유율 올리기 경쟁이 극에 달할 정도다. 이 경쟁구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있다면, 가격이다.

가격할인은 경쟁이 치열하고 판매부진까지 겹쳐 재고량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 ‘회심의 카드’로 적격이다. 적게는 10%부터 많게는 30%까지 ‘파격적인 할인’으로 등장한다.

문제는, 차량 가격에 대해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가격할인과 경쟁이 어느 정도 치열한지 알 길이 없다. 시장에서 전해지는 정도로, 할인 정도를 가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7개 사가 공히 가격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차량가격을 알고 싶으면, 공식가격조차 각사 영업망을 통해 개별견적을 받아야만 가능한 실정이다. 

화물차시장에서 트럭 가격에 대한 정보가 막히고, 불투명하다 보니 여러 풍문이 나돌기 마련이다. “국산과 수입 간 가격차가 거의 없다”, “수입업체 간 할인 경쟁이 치열하다”, “어느 업체는 파격적인 할인을 하더라”, “어느 수입트럭은 국산보다 싸게 팔리고 있다고 하더라”,  “업체들마다 재고량이 많아, 제값 주고 사면 바보지” 등등. 

상용차정보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협조를 받아, 자동차등록 시 신고되는 화물차 실거래가를 파악, 화물차시장에서 나돌고 있는 가격 실태를 면밀히 살펴봤다.

실거래가는 취득가격, 옵션가격, 부가세 10%를 추가한 제작사 판매가격이며, 각 사별로 중형카고(배기량 6~7ℓ), 대형카고(배기량 12~13ℓ), 트랙터(배기량 12~13ℓ) 등 3가지 차종으로 나누어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의 실거래가 평균을 분석했다. 다만, 각 사별 주력모델 및 배기량 라인업 구성이 상이한 만큼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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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과 수입트럭 간 가격차, 대형카고·트랙터 선 무의미할 정도
국산과 수입트럭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먼저 의구심을 가지는 부분은 바로 국산과 수입트럭 간의 가격차다. 최근 수입트럭의 매서운 점유율 상승세가 국산트럭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가격을 기반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산과 수입트럭 간 실거래가 차이는 존재한다. 하지만 그 차이가 화물차 운전자들의 만족도를 채워줄 만큼 크진 않다.

2018년 상반기 기준, 실거래가격은 국산 중형카고 7,350만원~7,352만원, 수입 중형카고는 9,369만원~1억 1,056만원으로 평균 2,800만원의 가격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카고도 중형급과 별반 다르지 않다. 국산의 경우 1억 6,294만원~1억 6,400만원, 수입은 1억 8,074만원~2억 1,400만원으로 평균 3,5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트랙터는 국산 1억 3,500만원~1억 3,548만원, 수입 1억 6,876만원~1억 9,389만원을 기록, 평균 4,400만원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고 대기 중인 트럭들.

당장 보이는 액수는 많아 보일 수 있지만 수입트럭의 금융지원이 국산트럭보다 원활한 편이고 옵션 선택을 통해 차량 가격이 높아지는 국산트럭의 특성상 첨단안전장치 등의 고사양 장비들을 수입트럭과 똑같이 적용했다면 실거래가 차이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트럭은 일부 사양을 걸러서 선택해 최대한 저렴하게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대형카고나 트랙터 등 대형급에선 풀옵션 국산트럭을 사느니 조금 비싸더라도 수입트럭을 사는 것이 낫다는 게 업계의 솔직한 인식”이라고 밝혔다.

■ 치열한 수입트럭 간 할인경쟁…공식가격과 수천만원 차이
국내 화물차시장에 진출한 5개 수입트럭업체 간 할인경쟁도 업계 관계자들의 큰 관심사 중 하나다. 국산트럭과의 가격차를 무의미하게 만든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수입트럭 간의 할인경쟁이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업체들의 할인경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세간에 알려진 공식 판매가격과 실거래가를 직접 비교해봤다.

2018년 상반기 기준 수입 중형카고 공식 판매가격은 8,800만원~1억 1,070만원, 실거래가격은 9,369만원~1억 1,056만원으로 공식 판매가격 내에서 적당한 가격에 거래됐다.

하지만 대형트럭과 트랙터는 조금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수입 대형트럭 공식 판매가격은 1억 9,800만원~2억 6,500만원인 반면 실거래가격은 1억 8,074만원~2억 1,400만원으로 공식판매가보다 저렴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트랙터도 마찬가지다. 공식 판매가격은 1억 7,050만원~2억 7,800만원이지만 실거래가격은 1억 6,876만원~1억 9,389만원으로 낮게 나타났다.

대형카고의 경우 수입 4사 중 3개사, 트랙터는 수입 5사 중 4개사가 공식 판매가격보다 저렴하게 차량을 판매한 결과다. 이는 수입업체 간 할인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출고 대기 중인 수입트럭.

■ 수입트럭 할인에 국산, 가격메리트 떨어져
앞선 내용을 종합해봤을 때 국산과 수입트럭 간 실거래가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입트럭 간 할인경쟁, 금융지원 등으로 인해 그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처럼 수입트럭의 실거래가가 공식거래가보다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국산트럭의 최대 강점으로 부각되던 가격에 대한 메리트는 점차 빛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국산트럭 대비 신차 출시가 빈번한 수입트럭 업체들이 구형 모델의 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소위 ‘파격적인 할인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도 종종 벌어진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일부 운전자들 사이에서 수입트럭이 국산트럭보다 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소문은 이러한 과정에서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경우 가격에 대한 메리트를 오히려 수입트럭이 갖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만들어질 수 있다.

■ 올리고, 내리고 트럭가격 정책 제각각
그렇다면 각 업체 간 실거래가 변화 추이는 어떨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올해 상반기 국산 및 수입 7개사의 실거래가는 국산 및 수입별, 차종별로 특징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형카고의 경우 국산은 2사 모두 실거래가격이 낮아졌으며, 수입은 4사 중 2개사는 낮아지고 2개사는 상승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대형카고는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실거래가가 상승했다. 실거래가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업체는 국산트럭, 가장 적은 폭으로 상승한 업체는 수입트럭으로 나타났다.

트랙터는 국산 2사는 모두 하락, 수입 5사 중 2개사는 하락 3개사는 실거래가가 상승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트럭 간 할인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국산트럭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중형트럭과 트랙터의 실거래가를 내리는 추세”라며, “딜러 간 과당경쟁으로 치킨게임이 성행하고 있는 국산트럭 시장의 행태도 실거래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한 그는 수입트럭에 대해 “신차 출시와 재고량 소진, 할인 경쟁 등으로 인해 업체별, 차종별로 제각각인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평균적으로 공식가격보다는 낮은 가격대에서 등락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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