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폭적 지원 속에 유럽 브랜드 2020년 상용화 목표
법적, 보험 등 제도적 보완까지 10년 이상 더 소요
운전자 위한 컨텐츠 시장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지난해 4월 네덜란드에서 ‘유럽 트럭 군집주행 챌린지 2016’이 개최됐다. 행사에는 볼보트럭, 다임러트럭, 스카니아, 만트럭, 이베코, 다프 등 유럽 상용차 브랜드들이 모두 참가해 무사고로 완주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2015년 5월 다임러트럭은 미국 네바다주 정부로부터 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춘 대형 트럭의 고속도로 주행 허가증을 허가받고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화물차 운전자의 노령화, 물류 이동의 효율성, 사고절감 이 모든 걸 종합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군집주행’과 ‘자율주행’이 최고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상용차 브랜드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미래 먹거리가 달린 과제로써 미국, 유럽, 일본 등 상용차 선진국들은 이미 자율주행과 관련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볼보트럭 군집주행 모습. 3대의 트럭이 1초의 간격을 두고 함께 주행하고 있다.


고속道 화물차 주행에 적합한 군집주행

부분적 자율주행 기술인 군집주행의 방식은 외형적으로 단순하다. 선두차량에 탑승한 운전자가 뒤따르는 트럭 여러 대를 네트워크로 묶어 선두의 트럭 운전자가 주행을 하면 뒤따라오는 트럭이 1초의 간격을 두고 함께 주행하는 시스템이다. 즉, 운전자 1명이 다수의 트럭을 운전하는 셈이다.

만약, 후미에 있던 트럭이 목적지에 도착해 대열을 이탈하면, 남은 트럭들은 재배치되어 군집주행을 이어간다.

이러한 장점으로 고속도로에서 활용하기 최적화된 기술로 꼽힌다. 또한, 앞차의 슬립스트림의 영향으로 바람의 저항을 덜 받기 때문에 연료 소비량이 15%가량 적어지는 효과가 있다.

한편, 군집주행은 자율주행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과 도입비용, 운영비 절감 등의 이점으로 2020년 전후로 유럽의 대형 운송회사를 중심으로 도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임러트럭의 자율주행 트럭. 트럭이 자율 주행하는 동안 볼프강 베른하르트 다임러트럭&버스 대표가 태블릿 PC를 들여다보고 있다.


궁극의 미래 신기술은 자율주행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스스로 알아서 운전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은 어느덧 현실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이에 따라 사고의 위험도, 화물운송비 등 물류시장 전반에 걸쳐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고된다.

상용차의 경우 자율주행 탑재에 있어 승용차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고속도로나 한정된 노선 등에서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속도로의 경우 도심 지역에 비해 돌발 변수가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만으로도 상용화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향후 자율주행 트럭이 상용화될 경우 고속국도, 고속도로 운행 등 장거리 운송은 자율주행 차량이 맡고, 돌발변수가 많고 복합적 판단이 필요한 도심 및 시내 운송은 사람이 맡는 식으로 업계 내 분업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완전한 자율주행 트럭이 상용화되는 시점부터는 물류업계 인건비가 현재 대비 60% 이상 줄어들고, 장비 활용률은 30%가량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민간리서치업체인 야노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기술적 문제점, 제도적 정비, 보험 등을 고려할 때 자율주행은 2030년경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고 발생 시 제조사 vs. 운전자

자율주행 상용화를 두고 보험업계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율주행 사고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한 상황에서 어떠한 사고가 발생할지 예상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실수가 아닌 프로그램의 실수로 인한 사고의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현재 많은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결과적으로 자율주행으로 사고 발생 시 제조사가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운전자가 주행조작에서 벗어난 만큼 사고 발생 시 제조사가 책임지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브랜드 보험이 새로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3월 영국 정부는 피해자가 운전자의 보험회사에 한 번만 보험금을 청구하면 해당 사고를 처리하는 단일보험증권 방식으로 변경했다. 자율주행으로 인한 사고 발생 시 보험회사가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서 사고가 제조사의 원인에 의한 것으로 드러나면 제조사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운전대에서 해방된 시간, 무엇을 할까

군집주행이든, 자율주행이건 운전자는 일정시간 운전대에서 자유롭게 된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 시스템에 운전대를 맡긴다면 무엇을 하고 보낼지가 관건이다. 운전자는 평소 못했던 취미생활을 해볼 수도 또 새로운 수입을 차 안에서 창출할 수도 있다.

특히, 한정된 공간에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앱, 영화산업, 기능성 장난감 등 부가 산업 또한 크게 발전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국적 컨설팅전문회사 맥킨지는 자율운전을 이용하는 운전자가 모바일 인터넷을 할 경우 1분당 연간 50억 유로(약 6조 400억 원)의 디지털미디어 수입이 창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율주행 관련 차량 부품 에프터마켓 시장도 커질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해도 상용차 운전자는 여전히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만큼, 차량용 서재, 미니영화관 등 상상치 못한 아이디어 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