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 이어 ‘준대형’ 시장 경쟁 구도 형성
현대 마이티에 맞선 ‘이스즈 엘프’와 ‘만 TGL’
준중형 시장 진출…볼보 FE는 준대형급 출시
상용차 업체들 운송시장 여건변화에 적극 대응

상용차 업체들이 준중형 및 준대형트럭 모델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다양한 화물운송 여건에 맞게 ‘틈새시장’까지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물차주들에게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최근 상용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 경향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공통된 점이 있다. 중형급 같지만 중형트럭이 아니고, 대형급 같지만 대형트럭이 아닌 신차들이다.

이러한 차량들의 사양이 한 단계 위, 혹은 한 단계 아래 차급에 속한다는 의미로 ‘준(準)’이란 단어를 붙여서 칭한다. ‘준’중형, ‘준’대형 등이 대표적이다. 새롭게 형성된 이런 ‘준’시장에 경쟁이 불붙었다.

■ 준중형 트럭 시장, 경쟁 무풍지대서 경쟁체제로
상용차 업계에선 중형급으로 불리어지기도 하는 2.5톤, 3.5톤 트럭은 1톤 소형급과 4.5톤 및 5톤 중형급 사이에 ‘낀’ 트럭으로, 중형급에 보다 가깝다고 해서 ‘준중형급’으로 표현된다.

이 차급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자동차의 2.5톤 및 3.5톤급 ‘마이티’만이 진출해 경쟁차종이 전무했다.

그렇기에 경쟁차종의 등장이 기대됐던 시장이기도 했다. 구매의 폭을 넓히고 싶어 하는 차량 구매자들의 선택적 욕구와 연간 1만 대가량의 시장 수요가 그 이유였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해 중순을 기점으로 경쟁차종들이 속속 등장했다. 물꼬를 튼 차량은 지난해 9월 등장한 이스즈 3.5톤 ‘엘프(ELF)’다. 동급최초 6단 자동화변속기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52kg·m의 5.2ℓ급 엔진을 탑재한 엘프는 출시 이후 매달 꾸준한 판매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스즈의 국내 공식 판매사인 큐로모터스가 엘프 출시 초기부터 5년 내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출시 1년 만에 전국 서비스센터 17개를 구축하는 등 강력한 판매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도 준중형트럭 시장에는 또 하나의 경쟁 모델이 등장했다. 만트럭버스의 3.5톤 ‘뉴 TGL’이다.

뉴 TGL은 준중형급에서는 최초로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만큼 풀사이즈 침대를 탑재한 대형급 수준의 캡과 고스펙으로 무장한 모델이다.

배기량 4.6ℓ급 MAN D08 엔진에 팁매틱2(Tipmatic2)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76kg·m를 발휘하고, 비상자동제동장치(EBA, Emergency Brake Assis tant), 차선이탈경고장치(LGS, Lane Guard System), 차량안전성제어시스템(ESP, Electronic Stability Pro gram) 등 첨단안전장치를 기본 사양으로 내세웠다.

■ 준대형트럭, 고하중 넘어 새 세그먼트 확립
실내 쾌적성과 편의성을 위해 중형 섀시에 대형 캡을 얹히고 기존 중형트럭을 웃도는 스펙까지 보유한 모델은 과거부터 종종 등장하곤 했다.

하지만, 이런 모델 대부분은 구동축 4×2 또는 6×2 모델이 주를 이룬다. 이에 준대형 트럭을 표방하며 명확하게 새로운 세그먼트를 확립한 차량이 출시됐다. 올 초 등장한 볼보트럭의 9.5톤급 트럭 ‘FE’다.

9.5톤급 FE는 6×4 모델로 필요에 따라 가변축을 더해 대형급인 8×4로 개조할 수 있어 다양화되는 국내 물류시장의 특징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모델이다.

순수 볼보트럭의 기술력으로 개발된 FE시리즈 전용 파워트레인은 배기량7.7ℓ의 D8K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143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볼보트럭의 FH·FM 등 대형 시리즈에 장착되는 12단 자동 변속기인 볼보 아이쉬프트(I-Shift)가 장착됐으며, 고강성 더블 프레임 적용으로 국내 운송시장에서 주를 이루는 윙바디, 카고트럭, 탱크로리, 탑차 및 크레인 트럭 고소 작업차 등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뒤를 이어 하반기에는 타타대우상용차가 9.5톤급 준대형트럭을 새롭게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타타대우의 9.5톤급 트럭은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하는 대형 캡과 25톤 대형 카고트럭에 사용되는 국내 최대 크기의 대형 프레임, 대형 리어액슬을 적용해 준대형트럭이라 불릴만한 스펙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112kg·m의 배기량 6.7ℓ급 NEF 엔진이 탑재되며, 변속기는 옵션에 따라 수동과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준급’ 트럭 시장은 치열한 경쟁 차급이 아닌, 독자적이고 보다 여유로운 경쟁 분위기를 이끌기 위한 제품 전략으로 여겨졌다.

근래 새로운 모델들이 쏟아지면서 준중형, 준대형트럭 시장이 일종의 ‘틈새’ 개념을 벗어난 독자적인 영역으로 발돋움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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