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캡으로 실내 거주성↑, 장거리 운전도 OK
메가트럭 와이드캡과 프리마 슬리퍼 캡 구도서
수입 브랜드 캡 대형화 가세…스펙까지 대형급

대형 캡이 적용된 중형 차종. 상단부터 현대차 메가트럭(와이드 캡), 타타대우 프리마(슬리퍼 캡), 메르세데스-벤츠 뉴 아록스(클래식스페이스 캡), 만트럭 TGM(LX 캡), 이베코 유로카고(하이루프 캡)


사람에게는 좀 더 크고, 좀 더 안락한 공간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렇기에 보다 더 넓은 집을 선호하기도 하고, 쾌적한 사무공간을 원하며, 때로는 거주공간이 넓은 승용차를 갈망하기도 한다. 휴식공간과 집무실의 성격을 갖는 화물차의 캡(cabin)도 우리의 욕망에 따라 커지고 있다.

화물차의 실내 공간을 지칭하는 캡은 브랜드별로 가지각색의 이름이 붙는다. 크게 운전석 뒷 공간에 침실이 있는 ‘슬리퍼 캡’과 간단한 수납공간의 역할을 하는 ‘데이 캡’으로 구분된다. 여기에 섀시의 크기에 따라 캡 크기가 달라진다.

가령, 장거리 위주의 트랙터, 9톤 이상의 카고는 침실이 있는 대형 슬리퍼 캡이 주로 장착되며, 단거리 위주의 15톤 이상의 덤프는 침실이 없는 데이 캡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오늘의 주인공인 중형 트럭은 어떨까. 단거리와 장거리의 범용성을 가진 중형 트럭은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침실 공간이 있었지만, 슬리퍼 캡이라 불리기에 협소했다. 섀시의 크기, 차급 등을 고려해 대형보다 거주성 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축당 10톤. 축하중 기준에 따라 중형 트럭에 가변축 등을 장착해 대형 트럭 수준의 적재중량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국내 지형 특성상 수백km의 장거리 이동도 잦다. 여기에  중형 트럭에 대형 같은 화물을 싣기 원하는 화주들의 바람도 한 몫 거들었을지도 모른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00년대 말 국산브랜드 중심으로 기존 중형트럭에 적용된 중형 캡 대신 대형 캡을 적용, 실내 편의성을 대폭 증대시킨 모델을 선보였다. 

이후 2017년 수입 브랜드들이 유로6 모델 출시 후 라인업을 재정비하며, 중형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형 캡을 적용해 대세를 따르고 있다. 

국산과 수입 트럭의 기술 상향평준화로 제원상 출력, 편의성, 적재중량 등이 대부분 유사한 만큼 이제는 캡 크기가 국내 중형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됐다. 

■ 국산 중형, 선발과 후발 주자 제품 경쟁 뚜렷
중형 트럭 캡 대형화의 시작은 현대자동차부터다. 2008년 현대차는 메가트럭에 대형 캡을 적용해 ‘메가트럭 와이드캡(300마력)’ 모델을 출시했다.  

대형 캡으로 인해 공차중량이 올라간 만큼, 차체의 내구성을 한층 강화하고 엔진 출력을 소폭 올렸다. 다만, 가장 일찍이 출시한 만큼, 변속기는 ZF사의 9단 수동 외에 선택사양이 없다.

그 다음 주자는 타타대우상용차다. 2006년 노부스 중형 모델을 선보인 이후 2010년 ‘프리마(320/280마력)’ 중형 모델을 출시했다. 이 당시 세미슬리퍼 캡과 슬리퍼 캡으로 이원화된 캡을 선보였다. 현재는 데이 캡과 슬리퍼 캡으로 변경됐다.

후발 주자인 만큼, 워크 스루(Walk through) 형식의 실내 설계로 실내 이동 및 거주성을 극대화하고 동급 최대의 4점식 캡 에어서스펜션 등을 적용하는 등 상품성을 키웠다. 변속기는 ZF 사의 6단, 9단 수동과 6단 자동 그리고 앨리슨 6단 전자동 등 변속기 사양만 4가지다.

참고로 캡 에어서스펜션의 경우 현대 메가트럭 와이드캡은 컴포트 패키지(고광택 알루미늄 휠, 캡 에어서스펜션)를 옵션으로 두고 있다.

■수입 중형, ‘대형 캡+에어서스+12단 자동’ 기본 
수입 브랜드도 최근 중형 트럭에 대형 캡을 장착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만트럭버스코리아에 이어 올해 신모델을 선보인 다임러트럭코리아, CNH인더스트리얼코리아(이베코) 그리고 내년에는 볼보트럭코리아까지 대형 캡 전쟁에 합류한다. 국산 브랜드가 양분하고 있는 시장에 유사한 제원으로 뛰어들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일까. 대형 못지않은 사양까지 곁들였다. 

지난해 중형 트럭 ‘TGM 시리즈(290/250마력)’를 출시한 만트럭버스코리아가 포문을 먼저 열었다. TGM 시리즈에는 LX, L, C 캡을 사용했다. LX 캡은 주로 TGS 시리즈 등 대형 카고에 장착되는 캡이다.

여기에 12단 변속기와 후축 에어서스펜션 등 대형 카고와 맞먹는 스펙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만트럭의 캡 순서는 크기순으로 XXL-XLX-XL-LX-L-M-C 이다.

그 다음 주자인 CNH인더스트리얼코리아는 지난 3월 중형 트럭 ‘유로카고(320/280마력)’를 선보였다. 유로카고는 하이루프와 로우루프 두 가지 캡 버전으로 출시됐다. 이베코의 두 캡의 차이는 캡 명칭 그대로 천장 높이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

자동 12단 변속기와 후축 에어서스펜션은 물론 국내 중형 트럭 최초로 차로를 벗어날 경우 알리는 차로이탈방지시스템(LDWS), 전자차량안전제어(EVSC), 첨단비상제동시스템(AEBS) 등 능동형 첨단 안전장치가 기본사양으로 탑재됐다.

다임러트럭코리아는 지난 7월 대형 트럭인 아록스 캡을 적용한 ‘아록스1830L(299마력)’ 중형 모델을 선보였다. 기존 아테고와 함께 이원화된 모델을 구상한 것. 캡은 클래식스페이스다. 물론 앞서 말한 자동 변속기, 에어서스펜션 등은 기본이다. 다임러 트럭의 캡 크기 기준은 기가솔로-기가-빅-스트림-클래식-컴팩트 순이다.

아록스 중형 모델은 전자식 주행안전 프로그램(ESP), 전복방지 어시스트, 축하중 표시장치, 고성능 엔진브레이크(HPB)를 기본으로 적용했고 리타더(Retarder)를 옵션으로 적용하는 등 혁신적인 보조 제동시스템으로 주행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 돋보인다.

이 같은 대형 캡 추세에 수입트럭 1위 볼보트럭코리아도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볼보트럭의 기존 중형 트럭인 FL 모델에 캡의 크기를 키운 FE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320마력에 12단 변속기 그리고 후축 에어서스펜션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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