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영세한 수입 업체들로 구매자들만 피해
휴업 중 S사 부품 공급·사후정비 책임 외면
차량 구매 시 회사 상태, 서비스보증 확인 필요

정비 서비스 받기가 막막한 S사 판매 버스들 운행 모습. 안전사고가 큰 걱정이다.

상용차는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으로서 화물·여객 운송업에 종사하는 운전자 대부분이 자신의 재산 목록 1호로 여긴다. 그래서 제품 못지않게, 사후 관리에 공을 들인다. 차량의 수명을 늘리고 교통사고에 대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국내외 상용차 제조사들이 차량 판매 후 정비 네트워크 확장 등 사후관리로 이를 지원해 주는 이유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을 역행하는 업체들로 인해 차량 구매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 국내 상용차 시장에 진출해 차량을 판매한 뒤 재정과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판매를 중지하고 사후관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차량 구매자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지만, 딱히 이렇다 할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안전기준, 환경규제 등 이유로 차량 판매 중지

차량 판매가 중지되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는 업체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꼽자면 휴업한 S사를 들 수 있다.

지난 2013년 국내 버스 시장에 중국버스를 최초로 선보인 S사는 당시 현대자동차 ‘카운티’와 자일대우버스 ‘레스타’가 양분하고 있던 준중형 버스 시장에 25인승 모델을 출시, 6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안착하는 듯했다.

하지만 안전사고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안전벨트와 최고속도제한장치 문제 등이 차량 안전기준이 미흡한 탓에 판매량의 대부분인 550대가 리콜 조치되고 이후에도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등 사후관리에서 허점을 보인 바 있다.

또한,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변속기와 브레이크 오작동에 대한 문제도 불거져 ‘2015 서울모터쇼’에 출품한 S사 부스 앞에서 피켓을 들고 퇴출을 주장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현재는 판매가 사실상 중단됐다.

차량 판매가 중지된 경우는 또 있다. 세부적인 이유는 다르지만 지난 2015년 국내 출시된 중국산 픽업트럭 ‘툰랜드’도 유로6 규제 도입 이후 환경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이밖에 2014년 국내에 진출해 40여 대가 판매된 미국산 N 트럭 역시 환경규제 문제로 판매가 중단됐다.

사후관리 제대로 못 받는 운행차 여전 

문제는 차량 판매가 중단됨과 동시에 부품 공급 중단, 정비부실 등 심각한 사후관리 문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에 따른 해결책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면, 본지 취재결과 S사는 25인승 차량의 전량 리콜조치 이후 판매를 중단하고 회사명을 바꾸며, 사실상 휴업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기존에 차량을 구매했던 일부 여객운송업체에서는 지금도 이 차량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S사가 제공하는 정비서비스는 일체 중지된 상태다.

정비서비스를 담당해야 하는 외주 정비 업체들이 S사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어 오히려 협력사들이 모여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S사가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는 부품 공급을 위한 외주업체 단 한 곳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이 부품도 순정부품이 아닌 타 차량 부품을 짜깁기 형식으로 공급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S사 차량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한 관광업체 정비 담당자는 “차량 단종상태에서 부품 수급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식 보증기간이 끝났더라도 사후관리를 도맡아야 하는 판매회사가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차량을 운행해야 하는 입장에서 임시방편으로 100% 호환이 되지 않는 타 차량의 부품을 여기저기에서 끌어와 장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소비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뒤집어쓰고 있는 상황에서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태”라며, 분개했다.

나아가 차량의 중고차 가격은 한마디로 X값이 된 지 오래다. 본지 자체 조사 결과 2013년식 S사 차량의 중고차 가격은 현재 2,280~3,100만 원대로 신차 가격(6,500~7,795만 원)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같은 연식의 현대차 ‘카운티’의 중고차 가격이 3,480~4,590만 원대(신차 가격: 5,700~7,100만 원)를 형성하고 있는 것에 비해 평균 1,300만 원 이상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무책임한 영세 ‘딜러사’의 행태

국내 시장 진입 실패로 여겨지는 이같은 수입 딜러사의 행보는 주로 영세한 자금 규모에서 주변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의 엄격한 차량인증에 적응하지 못한 데서도 그 원인을 찾게 된다. 

상용차 업계 관계자들은 “그룹 본사 차원이 아닌 딜러사가 개입해 직접 차량 대금을 지급한 뒤 수입·판매하는 영세구조의 한계로, 회사의 자금력이나 운영상황이 나빠지면 판매를 중지하고 사후관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구매자가 수입 딜러사의 영세성 여부, 사후 서비스에 대한 철저한 보증 등을 면밀히 살펴본 뒤 구매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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