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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돌 기획] 상용차 정책 들여다보다… 첨단안전장치 의무화
첨단과 안전 정책 뒤에 숨은 것은 ‘비용’
차로이탈경고·자동비상제동장치
정부보조금 없이 옵션 넣기에 부담
아직까지 시범사업 단계 머문 상태
예산편성 등 대책 없으면 ‘속 빈 강정’
자동비상제동장치를 시연하고 있는 대형 트럭과 버스.


지난해 4월 정부는 길이 11m 초과 승합자동차 및 차량총중량 20톤 이상의 대형 상용차에 차로이탈경고장치(LDWS)와 자동비상제동장치(AEBS) 등의 ‘첨단안전장치’ 의무화 방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8월 기존 운행차 1만 5,000대를 대상으로 전방충돌경고기능(FWCS)을 포함한 차로이탈경고장치 등의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 장착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올해부터 나머지 13만 5,000대에 장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첨단안전장치’ 및 ‘첨단안전보조장치’는 차량이 운전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주행차로를 벗어나는 것을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주행 중 전방 충돌 상황을 감지하여 충돌을 방지하거나 완화해 교통사고의 위험을 줄여주는 시스템이다.

유럽 28개 국가들은 2013년부터 대형 상용차에 차로이탈경고장치와 자동비상제동장치 설치 기준을 마련해 순차적으로 도입 중에 있다. 그 결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 따르면, 자동비상제동장치와 차로이탈경고장치를 장착했을 시 교통사고 사망자가 각각 30%, 12% 감소한 효과를 얻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교적 출발은 느리지만, 정부도 첨단안전장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장착 분위기 확산을 유도하는 등 교통선진국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첨단 안전장치 의무화가 시행된 지 4개월, 첨단안전보조장치 시범사업을 진행한 지 약 7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실제 가시적인 성과가 얼마나 있었는가.


신차 / 오직 풀체인지 차량에 한해 의무화

첨단안전보조장치 시범 사업 현장 방문 모습. 사진:교통안전공단

올해부터 새로 제작한 대형 상용차에는 첨단 안전장치가 기본 옵션으로 적용된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길이 11m를 초과하는 승합차와 차량총중량 20톤을 초과하는 화물·특수차는 차로이탈경고장치(LDWS)와 자동비상제동장치(AEBS)를 의무적으로 탑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현재 생산되고 있는 차량의 경우 유예기간(승합·버스 2018년, 화물차 2019년)을 둠에 따라 연식변경 및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차량의 첨단 안전장치는 선택사항이다.

더군다나 국내에 있는 상용차 업체 중 올해 새롭게 선보일 만한 신차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실제적으로 ‘첨단안전장치 의무화’에 적용받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으로 첨단안전장치가 장착된 대형 상용차가 출시되는 시점은 2018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대부분의 상용차 업체들은 이미 첨단안전장치에 대한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차로이탈경고장치와 자동비상제동장치의 옵션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상용차 업체 관계자는 “첨단안전장치 옵션은 업체별로 구성이 다르다. 여러 옵션이 묶인 패키지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가격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평균 옵션가는 500만 원 선으로, 가격부담으로 선택률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또한,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가 첨단안전장치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당장 신차 수요가 중고차 수요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첨단안전보조장치 시범사업과 달리 첨단안전장치에 대한 보조금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행차 / 시범사업 진행 중…본 사업은 미정

기존 운행차 15만 대에 첨단안전보조장치 의무 장착을 위한 연구 및 시범사업도 진행 상황이 더디긴 마찬가지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첨단안전보조장치 연구사업으로 부품을 공급할 업체를 추려 지난해 9월부터 화물공제조합, 화물복지재단, 전세버스공제조합 등과 함께 시범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대형 상용차 1만 5,000대에 조합 측 자금 50억 원을 투입해 첨단안전보조장치 장착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고 선별된 업체별로 효과를 검증 후 최종 업체를 선정해 정부의 보조금으로 나머지 대형 상용차 13만 5,000대에 첨단안전보조장치를 공급한다는 계획이었다.

본 계획대로라면, 시범사업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보급 사업으로 가야 하지만, 3월 현재 계획된 1만 5,000대 모두 보급하지 못해 최종 부품 공급업체 선정에도 제동이 걸렸다.

아울러, 국토부는 교통안전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제도적 준비는 끝마쳤지만 조기 대선 등으로 국회의 주요 법안 처리가 늦어진 가운데 정부의 보조금 예산안 편성도 덩달아 뒤로 밀리면서, 전체 대형 상용차 보급까지 얼마나 걸릴지 미지수다.

한편, 첨단안전보조장치의 가격은 업체별로 상이하지만,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자동비상제동장치가 빠지고 이를 대신할 전방충돌경고 기능이 추가됨으로써 가격은 50~100만 원 선으로 알려졌다.

전반적으로 ‘첨단안전장치’ 및 ‘첨단안전보조장치’ 의무화는 법제화를 통해 제도적 측면에서 큰 진전이 있었지만, 보급 방법에 대해서는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당 부처가 예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보급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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