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충전시간, 긴 주행거리…‘미래 상용차’로 두각
전기 생산과정서도 오염 없는 궁극의 친환경성 갖춰
정부, 충전소 CNG와 병행 설치…인프라 확대 계획

2016년 9월 하노버 IAA에서 공개된 수소전기 상용밴 ‘H350’ FCEV 컨셉 모델

삐삐가 대중화된 1990년 중반. 공중전화 옆에서만 걸 수 있었던 ‘시티폰’의 출시는 가히 혁명적이었다. 그러나 2년도 채 되지 않아 시티폰의 단점을 없앤 완벽한 휴대폰이 등장하면서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췄다. ‘차세대 친환경 상용차’ 개발에도 이 같은 사례가 등장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지만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이하 수소전기차)’ 이야기다.

미세먼지 저감, 대기질 개선 등을 이유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은 친환경차 개발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첫 번째 타자로 지목된 것은 전기차.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에 힘쓴 결과 내연기관 차량에 못지않을 정도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대중들은 아직까지 전기차에 대한 이질감과 긴 충전시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이유로 전기차가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친환경 자동차의 차기 주자로 수소전기차가 급부상하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한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는 전기차와 달리 수소와 산소의 반응을 이용해 만든 전기로 주행한다. 이로써 전기차보다 충전에서 보다 자유로움은 물론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 전기차와 부품의 70%를 호환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보다 상용차로서 능력 뛰어나

수소전기차가 상용차로서 가진 최대 장점은 충전 시간이 내연기관차들의 연료주입 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소전기차의 충전시간은 3분~10분 내외다. 전기차의 충전시간이 30분~10시간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행시간이 비교적 긴 상용차로서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또 탁월한 주행거리도 매력요소다. 지난해 9월 하노버 모터쇼에서 현대차가 공개한 ‘H350(국내명:쏠라티)’ FCEV 컨셉 모델의 경우 1회 충전으로 422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아직 컨셉카 단계지만, 200km 내외인 전기 상용차의 최대 주행거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처럼 종합적인 상용차로서의 ‘주행능력’은 수소전기차가 전기차를 앞선다는 평가다. 충전시간에 대한 부담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덜할 뿐 아니라 1회 충전으로 보다 먼 거리를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로 궁극의 친환경성 갖춰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가 뭇매를 맞는 이유는 크게 환경오염과 석유 연료 고갈 때문이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을 내연기관에 묻고 있으며, 배출가스 규제, 노후경유차 도심 진입제한 등 다양한 규제를 내놓고 있다. 또한, 내연기관의 주 연료인 석유의 고갈도 50년이 채 남지 않아 대체연료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수소전기차가 떠오르고 있다. 주행 중 배기가스 배출이 없을뿐더러 전기에너지 생산과정에서의 환경오염도 없는 궁극의 친환경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수소전기차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이유는 전력 공급 원리에 있다. 전기차가 만들어진 전기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수소전기차는 공기 중에 있는 산소와 차량 내부에 저장된 수소를 결합해 만든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전기차는 완전한 친환경차로 부르기엔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다. 1차 연료인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를 이용함으로써 대기오염, 방사능 위험 등 환경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하는 수소전기차가 수많은 환경규제에 둘러싸인 상용차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내연기관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환경오염 문제와 대체연료에 대한 고민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비용, 충전소 인프라 등 과제…해법은?

한편, 수소전기 상용차는 개발비용부터 충전시설 확보까지 전기 상용차에 비해 갈 길이 멀지만,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우선, 높은 생산비용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수소전기차의 경우 일반 승용차의 가격이 억대에 육박할 만큼 비싼데, 그 이유는 촉매로 사용되는 백금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백금을 대체할 새로운 촉매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면서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양극용 은-세라믹 복합체 나노 촉매’는 백금에 버금가는 성능을 자랑함에도 불구, 가격이 100배 이상 저렴해 수소전기차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전기차와 동일한 문제인 충전소 인프라 문제도 돌파구를 찾았다. 환경부가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계획을 내놓으며 선봉장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전국 10개소에 불과한 수소충전소는 2020년 80개, 2050년 1,500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환경부는 2020년까지 충전소 부품의 국산화율을 80%까지 끌어올리고 전국 200여 곳에 위치한 CNG 충전소에 수소충전소를 병행 설치, 전반적인 인프라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같이 약점으로 꼽혔던 생산비용과 충전소 인프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속속 등장하면서 수소전기 상용차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소전기차는 그동안 비싼 가격과 인프라 구축 미비로 전기차에 비해 상용화가 더뎠지만, 백금 대체 촉매의 도입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정부의 적극적인 자원이 뒷받침된다면 전기차를 넘어 차세대 친환경차로 발돋움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상용차로서 충분한 매력을 갖춘 수소전기차가 전기차를 시티폰의 자리로 밀어내고 차세대 친환경 상용차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료: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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