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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정상회담과 화해, 그 결실의 끝은...
<일⇄남·북⇄중·러⇄유럽> ‘트럭 실크로드’ 잇는다
남북경협·국제사회 지원 시 건설현장 크게 늘고
덤프·믹서 등 건설용 트럭 위주 진출 가속화 예상
해외 상용차업체, 한국 교두보로 북진출 도모할 수도


남북 이은 북미 정상회담. 북미 간 회담 취소. 그리고 재개. 옥동자(남북경제 협력 및 국제경제교류)를 낳기 위한 산고(産苦)이기를 바랄 뿐이다.

지난호 <상용차매거진>은 북한 상용차 산업의 실상에 대해 소개했다. 북한의 차량 자체 생산능력과 급증하는 수요, 높은 대중(對中) 수입 의존도 등을 주 내용으로 다뤘다.

요약하자면, 북한의 상용차 수요는 지난 2016년 수립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몇 년 새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차량 공급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요를 따라 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자체 생산이 거의 중단된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 자체 자동차 생산 공장 3곳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마저도 차량 생산을 멈춘 지 오래다. 가뜩이나 높았던 대중 수입 의존도는 더욱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취소될 뻔 했던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여러 경제적 지원 계획들이 계획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실천단계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대결보다는 번영 쪽으로 눈을 돌리고, 미국 또한 남한의 중재와 경제력을 의식, 무력보다는 경제지원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북미를 중심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과 UN 등 국제기구까지 가세할 경우, 전혀 새로운 형태의 한반도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 확실하다. 이런 분위기는 결국 ‘경협’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고, 북한을 새로운 무대로 끌어내는데 희망을 갖게하기에 충분하다. <트럭, 북에 가고 싶다> 두 번째 내용을 전개한다.

평양-개성 고속도로 모습. 고속도로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하다. 실제 북한의 도로 인프라는 한국의 1/4 수준에 불과하며, 도로 포장률은 10%대에 그쳐 대규모 토목공사가 필요한 상태다. (출처: AFP)

남북경협, 투자는 ‘교통 인프라’ 부터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경우 가장 먼저 그릴 수 있는 청사진은 남한을 위시한 대북 경제협력과 국제사회의 경제지원 활성화다. 그 구심점은 교통 인프라 구축과 자원개발이다.

실제, 남북 정상회담 후 도로, 철도, 항만, 전력 분야에서의 새로운 건설, 그리고 무궁무진한 자원의 개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경협 가능성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특히 도로 및 철도 등 교통 분야는 최우선 건설 사안으로 꼽혔다. 남북경협 활성화에 대비해 인적·물적 자원을 실어 나를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돈과 지원 여력이다. 우리로 우선 한정한다면, 단기적으로 지원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남북협력기금으로 매년 3,000억 원 이상 조성해왔고, 현재까지 누적된 협력기금이 7조 1,000억 원에 달해 당장 단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

남북경협에 따른 대략적인 개발계획 윤곽도 드러난 상태다. 가장 근시일 내 토목공사 대상으로 꼽히는 것은 철도분야로 ‘경원선 개보수(2,043억 원)’ 작업과 ‘경의선 개보수(1,079억 원)’ 작업이다. 동해선 연결을 위한 ‘강릉-재진 구간’ 신규 건설(2조 원) 도 판문점 협의 사항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 건설도 빼놓을 수 없다. 판문점 정상회담 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도로사정을 말할 정도로, 현재 북한의 도로사정을 극히 열악하다. 정부는 지난 2015년 추진했다가 이듬해 1월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무산된 바 있는 ‘개성-문산 고속도로’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 추후 주요 도로망을 구축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밖에 항만, 전력, 통신, 자원개발 등 대규모 공사가 필요한 영역이 북한 전역에 걸쳐 널려있다.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토목공사에 활용되는 건설용 트럭과 북한을 오가는 화물차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은 개성공단 생산물품을 실은 트럭이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귀환하고 있는 모습. (출처: CNBC)

덤프·믹서트럭에 최첨병 역할 기대
남북미 화해 이후 북한 경제 활성화를 위한 건설계획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건설 및 공사 현장에 직접 투입되는 덤프트럭과 믹서트럭, 여기에 콘크리트를 타설할 수 있는 콘크리트펌프카의 역할이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소위 건설용 트럭들이다.

이런 트럭들이 진출하지 않고서는 건설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공사의 최첨병 역할로 건설용 트럭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북한이 자체 소유하고 있는 트럭들은 양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여기에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협력 대상국이나 제3국의 물적 지원이 불가피하고, 이에 대규모 공사를 감당할 수 있는 성능 좋은 트럭들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에 대한 천문학적인 경제지원과 함께, 투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설용 트럭의 진출 규모와 형태는 어떨까.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이 역시 사상을 초월하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대규모 토목공사와 건설용 트럭 수요의 상관관계는 과거 4대강 사업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이때, 골재와 자갈을 실어 나르는 덤프트럭과 레미콘 공사의 믹서트럭, 그리고 도로 및 교량, 고층 건물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콘크리트펌프트럭까지 수요가 크게 는 전례가 있다.

