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도 떼지 못한 친환경 상용차
매년 증가하기는 커녕 늘었다 줄었다 반복
승합·버스는 쑥쑥, 화물차는 되레 감소세

상용차시장에 친환경 바람은 불고 있나. 차종을 막론하고 업체들의 친환경 모델 출시 경쟁이 치열하다. 정부 지원도 점점 늘고 있다. 노후 경유화물차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으며, 친환경 상용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전체 상용차 등록대수에서 차지하는 친환경 상용차는 극히 미미한 수준에 지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친환경 상용차가 매년 증가되는 것도 아니다. 줄고 있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최근 3년간 연료별·차종별 친환경 상용차 신규등록 추이를 바탕으로 현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
 


친환경 상용차는 천연가스(LNG, CNG), 액화석유가스(LPG), 전기, 수소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차량을 일컫는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통계자료를 분석해 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친환경 상용차 신규등록은 다소 하락했다. 가장 많은 등록대수를 차지하고 있는 LPG 상용차가 줄어들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차종별로는 승합·버스(이하 승합차)와 화물차의 희비가 엇갈렸다. 승합차는 신규등록대수와 전체 차량 대비 점유율이 모두 상승한 반면, 화물차는 모두 하락했다.

 


친환경 전환 속도 내는 승합차
친환경 승합차는 최근 3년간 몸집을 불려왔다. 신규등록을 보면, 2015년 9,596대에서 9,055대(2016년), 9,413 (2017년)로 등락을 거듭했지만, 전체 승합차 대비 점유율은 2015년 14.1%, 2016년 14.3%, 2017년 14.7% 순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최근 흐름 또한 좋다. 올 7월까지 신규등록된 친환경 승합차는 총 7,07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564대)보다 27.1% 늘었다. 전체 승합차 대비 점유율도 18.0%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 8%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연료별로는 전기와 CNG(압축천연가스)의 강세가 돋보인다. 특히 전기 승합차의 경우 2015년 2대, 2016년 30대에서 2017년 99대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올 7월까지 신규등록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29대)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51대를 기록했다.

정부 보조금 확대를 필두로 운영비를 줄이려는 운수업체,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지자체 등 여러 이해관계가 맞물려 전기버스 보급이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3,489대가 신규등록되며 반등에 성공한 CNG 승합차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올 7월까지 신규등록된 CNG 승합차는 2,35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135대)보다 10.2% 증가했다.

지난해 7월부터 CNG버스에 m³(입방미터)당 최대 67.25원의 유가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 시행된 것이 상승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LPG 승합차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766대로 주춤한 LPG 승합차는 올 7월까지 4,653대가 신규등록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361대)보다 38.4%가 증가한 수치다.

서울시가 도입한 전기버스.

친환경 화물차는 시기상조?
시장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승합차 부문과 달리 친환경 화물차는 다소 고전했다. 개별사업자 및 장거리 운행 위주인 화물차에 친환경은 아직 적합하지 않은 모양새다. 

친환경 화물차는 최근 3년간 신규등록이 2015년 6,036대에서 5,415대(2016년), 4,572대(2017년)로 줄지어 하락했다. 전체 화물차 대비 점유율도 2015년 3.1%, 2016년 2.9%, 2017년 2.3%로 떨어졌다.

흐름도 썩 좋지 않다. 올 7월까지 신규등록된 친환경 화물차는 총 2,39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846대)보다 16.0% 줄었다. 점유율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2.3%)보다 0.2%P 줄어든 2.1%에 불과했다.

연료별로는 LPG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친환경 화물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LPG 화물차는 2015년 5,984대가 신규등록된 이후 줄곧 하향세다. 올 7월까지 신규등록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2,801대)보다 15.3% 줄어든 2,372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CNG 화물차와 전기 화물차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신규등록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모았던 두 차종은 올들어 나란히 부진했다. 

CNG 화물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 토막 난 15대, 전기화물차는 1/3 수준인 5대가 신규등록됐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지난해 신규등록을 넘어서기 어려워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LPG 화물차 지원사업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형급 화물차를 대상으로 LPG 차량 전환이 이뤄질 경우 잃어버린 점유율을 상당 부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최근 경상용 모델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중국산 상용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기대요소다. 중국산 상용차는 대부분 휘발유 차량으로 제작돼 LPG 개조를 거치는 만큼, 향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솔린 차량을 LPG로 개조하는 경우가 많은 중국산 상용차들.

시장규모 키울만한 호재는 잇달아
친환경 화물차에는 반등의 불씨가, 친환경 승합차에는 날개가 되어줄 호재도 존재한다. 정부지원을 등에 업은 LNG(액화천연가스) 및 수소 상용차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어서다.

이들 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은 최근 3년간 단 한 대도 신규등록 된 적이 없는 만큼 상용화 여하에 따라 시장규모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LNG는 친환경 화물차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현재 국내 업체인 타타대우상용차가 ‘고마력 6×2 LNG 트랙터’를 개발했다. 수입트럭업체가 제작한 LNG 화물차도 금명간 드러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범운행에 돌입한 고마력 LNG 화물차.

수소의 경우 승합차에 힘을 싣는다. 올해 서울과 울산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전국에 수소버스 1,000대를 도입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든든한 버팀목이다.

대세 친환경차로 자리 잡은 전기상용차의 경우도 국고보조금 지원 대상과 규모가 확대돼 보급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몸값을 자랑하는 전기버스 및 전기화물차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됨으로써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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