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충족시키는 저공해장치 여부 ‘꼭 확인’
엔진·변속기·브레이크 등 성능확인 시운전 필수
감가율·수명 좌우하는 과거 ‘짐 이력’도 체크 필요

한 해 약 50만 대 이상의 화물차가 중고차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진은 중고화물차 매매단지 내 모습.

국내 중고차 시장이 정책의 힘을 받아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새 정부가 중고차 시장 활성화와 세금 부담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승용차뿐만 아니라 화물차에도 적용되는 사항이기에 중고화물차 업계의 반응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이전 등록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 대수는 총 378만 대다.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의 20%를 상용차(트럭 78%, 버스 22%)가 차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산술적으로 중고 화물차대수를 단순 계산해보면 지난해 약 50~60만 대 정도의 화물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된 셈이다.

국내 상용차 제작사들의 한해 전체 내수현황이 약 25만 대임을 감안해봤을 때, 중고차 시장의 거래 규모는 신차 대비 약 2배 수준이다. 화물운송시장에서 중고차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종류도 다양하고 쓰임새는 더더욱 다양한 중고화물차. 어떤 기준으로 살펴봐야 할까? 인천, 천안, 대구지역에 위치한 중고화물차 전용 매매단지(센터)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중고화물차 구매 시 필요한 몇 가지 사안을 알아봤다.

◇ 구매 시 첫 번째는 ‘연식’과 ‘주행거리’

승·상용을 막론하고 중고차 거래 시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부분은 주행거리를 포함한 차량의 연식이다.

특히, 주행거리가 승용차에 비해 월등히 많은 화물차의 특성상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는 부분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연식대비 주행거리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다만 이런 점을 노리고 주행거리를 조작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해선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령 연식에 비해 계기판의 상태가 유난히 새것처럼 보인다거나 도어트림과 실내 차량시트 부분은 오래되어 보이지만 주행거리가 짧다면 조작을 의심해보고 더욱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 타보면 보이지 않는 것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중고화물차는 입고 시 정비센터를 거쳐 기본적인 정비와 외부 도장처리를 끝내고 오기 때문에 외관상의 문제점을 찾기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중고화물차를 직접 몰아보지 않고 구매한다면, 실망할 여지가 있다. 반드시 중고화물차 구매 전 시운전은 필수다.

구매자가 직접 시운전을 통해 엔진, 변속기, 브레이크 등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차량의 성능을 확인하고 선택해야 한다.

이와 관련 중고차매매단지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오랫동안 운전대를 잡아온 베테랑 운전자들은 시운전을 통해 감각적으로 차량의 상태를 알아보곤 한다.”며, “혹여나 차량 상태가 좋더라도 자신의 주행스타일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깔끔한 외관만 보지 말고 시운전을 통해 자신에게 꼭 맞는 중고차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DPF 등 환경규제 충족여부 확인하라

국내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환경규제를 충족하는 차량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구매 포인트가 됐다.

특히, 굴삭기 같은 건설기계의 경우 환경규제에 맞춰 구조변경이 어렵기 때문에 고철신세를 면치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의 날 선 정책으로 일정 수준 이상 환경규제를 충족하지 않으면 도심지와 작업장 출입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2005년 이전 수도권 지역에 등록된 2.5톤 이상 경유 차량의 경우 미세먼지 저감장치인 ‘DPF’를 부착하지 않으면 수도권 내 운행이 제한된다.

나아가 6월부터는 수도권에 등록된 차량이 아니더라도 서울시 내 공공시설사용이 단계적으로 제한되고 내년부터는 노후경유차 운행제한이 전국 단위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DPF(매연저감장치)’나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 ‘SCR(선택적촉매환원장치)’ 등 환경규제에 맞게 적절한 후처리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미설치 차량이라면 설치비용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중고화물차 매매단지 내 모습.

◇ 교체주기가 지난 소모품은 없나

주기마다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을 확인하는 것도 중고화물차 구매 비용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타이어다. 중대형 화물차의 타이어는 안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그 중요도만큼 가격도 고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파손 여부와 마모상태 등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엔진 주변에 오일이나 기름이 묻어 있는지, 팬벨트가 느슨하거나 심하게 낡아 있는지 등의 엔진룸 점검과 함께 에어컨도 작동시켜 상태를 보는 것이 좋다.

냉각 촉매가 부족한 경우면 소액으로 충전할 수 있지만 콤프레셔 밸브, 센서, 호스 등이 불량이라면 자칫 고액의 수리비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 무엇보다 그 화물차의 ‘과거’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중고화물차를 선택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중고화물차량이 매매상가 입고 전 주로 어떤 물건을 싣고 주행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가령 덤프 트레일러와 결합해 운행하던 트랙터의 경우 자갈과 석재 등을 운반하며 공사현장을 자주 드나들던 차량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외관상의 파손이나 문제점은 없는지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또한, 고중량의 짐을 싣고 장거리 운행을 자주했던 차량은 적재함과 하체 부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서 살펴봐야 한다. 이는 차량의 주된 감가 요인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차량의 수명에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사안이니 꼭 확인하고 넘어가길 추천한다.

한편, 5월에 들어선 새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운 중고차 시장 활성화 방안의 핵심은 바로 과세방식의 전환이다. 기존 중고차의 경우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을 빼고 납부하는 ‘매입세액공제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에 이중과세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미 부가세를 낸 자동차를 중고로 중개하는 데 다시 부가세를 납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제품 판매가격에서 구매가격을 뺀 나머지 마진에 대해서만 부가세가 부과하는 ‘마진과세방식’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연합에서 중고품·골동품·예술품·수집품 등에 적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이렇듯 과세방식이 개편되면, 이중과세가 배제되고 중고차매매상의 세금 부담도 완화되어 중고차 시장이 전체적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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