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선 군집주행 등 자율주행 기술 개발 ‘순항’
정책·안전 시스템·친환경 차량 동시에 지원사격
“2025년까지 80~100% 전기버스 공급률 확보”

스웨덴의 차세대 스마트시티 기술을 만나볼 수 있는 '스웨덴 차세대 교통 중심 스마트시티 세미나'가 2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자율주행 그리고 전기 및 친환경 트럭, 버스. 미래의 상용차, 성큼 다가온 것인가.

전 세계적으로 승용차 및 상용차의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시티(Smart City)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 선두주자인 스웨덴의 기술 발전 동향을 소개하는 ‘스웨덴 차세대 교통 중심 스마트시티 세미나’가 2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됐다.

주한스웨덴무역투자대표부와 주한스웨덴대사관이 주최한 이번 세미나에는 안 린데 스웨덴 유럽연합·통상 장관과 8개 유관 스웨덴 기업이 참여해 차세대 교통과 관련한 최신 기술 동향을 발표했다.

특히, 세미나에 참석한 스웨덴의 글로벌 상용차 제조업체 볼보트럭과 스카니아는 자사 자율주행 트럭과 친환경버스 기술 등을 공개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도로정보수집 등 차세대 스마트시티 건설에 필요한 여러 기술들이 쏟아져 나온 이번 세미나의 핫이슈들을 한 자리에 모아봤다.

 

하이더 워킬 볼보트럭 자동화 부문 본부장은 자율주행과 군집주행이 미래 교통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 군집주행, 자율주행 미래 교통의 핵심 기술

이번 세미나의 백미는 단연 ‘자율주행’ 기술이었다. 스마트시티 건설의 ‘키(Key)’를 쥐고 있는 만큼 기술 개발 동향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자율주행 기술을 주제로 발표한 ‘볼보트럭’과 ‘스카니아’는 자율주행 트럭이 미래 화물운송산업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차량의 가동시간(Up time)이 늘어나고, 전체 교통사고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인적요인으로 인한 사고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양사는 1대의 자율주행 트럭을 운영하는 것보다 여러 대의 자율주행 트럭이 무리지어 운행하는 ‘군집주행(Platooning)’ 기술을 도입할 경우 연료 효율과 생산성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더 워킬 볼보트럭 자동화 부문 본부장은 “여러 대의 자율주행 트럭이 줄지어 운행하면 후속 차량의 공기저항이 줄어들어 연비 상승효과가 있다.”며, “최근 운전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물운송업계의 인력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율주행 간 브랜드의 벽도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유럽 브랜들의 군집주행 기술은 단일 브랜드의 차량만으로 테스트가 이뤄진 반면, 현재는 각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서로 다른 브랜드의 차량 간 커넥티드도 가능케 하는 방안과 기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양사에 따르면 세계 유수의 상용차 제조업체들이 모여 있는 유럽의 경우 브랜드에 상관없이 차량의 연결방식을 공통된 플랫폼으로 표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군집주행 형태는 아니지만 각 업계에서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자율주행 트럭 모델의 사례도 공개됐다.

볼보트럭이 개발한 광산 작업 트럭, 쓰레기 수거 트럭, 사탕수수 수확 트럭 등은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무인운행을 바탕으로 편의성 및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모델로 꼽혔다.

 

알렉산더 마스트로비트 스카니아 교통솔루션 부사장은 자율주행의 제도적·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산학, 민간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자율주행, 아직 제도적·기술적 한계 많아

볼보트럭과 스카니아 모두 자율주행의 기술적 한계, 사회적 동의, 법적 규제 등은 헤쳐 가야할 과제라고 언급했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교통 혼잡 상태, 악천후 등 도로와 기후 조건에 따라 정상 작동 여부가 크게 달라진다. 폭우나 폭설로 차선 인식이 불가능하거나 카메라 성능이 반감되는 야간 주행의 경우 이 같은 문제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에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고 도입하는 데 반감을 가진 국가 및 사회의 의견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자율주행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회적 동의가 우선시 돼야하는 이유다.

양사는 화물을 운송하는 트럭의 경우 반감의 정도가 덜해 도입이 상대적으로 빠를 수 있지만, 사람을 실어 나르는 버스 등에는 도입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율주행 트럭과 관련한 서로 다른 법적 규제도 해결해야할 문제다. 국경이 서로 밀접해있어 국가 간 운송이 잦은 유럽의 경우 나라마다 다른 규제로 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본격적인 상용화에 앞서 전 세계적인 ‘표준 규제’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알렉산더 마스트로비토 스카니아 교통솔루션 부서장은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정부가 자율주행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당초 목표보다 상용화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며, “원활한 자율주행 트럭 도입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호의적인 여론 형성과 함께 인접 국가와의 협력도 필수”라고 설명했다.

◇ 커넥티비티, 원격 관리로 화물차 운송효율성↑

자율주행 기술을 한층 더 진화시킬 ‘커넥티비티(Connectivity)’ 분야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명 연결성이라고도 불리는 커넥티비티에 대해서는 ‘에릭슨엘지’, ‘네오노드’, ‘텔레노아’ 등 3개 업체가 최근 기술 동향을 발표했다.