금융당국 추산에 따르면 북한의 철도, 도로, 전력 등 인프라 수요는 총 1,400억 달러 규모(한화 약 150조 원). 건설현장에 투입될 트럭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클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건설형태에 따라서는 신차와 중고차 수요가 갈릴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자금을 투입해 건설에 나서는 경우에는 중고차 수요가, 한국 정부의 원조 성격으로 이뤄지는 공사에는 신차 수요가 주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상용차 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 “과거 선례를 비춰볼 때 북한에 진출하는 트럭 대부분은 우리 정부가 구입해 기증 하거나, 민간 기업이 구입해 사용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중고차 수요든 신차 수요든 국내 상용차 업계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예전에 북한에 진출한 상용차는 정부와 대한적십자사, 또는 민간 기업이 구입해 기증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 같은 형태로 국산 브랜드인 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상용차의 트럭 수백 대가 북한으로 넘어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떼를 실은 현대 트럭 100대를 북한에 기증했고, 타타대우는 2004년 용천 열차 폭발 사건과 홍수로 인한 대규모 수해 복구 사업 당시 차량을 판매하며, 북한에 차량을 두 차례 진출시킨 바 있다. 진출 차종은 8톤~15톤급 덤프트럭과 카고트럭이 주를 이뤘다.

이밖에 UN, 세계은행, IMF(국제통화기금) 등 국제사회의 지원전례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입트럭업체 한 관계자는 “국제기구의 도움을 받아 벤츠 트럭 등 유럽의 일부 차종들이 북한에 들어간 적이 있다.”고 전하고 향후에는 남북 간 중립지역인 스웨덴의 볼보 및 스카니아 트럭 등의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라시아 대륙 잇는 미래 도로, 상상 초월
먼 얘기지만, 고속도로 신설 등 남북을 오가는 도로 상황이 좋아지고, 경협이 무르익으면 다음 단계로는 대륙수송을 예측할 수 있다. 가깝게는 남과 북, 멀게는 중국, 러시아, 유럽의 수출입 물동량을 실은 트럭이 대륙을 횡단하는 모습이다.

특히 유라시아 대륙 32개국을 잇는 국제 고속도로망인 ‘아시안 하이웨이(Asian Highway)’가 연결되면 한반도가 북방물류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안 하이웨이는 부산에서 출발한 화물이 유럽까지 육로로 도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현실화 되면, 현재 해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한국과 유럽간의 수출입 물동량 수송기일이 40~45일에서 불과 일주일 내로 당겨질 수 있다. 해상을 통한 교역에서 육로를 통한 교역으로 전환될 수 있는 엄청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좀 더 길게 보면, 해저터널을 뚫어서 일본을 포함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그야말로 트럭이 궁극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꿈의 실크로드’가 형성되는 것이다.

관계자는 “대륙을 관통하는 도로를 건설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부가가치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건설에 쓰이는 트럭 수요가 증가하고, 장기적으로는 주력 차종 변화 등 국내 상용차 시장의 변화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좀 더 구체적으로 “향후 중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내다보고 도로 건설이 이뤄질 경우 현재 국내에서 쓰이고 있는 트레일러용 6×2(6개의 축 중 동력전달 2개축)구동축 기주) 트랙터는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유럽과의 교통 연계성으로 4×2 트랙터가 대세가 될 것”이라며, 차종 변화 가능성을 상세히 설명했다.

남북교류 활성화는 국내 상용차 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고 상용차 시장 활성화와 해외 상용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 등이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출처: 중앙일보)

국내 상용차 산업 활성화 큰 기대
남북경협은 화물운송분야 뿐 아니라 국내 상용차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도 지대할 것으로 짐작케 한다. 가장 먼저 기대되는 것은 중고차 시장 활성화다. 국내에선 배출가스 규제를 만족하지 못해 운행할 수 없는 차량이 북한에 대거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되면 차량 대·폐차 후 신차를 구입하려는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국산 상용차 브랜드 한 관계자는 “제작사 입장에서는 중고차가 많이 팔려나가게 되면 그만큼 영업용 번호판이 풀리는 등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서는 해외 상용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근거리인 남북 간 경제교류가 활성화되면, 한국을 발판삼아 북한에 진출하려는 업체가 생겨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기업 입장에서도 위험부담이 크고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북한에 곧바로 투자하는 것보다는 한국 시장에 거점을 마련한 후 진출을 도모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인 판단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민간 기업의 차량 구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과거 남북경협 당시에도 북한에 공장을 지은 민간 기업들이 트럭을 대거 구입한 이력이 있다.”고 전하고, “이는 북한 내에서 물건을 운반하거나 국내로 들여오기 위한 운송수단이 필요해서”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평양에 공장을 두고 물건을 만들어 팔던 ‘안동대마’라는 회사는 국내 상용차 브랜드 차량을 대거 구입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용차 업계 관계자들이 북한에 상용차를 진출시키는 주체는 차량 제작사가 아니라 사업을 위해 차량을 구매하는 민간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튼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 우선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북한의 모든 경제교류가 이루어지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민간 차원으로 넘어갈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본지는 급변하는 한반도 상황 속에서 남북경협이 제대로 풀리고, 국제사회의 지원 속에 북한의 경제개발에 국내의 상용차 업계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대륙의 일원으로 한반도를 내다보고 싶은 시각으로 <트럭, 북에 가고 싶다>를 다뤄봤다. 향후 변화되는 한반도 상황에 맞춰 추가 글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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