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대우·에디슨모터스 양강 구도에
현대차·우진산전 차세대 모델로 도전장

전기버스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정부의 친환경 버스 확대 정책에 따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전기버스를 도입하고 있고, 업체들은 차세대 전기버스를 잇달아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3월 중국 비야디(BYD)가 대형 전기버스 ‘eBus-12’를 출시했으며, 두 달 뒤인 5월에는 현대자동차가 8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친 전기버스 ‘일렉시티(Elec City)’를 공개했다. 국내 전기버스 시장을 둘러싼 국산과 중국산 전기버스의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에 본지는 2회에 걸쳐 현재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 진출한 주요 국산·중국산 전기버스 업체들과 주력모델을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구관이 명관! 국산 전기버스 이끄는 쌍두마차

국산 전기버스 업계의 터줏대감으로는 자일대우버스와 에디슨모터스(옛 한국화이바, TGM)를 꼽을 수 있다. 두 업체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수많은 전기버스를 보급하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자일대우버스는 지난 2009년 처음으로 순수 전기버스를 개발한 이후 지속적으로 전기버스 개발에 역량을 기울여왔다. 버스 업계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구력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성능과 상품성, 브랜드 인지도가 강점이다. 

주력 모델은 전장 11m급 초저상버스 ‘BS110CN-EV’로 전원에 전기 플러그를 꽂아 충전하는 플러그인(Plug-in) 방식을 채택했다.

구동능력은 독일 지멘스社가 만든 150kW급 전기모터 2개에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장착, 1회 충전으로 최대 2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충전시간은 급속충전 기준 1시간이며, 최고속도는 90km/h다.

▲ 자일대우버스 'BS-110CN-EV'

반면, 세계 최초로 ‘배터리교환식 전기버스(BSEV)’를 제작해 납품한 업체로도 유명한 에디슨모터스는 주력 모델 ‘e-FIBIRD’의 충전 형태로 배터리 교환 방식을 선택했다. 

배터리 교환 방식은 휴대폰처럼 배터리 잔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미리 충전해둔 다른 배터리로 교체 후 바로 주행이 가능하다.

동력성능은 220kW급 전기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115kg·m를 발휘하며, 최고속도는 85km/h다. 다만, 플러그인 방식보다 충전 편의가 강화된 만큼 최대 주행거리는 다소 짧다. 완충된 배터리 한 개당 약 80km를 주행할 수 있다.

▲ 에디슨모터스 'e-FIBIRD'

차세대 전기버스 출시로 시장공략에 박차

지금까지의 국내 전기버스 시장이 자일대우버스와 에디슨모터스의 양강 구도로 흘러갔다면, 이제부터는 지각 변동이 예고된다. 올 초 나란히 차세대 전기버스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선언한 현대차와 우진산전의 공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지난 5월 공개한 ‘일렉시티’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플러그인 방식을 채택한 일렉시티는 256 kWh 고용량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으로 최대 319km를 주행할 수 있다. 일반적인 시내버스의 하루 운행거리가 240~270km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주행거리로 인한 제약은 대부분 해결한 셈이다.

또한 30분간의 급속충전만으로도 170km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 플러그인 전기버스의 최대 약점인 충전에 대한 불편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시내버스로서의 매력 요소도 갖췄다. 배터리는 천장에, 모터는 뒷바퀴에 달아 일반 버스보다 실내 공간을 넓혔다. 일렉시티의 좌석 수는 27개로 동급 경쟁 전기버스 모델들 가운데서 가장 많다.

▲ 현대자동차 '일렉시티'

경전철 등 40년 넘게 전동차의 전장품을 생산해온 우진산전도 차세대 전기버스 ‘아폴로(Apollo)’를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현대차 일렉시티에 두 달 앞선 올 3월 공개된 아폴로는 전기 동력, 배터리관리시스템 등 우진산전이 가진 전장품 관련 노하우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구동능력은 160kW급 전기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214마력, 최고속도 83km/h의 동력성능을 자랑하며, 최대 주행거리는 220km이다. 완충까지 걸리는 시간은 50분 내외로 동급 경쟁 차종들보다 짧은 수준이다.

우진산전에 따르면 아폴로는 현재 서울시립과학관에 납품돼 셔틀버스 형태로 시범운영 중이며, 지속적인 검증을 거쳐 서울과 부산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차례로 공급될 예정이다.

▲ 우진산전 '아폴로'

그야말로 춘추전국 시대로 접어든 국내 전기버스 시장.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치열한 경쟁 속에 누가 웃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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