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출력, 긴 주행거리, 빠른 충전 ‘3박자’
다른 친환경차보다 높은 환경편익 자랑
인프라 구축 선행 시 보급 가속화 예상

최근 대기질 오염의 심각성으로 인해 친환경 천연가스트럭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타타대우상용차가 개발한 LNG 트랙터(왼쪽)과 CNG와 경유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혼소차량.(오른쪽)

미세먼지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친환경 상용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와 수소 에너지로 구동하는 트럭·버스는 물론 천연가스 차량 개발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대형급 차종에서는 CNG(압축천연가스), LNG(액화천연가스) 등 천연가스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상용차 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화물차의 경우 고마력 LNG 트랙터 시범보급 사업이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5톤급 경유 차량의 엔진을 천연가스 엔진으로 개조하는 기술 개발도 한창이다. 버스 부문에서는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고마력 LNG 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베코의 스트라리스 NP모델, 사용연료는 LNG 또는 CNG를 선택할 수 있다.

경유車 못잖은 출력, 긴 주행거리 강점
대형급 차종에서 천연가스 상용차가 주목받는 이유로는 경유차에 버금가는 강력한 출력과 장거리 주행능력을 꼽을 수 있다. LPG차,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이하 수소차) 등 경쟁 친환경 차량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다.

해외에선 이미 이 같은 이점을 살린 차량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상용차 브랜드 이베코가 장거리 천연가스 트랙터 ‘스트라리스 NP’를 출시한 데 이어, 볼보트럭도 LNG와 바이오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FH LNG’ 트랙터를 선보였다.

두 차량 모두 장거리 운행을 목표로 제작한 만큼 강력한 동력성능과 친환경성을 자랑한다. 460마력의 높은 출력과 1,000km에 달하는 주행거리, 획기적으로 줄인 배출가스 등 강점을 고루 갖췄다. 충전시간도 경유트럭과 동일한 수준으로 짧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도 대형급 천연가스 상용차 보급을 위한 움직임이 거세다. 타타대우상용차가 개발한 고마력 LNG 트랙터가 7월 실주행테스트에 돌입하며, 한국가스공사 등이 참여해 개발한 CNG 청소차, CNG 택배차도 곧 시범운행을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기술수준으로 미루어 볼 때 전기차와 수소차는 대형 상용차를 개발해 보급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뿐더러 막대한 정부 보조금 없이는 차량 구입이 어려울 만큼 가격이 비싸다.”며, “배기가스 배출량이 많은 대형 화물차부터 천연가스 차량으로 전환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우수한 환경편익, 전기차보다 효율적
천연가스 상용차의 또 다른 매력요소는 우수한 환경편익을 갖췄다는 점이다. 천연가스차량협회에 따르면 5톤 이상 경유 화물차 절반을 천연가스 트럭으로 바꿀 경우 연간 24톤의 질소산화물(NOx)과 831톤의 미세먼지(PM10)를 저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경쟁차종인 전기 상용차와 비교해도 투자 대비 효율이 좋다. 차량 가격이 저렴하고, 혼소차량 등으로의 개조가 가능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친환경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즉, CNG 버스와 전기버스의 환경편익을 비교하면, 천연가스 상용차의 예산 투입 대비 높은 효율성을 엿볼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CNG 버스를 전기버스로 전환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환경편익은 대당 2,800만 원 정도. 이는 버스의 사용연한인 9년 간 차량을 운행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환경적인 이득으로 차량 1대당 연간 300만 원 가량의 환경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러나 높게는 6억 원대를 호가하는 비싼 가격, 차량 구매 보조금에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 등을 고려하면 전기버스의 투자 대비 환경편익은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CNG 버스의 열배에 달하는 많은 예산을 보조금으로 쓰고도 얻을 수 있는 환경편익이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가 지원하는 CNG 버스의 구매 보조금은 대당 1,200만 원. 서울시가 전기버스 구매 보조금으로 산정한 1억 9,200만 원(대당)의 1/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CNG 버스 구매 보조금 예산을 늘려 형평성을 맞춰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기도 하다.

보급 앞서 충전 인프라 구축 관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천연가스차량은 대형 화물차, 버스 등 차체가 큰 상용차를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고, 다른 친환경 차량 대비 높은 투자 효율성도 갖췄다.

다만, 향후 원활한 보급을 위해서는 더욱 많은 충전시설 구축이 선행돼야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CNG 버스 차고지에 마련된 충전시설 등 다른 친환경 상용차에 비해 인프라 구축 현황은 조금 낫지만, 향후 천연가스 상용차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고속도로 6개소, 화물차 충전소 19개소, 시외(고속) 및 전세버스 충전소 13개소 등 총 38개소의 충전소가 추가로 필요하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실행 계획과 역할 분담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정부가 인프라 구축을 위해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현재 전체 발전량의 20% 수준인 LNG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37% 수준까지 올리고, 수입량을 확대해 사회 전반에 걸쳐 LNG 의존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천연가스차량 보급을 위한 적정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면 천연가스 상용차에 대한 보급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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