이들 3사는 커넥티비티가 차량과 사물을 연결하는 커넥티드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영역인 만큼,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5G의 도입부터 소프트웨어 기반의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다양한 주제로 이목을 끌었다.

그 중에서도 이들은 커넥티드 기술을 장착한 상용차가 불러올 운송효율 향상에 주목했다. 다양한 커넥티드 기술을 장착함으로써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동주 에릭슨엘지 기술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커넥티드 기술을 기반으로 한 화물차량의 운송효율은 기존보다 10%의 연료 절감, 20%의 사고 감소 효과는 물론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도 7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의 클라우드(Cloud)로 연결된 트럭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도로 위에서 안정성, 주행성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예상에서 나온 결과다.

아울러 차량 원격관리 시스템, 차량 유지보수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기반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도 주목해야할 기술로 꼽혔다. 사례로는 볼보트럭의 ‘볼보 온 콜’과 스카니아의 ‘스카니아 원’이 등장했다.

‘볼보 온 콜’은 운전자의 편의를 향상시킬 차량 원격관리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운전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차량에 탑승하기 전 냉․난방을 미리 하거나, 차량에 탑승하지 않은 채 차량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스카니아 원’은 트럭의 상태와 운전자의 운행습관 등을 미리 파악해 차량의 유지보수가 용이하도록 하는 서비스로 정비와 예약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운휴시간에 민감한 상용차의 총소유비용(TCO)를 높이는 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세트 르위딩 텔레노아 커넥션 본부장은 “트럭을 구입한 이후에도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며, “제품만 판매하는 1차원적인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커넥티드 기술과 관련한 서비스를 같이 판매하는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로 변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가적 차원에서 자율주행 주도해나가야

스웨덴의 스마트시티 정책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드라이브스웨덴은 자율주행 기술을 스마트시티의 핵심 기술로 평가하며, 관련 기술 개발 업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드라이브 스웨덴은 볼보트럭, 스카니아 등 대형 상용차 제조사는 물론이고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최근 자율주행 전기트럭 ‘티팟(T-Pod)’을 공개한 스타트업 ‘에인라이드(Einride)’가 대표적인 사례다.

아울러 드라이브 스웨덴은 자율주행 차량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4단계 도입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사회가 자율주행차를 권장하는 1단계, 도시가 택시,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율주행 차를 선택하는 2단계, 대중교통이 완전히 자율주행화 되고 개인 소유 차량이 줄어드는 3단계, 개인 소유 차량 대신 ‘카쉐어링’을 이용하게 되는 4단계로 구성돼있다.

드라이브 스웨덴 자체 연구결과에 따르면 마지막 4단계까지 도달했을 경우 도심을 운행하는 차량의 수는 현재보다 절반가량 줄어들고, 관련 업계와 시민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센서로 노면과 타이어 상태 읽는다

상용차의 안전운행을 돕는 ‘도로정보 수집 시스템’도 공개됐다.

요한 해그 니라 다이나믹스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차량에 부착한 센서를 바탕으로 타이어, 노면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도로의 미끄러움 정도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 기술은 미끄러움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도로의 미끄러움 정도에 따라 가속 및 감속페달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연료 소비 절감에도 탁월하다.

요한 해그 니라 다이나믹스 판매 부서장은 “트럭, 버스 등 무게 중심이 높아 미끄러움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형 상용차의 경우 도로정보 수집 시스템 장착이 필수적”이라며, “해당 시스템을 장착하면 사고 시 적재물 낙하 등 2차적인 사고 예방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안데쉬 베그게르 볼보버스 관계자는 전기버스를 가장 효과적인 미래 친환경차로 꼽았다.


◇ 가장 효과적인 전기 상용차 ‘전기버스’

마지막 주제로 초기 투자비용 감소, 친환경성, 에너지 효율성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버스개발 동향’도 공개됐다.

발표를 진행한 볼보버스는 거리 및 역할군에 따라 하이브리드, 일렉트릭 하이브리드, 풀 일렉트릭 등 3가지 전기버스 라인업을 공개했다. 볼보버스에 따르면 각 차량은 적은 소음과 탄소배출량, 강력한 에너지 효율성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차량별로 살펴보면, 하이브리드 버스는 30~40%의 연료 소비를 절감하고, 정류장 근처에서는 전기모터를 사용해 정숙성을 갖췄다.

일렉트릭 하이브리드 버스는 보다 큰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연비를 일반 경유 버스대비 75% 향상하고 탄소배출량은 75% 줄였다. 밤사이 배터리를 완충할 경우 정류소에서 3~6분이라는 짧은 충전시간으로도 지속적인 운행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2015년 도입된 풀 일렉트릭 완전 전기버스의 경우 에너지 효율을 80%까지 높이고, 탄소배출을 100% 줄일 수 있다. 현재 7.6km 거리의 55개 노선을 운행 중이며, 매월 10만 명 정도의 승객을 태울 만큼 안전성도 인정받았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2025년까지 80~100%에 가까운 전기버스 공급률을 확보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는 추세인 만큼 전기버스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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