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성, 충전 편의성 등 앞세워
전기트럭 시대 잇는 가교로 부상

정부 지원 확대 및 중국산 상용차
국내 진출 공세로 보급 확대 예고

1톤급 소형 차종을 중심으로 LPG 트럭 도입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사진은 출고 대기 중인 1톤 트럭들.

각종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경유트럭을 대신할 친환경 트럭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는 소형급 차종을 중심으로 LPG(액화석유가스) 트럭 도입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경유트럭보다 친환경적이면서 전기트럭보다 저렴한 가격, 방대한 충전 인프라 등 이점을 두루 갖춰서다.

경유트럭-전기트럭 잇는 가교
업계 관계자들은 LPG 트럭이 내연기관 트럭의 마지막과 전기트럭 시대의 시작을 잇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LPG 업계 한 관계자는 “궁극적인 ‘제로에미션(Zero Emission)’ 달성을 위해서는 전기트럭을 도입하는 것이 맞지만 지금 당장 전기트럭 보급률을 높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LPG 트럭이 전기트럭 시대로 가는 ‘브릿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의 경우 세계적 수준의 LPG 충전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현재 국내 LPG 충전소 숫자는 전국 2,000여 개. 210만 대의 LPG 차량에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인프라 확대를 위한 추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

환경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해 조세연구원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LPG 트럭의 리터당 환경피해비용은 247원으로 리터당 1,126원에 달하는 경유트럭보다 4.5배 낮았다.

아울러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인 질소산화물(NOx) 배출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LPG 트럭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경유트럭의 1/93 수준. 경유트럭 1대가 내뿜는 질소산화물의 양이 LPG 트럭 93대가 배출하는 양과 같다는 얘기다.

이미 우수성을 검증받은 분야도 있다. 특히 소형급 트럭이 주를 이루는 택배사업의 경우 LPG 트럭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LPG산업협회에 따르면 우체국 택배차량의 35%가 LPG 트럭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경유트럭보다 적은 소음과 진동 등으로 운전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톤급 LPG 트럭 보급 활성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사진은 차량 10대 중 3대를 LPG 트럭으로 전환한 우체국 택배차량 모습.

중국산 상용차…LPG車 보급에 날개
보조금 지원사업 시행과 맞물려 LPG 트럭 활성화를 이끌 외부적 요인도 존재한다. 국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산 상용차가 그 주인공이다.

경·소형급 차종으로 국내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중국산 상용차는 대부분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한다. 차량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소상공인이 주로 찾는 차종임을 고려하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중국산 상용차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수입업체들은 LPG 차량으로의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약간의 웃돈을 추가하면 LPG 차량으로 직접 개조해주는 형태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상용차가 성공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입할 경우 LPG 트럭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경유트럭을 재구매하는 악순환 구조를 타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강화된 환경규제에 맞춰 노후 경유트럭을 폐차한 차주가 다른 대안이 없어 새로운 경유트럭을 재구매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라며, “중국산 상용차를 중심으로 LPG 트럭이 활성화되면 이 같은 구조를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수입업체가 출시한 중국산 상용차 모델. 중국산 상용차는 휘발유로 국내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LPG 개조 사업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인프라 확장 시 차종 확대도 가능
실현 가능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중·대형급 경유트럭을 LPG 트럭으로 전환하는 사업도 구상해볼 수 있다.

현재 노후 경유차 LPG 전환 지원사업은 승합차와 1톤 트럭 등 소형급 차종에 한정돼있다. 'LPG차는 출력이 달려 소형급 차량만 제작할 수 있다‘는 대중들의 편견도 존재한다. 하지만 LPG 트럭도 경우에 따라서는 차종 확대가 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대형급 LPG 차량을 제작하는 데 기술적인 문제는 없는 상태다. 해외 사례만 보더라도 다수의 중·대형급 LPG 차량이 운행하고 있다. 미국의 노란색 LPG 스쿨버스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2002년 당시 LPG 공급회사들이 대형 LPG 버스를 개발해 테스트한 이력이 있다. 소형급은 LPG, 중·대형급은 CNG(압축천연가스)로 나눠 지원책을 펴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무산된 바 있지만 적어도 기술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진 않았다는 걸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PG 차량 운행대수는 차종을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업계의 수요와 친환경 트럭을 지원하는 정부 방침이 바뀐다면 중․대형급 LPG 트럭 제작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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