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감 vs. 적재중량 ‘일장일단’ 차체 구조
운전 편의성은 1톤, 짐짜기는 1.2톤이 우위
영업용 경우 유가보조금·번호판 웃돈 큰 차

왼쪽부터 현대 1톤 포터Ⅱ, 기아 1톤 봉고Ⅲ, 1.2톤 봉고Ⅲ

“1톤이냐 1.2톤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소형 화물운송업 진출을 앞두고 1톤급 영업용 트럭을 선택하고자 하는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본 고민일 것이다. 

브랜드 홈페이지에 있는 카탈로그에 표기된 제원만 보면 적재함 크기, 전륜 타이어 크기, 전고 등 겉으로 보기엔 크게 달라 보일 것 없는 두 차종이지만, 화물차 관련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1톤과 1.2톤 사이에서 고민하는 운전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을 만큼 차이가 크다. 어떤 차이인가.

현가장치의 차이가 승차감 좌우
차량 자체만으로 1톤과 1.2톤 차주들에게 각 차량의 승차감을 물으면 1톤은 승용차, 1.2톤은 중대형 화물차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한다.

이 차이는 바로 ‘전륜 현가장치’에서 비롯된다. 1톤에는 사람의 관절과 같이 움직여 충격 흡수율이 뛰어난 ‘독립 현가장치’가 장착되는 반면, 1.2톤은 늘어난 적재중량을 감당하기 위해 중대형 화물차에 주로 쓰이는 ‘일체형 차축 현가장치’를 장착한다.

두 현가장치의 특성을 살펴보면, 1톤에 장착되는 ‘독립 현가장치’의 경우 좌우 현가장치가 독립적인 상하운동을 행함으로써 주행 시 차체의 쏠림이나 흔들림이 적다. 부품으로 사용되는 코일스프링(Coil Spring) 역시 탁월한 충격 흡수율을 앞세워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반대로 1.2톤에 적용되는 ‘일체형 차축 현가장치’는 구조가 간단하고 강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차축과 프레임의 결합력이 강해 큰 진동에 대한 억제능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무거운 짐을 적재한 채 달리는 화물차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이유다.

다만, 한쪽 현가장치의 움직임이 반대쪽 현가장치까지 영향을 미치는 탓에 비포장도로나 노면 포장이 거친 곳에서는 앞바퀴가 가로로 흔들리는 ‘시미(Shimmy) 현상’이 일어나기 쉽고, 전반적인 승차감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또 부품으로 사용하는 판스프링(Leaf Spring)의 경우 미세 진동에 대한 흡수력이 떨어져 많은 소음과 떨림 등 승차감 부문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데, 1.2톤 차주들이 중대형 화물차와 비슷한 승차감을 느끼는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편리와 실리 사이 선택은 운전자 몫  
운전 편의성을 판가름하는 변속기 옵션에서도 두 모델 간 차이가 있다. 

1톤의 경우 자동 5단 변속기와 수동 6단 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는 반면, 1.2톤의 경우 수동 6단 변속기만 선택할 수 있다.

이 같은 변속기 옵션 구성은 장시간 차량을 운전해야하는 차주들의 피로도 문제와도 직결돼 차량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1톤을 선택하는 차주 대부분 가뜩이나 딱딱한 승차감을 가진 1.2톤이 자동 변속기마저 지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등을 돌린다.

또 최근에는 소규모 창업 호황 등으로 늘어난 개인 사업자들 사이에서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1톤 트럭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다.

그러나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는 법. 운전의 편리함과 승차감을 포기하고 좀 더 많은 일거리를 찾기 위해 1.2톤을 선택한 화물차주들은 1.2톤의 우수한 적재능력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1톤에 비해 늘어난 적재중량과 3,400 mm의 적재함 길이를 바탕으로 중량짐 및 부피짐 대처에 탁월한 모습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초장축 표준캡 모델 기준 2개의 팔레트를 실을 수 있는 1톤과 달리 보편적으로 쓰이는 1,100mm 사이즈 팔레트를 3개까지 적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1톤 차량의 적재중량을 살짝 웃돌거나 부피가 큰 화물을 운송하길 바라는 화주의 요구에 대처하기 수월하고, 1회 운송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혼적에도 유리한 차체형식을 갖춘 셈이다.

비교적 폭넓은 일거리 선택권도 장점이다. ‘전국24시콜화물’ 등 화물차주들이 콜을 받기 위해 사용하는 어플 대부분 1.2톤 차량에 1톤급 차량 오더(주문)를 비롯한 하위 오더 전부를 제공한다. 

영업용 경우 유가보조금, 번호판 등 따져봐야  
차량의 구조적 특성 못지않게 영업용일 경우, 용도와 운행형태도 구입 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요소다. 0.2톤의 작은 차이로 차량 및 번호판 프리미엄 가격, 유가보조금 지급 한도 등이 사뭇 달라진다.

무엇보다 번호판의 성격과 가격에 큰 차이가 있다. 1톤의 경우 프리미엄(웃돈) 2,400만 원대의 ‘개인용달’ 번호판, 1.2톤의 경우 3,000만 원대의 ‘개별화물’ 번호판을 장착하고 운행해야한다. 짧게는 번호판 구입 가격, 길게는 향후 대폐차 등 차종 변경 여부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이유다.

유가보조금 지급 한도 또한 제법 차이가 난다. 1톤의 경우 월 683ℓ에 대해 23만 원을 지원받지만 1.2톤은 월 1,014ℓ에 대해 35만 원의 보조금을 보장 받는다.

종합해보면, 증톤 계획이 없고 고정짐 운반, 수도권 운행이 잦은 운전자는 1톤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600만 원 가량 저렴한 번호판 프리미엄과 100만~250만 원 싼 차량 가격으로 금전적 부담을 덜 수 있고, 유가보조금도 수도권 운행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반대로 향후 증톤을 고려하고 있거나, 어플로 일거리를 잡아 일하는 ‘콜떼기’를 선호하는 운전자는 1.2톤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1.2톤은 1톤에 비해 넉넉한 유가보조금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장거리 운행 부담이 덜할뿐더러 구입 당시 장착한 개별화물 번호판은 대폐차 시 4.5톤급 화물차에까지 사용할 수 있다.

작지만 작지 않은 0.2톤의 차이. 차량의 구조와 쓰임새는 물론 훗날의 계획까지 고려해 차종을 선택하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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