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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트럭·버스 ‘상용화’ 너무 설익었다△ 가격 4배↑ △ 충전인프라 태부족 △ 보조금 잔치 △ 자부담 ↑
전기트럭 경형 3,690만 원, 소형 6,000만 원 이상
전기버스는 4억~6억 원…천연가스 버스보다 2배↑

십수 년째 소형 트럭을 운행하던 박 씨는 최근 차량 교체를 위해 다방면으로 정보를 수집하던 중 전기트럭에 관심을 갖게 됐다. 친환경적인 데다가 구매 시 정부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하니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것. 하지만 박 씨는 얼마 못 가 마음을 접었다. 보조금을 받는다 하더라도 여전히 비싼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수두룩한 상황에서 실험실의 생쥐 같은 꼴이 되기 싫었기 때문이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배출가스 규제 기준이 강화되자 상용차 업계는 이에 대한 방안으로 전기상용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도 전기충전소 인프라를 확대하고 구매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나섰으며, 제주도와 부산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전기버스를 도입했다.

친환경, 저소음, 연료비절감 등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장점만 생각한다면, 전기상용차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당연히 도입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연 장밋빛 미래만 생각하며, 바라볼 일일까.


파워프라자가 서울모터쇼에서 전시한 1톤 전기트럭. 이 트럭의 가격은 5,000만 원~6,0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보조금 제외 순수 차량가격)


보조금 불구 구입 시 부담 엄청나
전기상용차 개발 및 상용화에 있어, 가장 먼저 큰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바로 가격이다. 전기상용차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기존 차량에 비해 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예컨대 환경부가 공시한 경형 전기트럭의 공급 가격은 부가세 포함 3,690만 원이다. 한국GM의 경트럭(라보 기준) 가격이 840~900만 원 선에 공급되는 것을 감안하면, 4배 이상 비싸진다.

정부의 국고보조금 1,400만 원, 서울시를 기준으로 550만 원의 지자체 보조금을 받아 총 1,950만 원의 구매 보조금을 받는다 치더라도 차값 및 자부담 등 모두 1,700만 원을 고려해야 한다.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다.

1톤 트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디젤용 1톤 트럭을 전기트럭으로 전환했을 경우 6,000만 원 이상 부담해야 한다. 서울모터쇼에 1톤 전기트럭을 전시했던 김성호 ㈜파워프라자 사장은 구입 시 6,000만 원 이상 부담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조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현재 1톤 트럭 가격이 2,000만 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구입 시 엄청난 부담이다.

전기버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배터리와 충전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업계에 따르면 전기버스의 가격은 4억 원에서 많게는 6억 원으로 알려졌다.

전기버스를 저상버스 형태로 제작하면 받는 국토부·지자체 보조금 1억 원과 환경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1억 원을 더하면 대당 2억 원의 보조금을 받는 셈이지만, 일반 천연가스 버스의 가격이 1억 원 초반인 것을 고려했을 때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차이 난다.

이처럼 전기상용차의 가격이 높게 책정된 이유는 배터리 가격이 상승한 데 있다.

2015년 톤당 5,500달러(한화 약 627만 원) 수준이던 배터리용 리튬의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중국 현물시장에서 가격이 4배가 뛰어 톤당 2만 2,000달러(한화 약 2,511만 원)에 거래됐다. 이에 배터리 가격이 기존 차량보다 비싼 기현상이 지속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아직 시판되진 않았지만 1톤 소형 전기화물차의 경우 배터리 가격포함, 6,000만 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국가 보조금을 지원한다 하더라도 결국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는 격인데 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밝혔다.

남산에 운행 중인 전기버스


충전인프라 부족에 부정적 인식 많아
충전인프라 부족과 이에 대한 실사용자들의 부정적인 인식 문제도 전기상용차 도입에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경·소형 화물차를 운행하는 운송업자들은 예정 목적지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동일한 주행로를 운행하는 전기버스의 도입이 국내에서 주를 이루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이마저도 플러그인 방식, 무선충전 방식, 배터리 교환 방식 등 다양한 충전방식으로 나눠져 인프라가 획일적으로 구축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밖에 특장차가 주를 이루는 국내 운송시장의 특성상 차량 하부에 배터리가 자리 잡고 있어 특장차로의 개조가 용이할지 불확실하다는 점과 전기연료로 움직이는 화물차가 고중량을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는 이해당사자들 사이에 의문으로 남고 있다.


전력공급에 큰 모순적 문제 존재
마지막으로 친환경을 표방하는 전기상용차의 전력공급에 있어 모순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수력, 풍력 등 친환경 발전소가 주된 전력공급원으로 자리 잡은 선진국에 비해 국내 친환경 발전소의 전력공급량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2015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 통계월보에 따르면 국내 발전원별 전력 생산량 중 64%가 화석연료를 이용했으며, 뒤를 이어 원자력이 32.3%를 기록했다.

반면, 환경오염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수력, 풍력, 태양열 같은 친환경 발전원으로 생산한 전력량은 3.7%에 불과했다.

전기상용차는 친환경일지 모르지만 정작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대기오염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바로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력공급이 부족해 무더운 여름 에어컨 사용을 줄이고 추운 겨울에는 난방을 자제하자고 주장한 정부가 이렇다 할 준비 없이 전기차 공급을 주도하고 있다는 건 모순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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